마치 손으로 쓴 편지와 같은 따스함으로 휴일의 쉼을 이끌어내는 책 한 권, 다시 읽고 싶어 여러 번 손길이 닿았던 종이책이다. 디지털 시대 속에서 잊히고 있던 종이책의 매력과 가치를 되새기게 하는 동시에, 책과의 소통이 주는 감성적인 경험에 대한 사색을 전해준다.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해가는 세상에서 답답할 수 있고, 시대흐름에 뒤쳐지는 낙오자라 생각될 수 있는 갑갑함을 느낄 수 있다. 종이책을 읽는 일만큼 느리게 해야 하는 일이 또 있을까 싶다. 휴일에 만큼은 별생각 없이 편안하게 읽고 싶다. 손에 잡히는 대로 눈길 가는 대로 읽는다.
'종이책 읽기를 권함' 저자 김무곤은 말한다. 종이책은 '무한 에너지'를 가진 매체다. 충전시키지 않아도 되고, 콘센트에 꽂지 않아도 볼 수 있다. 휴대폰의 배터리는 아직 하루 24시간을 제대로 넘기지 못한다. 휴대폰의 배터리가 반나절에서 하루로 길어지는 동안 잭은 눈도 깜짝하지 않았다. 처음부터 책은 무한 에너지, 충전이 필요 없는 영원한 배터리를 품고 있었기 때문이다.
종이책을 읽는 시간은 오직 오롯이 나를 대면하는 시간이며 한 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 시공간을 뛰어넘어 무한 상상력과 꿈, 스스로 생각하는 힘이다. 남의 말이나 남의 생각에 치우치거나 기대지 않고 스스로 생각하고 스스로 결심하며 행동하는 내 삶의 주인공인 것이다.
때로는 귀찮고 힘든 일일 수 있다. 스스로의 가슴과 생각으로 받아들이고 깨달아야 하는 온전히 이야기의 주인공이니 말이다. 좋은 책 나쁜 책, 읽어야 할 책이 있는 게 아니라 그냥 책이 있으니 읽을 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