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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곽민주 Oct 29. 2024

5편: 당신은 고독해본 적이 있나요?

고독의 힘을 믿어보려 합니다

누구나 인생에 한 번쯤은 고독해진다. 



이 작품 앞에서 한참이고 나를 되돌아보았다 : 구지윤 작가의 <구경꾼>




01. 고독함을 즐겼던 나


나는 꽤 독립적인 인간이었다. 

20살, 21살, 22살 빼놓지 않고 혼자 여행도 다녔다.



돌이켜보면 여행의 주제는 매 번 같았다. 

"어떻게 살 것인가" 

20대 초반의 나는 무거운 짐을 하나 짊어진 채 여행을 떠났다. 



당시 누군가 나의 취미를 물을 때면 '혼자 여행을 간다' 라고 답하기도 했다.

그만큼 나는 고독함을 즐기는 아이였다. 



혼자 몰입해서 무언가를 만든다 : 박광수 작가의 <매스 Mass>



02. 스스로 고독함을 선택한 나


그런데 나이를 먹어갈 수록 고독함을 만나기 어려워졌다. 

그보다는 '고독함'을 마주하기 무서워졌다.

사람들 속에 둘러쌓여, 마주하기 싫은 나와 문제들로부터 회피하는 것이 편해졌다.



23살에 영어강사로, 그리고 26살에 마케팅 기획자로 취업을 했다.

매일 사람들에 둘러싸여져 있었고

누군가를 위해서 억지로 웃기도 했다가, 억지로 맞장구를 쳐주며 에너지를 다 써버렸다.  



그래서 정작 중요한 질문을 스스로 던지지 못했다.

"어떻게 살 것인가" 

내면의 나를 만나야만 풀 수 있는 문제.  

스스로 고독해져야만 만날 수 있는 내면의 소리.




'내면의 소리' 버튼을 내 손을 꺼버렸다. 




지난 8월을 마지막으로 나는 퇴사를 했다. 

회사 동료들에게는 '내 꿈을 찾아 떠난다' 라는 거청한 말로 이유를 설명했지만

실은 '스스로 생각할 시간이 부족했기' 때문이었다.



내 삶이 어디로 흘러가는 건지 확인할 수 없었고,

이대로 살아도 괜찮다는 것을 확신할 수 없었다. 

그 시간이 길어질 수록 미래는 불안해졌다.



쳇바퀴처럼 반복되는 일상과 직장에서는 나로서 존재할 수 없다는 무력감이 나를 휘감았고, 

1년 동안 버티다가 결국 나를 위해 선택했다.

다시 고독해지기로. 



요즘은 분위기가 정갈한 카페에서 생각을 정리한다



03. 심플해지기 위해서


인간은 참으로 멍청하다. 

특히 나란 인간은 무엇이든 잘 잊어먹는 편이다. 

생각하기 위해 퇴사했다는 중대한 이유는 홀랑 잊어먹어버렸다.



다시 고독해져야 한다.

내면의 나를 만나야 한다. 

삶을 심플하게 정의해야 한다. 


 

고독해지는 순간에 꼭 해야 하는 것은 '생각'하는 것이다.

외로운 감정을 만나야 하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생각을 만나야 한다.

그리고 반드시 인생의 문제를 심플하게 정의내려야 한다.   



20대 초중반에는 복잡했다.

인생이 무엇인지, 내가 누군인지 몰라서 스스로를 복잡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언제까지 복잡하게 살 수는 없다. 



20대 후반인 지금은 내 삶을 심플하게 만들어야 할 때다.

가지치기를 해야 나무가 잘 자랄 수 있는 것처럼

본질만 남기고 자투리는 잘라내야 한다. 



지금의 나와 인생의 문제를 심플하게 정의내릴 수 있어야 한다.

당연히 시간이 지남에 따라 생각도 태도도 변한다. 

시대가 변화하면 정답도 변화한다.

그것이 자연스러운 것이다. 



심플해지기 위해서

나는 다시 고독함 속으로 빠지련다.

고독함의 힘을 믿어보련다. 

 


여러분은 고독해본 적이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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