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멍 난 주머니

by 그런

구멍 난 주머니처럼


구겨 넣은 마음들이

자꾸

도망가버려


구멍 난 주머니처럼


잊기로 한 결심들이

자꾸

사라져 버려


어떤 마음을 넣어도

잠시도 버티지 못하고

자꾸 사라져 버려


구깃구깃

억지로 찾아온 마음들인데


꼬깃꼬깃

힘겹게 집어넣은 마음들인데


마음 밖으로

흘려버린 마음들이


갈피를 못 잡고

이리저리

나부끼고 있어


담지도 못할 마음들을,

그래도 잊어야 한다는 마음들을

억지로 채워 넣고 있어


넣어도 넣어도

빠져나가는


구멍 난 주머니 속에


의미도 없이

채워 넣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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