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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혁이창 Dec 27. 2021

섬세이 테라리움 SUMSEI Terrarium

2021년 하반기

리뉴얼 시점에 맞춰 플레이그십 스토어가 오픈하려면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다. 건물 지하 1층부터 3층, 그리고 루프탑까지 5개 층의 건물을 공사해야 했기에 예상 공사기간도 짧지 않았다. 이미 건물주와는 계약을 마쳤기에 공사기간이 늦어질수록 비용의 부담은 우리 쪽에 커질 것이었다.


이런 우리의 상황을 알고 있었던, 플레이그십 기획을 맡은 논스페이스는 맨발이라는 키워드에서 시작한 컨셉을 살려 준비한 컨셉을 공유해주었다. 늘 곁에 있어 그 소중함을 잊고 지내는 자연을, 오감으로 체험할 수 있는 플레이그십 컨셉이었다. 내가 늘 서울숲의 같은 길을 산책해도 평상시와 신발을 벗고 맨발로 자연을 느꼈을 때의 감동이 달랐듯, 다양한 감각을 가지고 자연을 느낄 수 있는 체험 전시공간이 되어 자연이 우리에게 주는 감동을 모두가 느낄 수 있게 하고 싶다는 의도였다. 이러한 의도를 플레이그십 스토어를 통해, 또 우리의 제품들을 통해 사람들에게 일관성 있게 전달할 수 있기를 바랬다.

각 층의 컨셉을 시각화해서 보여준 자료였는데 정말 싱크로율이 이정도로 가능할 줄은 그땐 몰랐..

어떤 메세지를 가진 전시체험 공간을 만들자는 것에는 SUMSEI 브랜드팀과 논스페이스의 의견이 모아졌기에 준비가 되자마자 5월 말부터 공사에 들어갔다. 서울숲 아뜰리에 거리에 있는 건물들은 워낙 연식이 오래되기도 했고, 주거하는 다세대주택들로 활용된 건물이었기에 생각보다 처음 맞닥뜨린 공사현장은 예상보다 raw 했다.

어리둥절한 내 모습..


하지만 이런 대공사가 일상인 논스페이스는 착착 작업을 진행해주었고, 한 번씩 찾아갈 때마다 3D로만 봤던 모든 것들이 하나씩 하나씩 만들어지고 있었다. 플레이그십 스토어가 만들어지는 중에 제품도 리뉴얼에 맞춰 새롭게 디자인되어 양산되고 있었다. 공식 홈페이지도 리뉴얼을 하며 지속 가능한 브랜드가 될 수 있는 시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그렇게 8월에 오픈이 가능해졌지만, 한 번도 오프라인 공간을 운영해본 적 없었기에 가오픈 기간을 갖고 보완해야 할 부분들을 조금씩 보완하여 오픈하기로 했다. 가까운 지인들을 대상으로 먼저 가오픈을 했고 거침없는 피드백들을 받아볼 수 있었다. 많은 예산을 들여 생각했던 체험공간을 만들어냈지만 사실 이런 오프라인 공간은 인테리어 자체만으로는 감동을 줄 수 없었다. 스태프들의 말투, 분위기까지도 스토어의 일부였고, 고객들의 입장시간과 동선들도 고려되어야만 했었다. 나에게는 오프라인 공간을 직간접적으로라도 운영해 본 적이 없었기에 모든 것이 낯설고 어려웠다. 머릿속으로 생각했던 것과 현실은 너무나도 달랐다.


그 갭을 정식 오픈 전까지 최대한 좁혀야만 했고 보완이 가능한 부분까지 보완했으나 아쉬움이 남은 채로 정식 오픈을 알렸다.

2021년 8월 13일 그랜드 오픈;;;

그렇게 오픈한 섬세이 테라리움은 공간 자체가 그렇게 개방감 있게 넓지 않고, 체험형 전시였기에 10분에 4명의 인원 제한을 두고 티켓을 판매하기로 했다. 가오픈 기간에 다녀간 분들이 인스타와 블로그 등에 포스팅해 준 덕분인지 초반부터 티켓 판매율은 높았고, 곧 오픈한 모든 티켓들이 sold out 됐다.


브랜드를 리뉴얼하면서 지속 가능하지 않은 마케팅들을 지양하고, 자연적으로 바이럴이 될 수 있는 컨텐츠를 만들어 마케팅하겠다는 목표가 작게나마 이뤄지는 첫 스텝이었다.

맨발 맨발 맨발 맨발 맨발 그리고 맨발

그렇게 오픈한 섬세이 테라리움은 올해가 끝나가는 12월까지도 계속해서 사랑을 받고 있다. 아직은 리뉴얼된 브랜드와 제품을 제대로 알리기에 미숙한 부분이 많지만, 섬세이 테라리움만은 높은 키워드 조회량을 통해 브랜드를 알리는 역할을 하고 있다.


처음에는 테라리움엔 사람들이 많이 찾아주지 않을 수도 있으니 거기서 나오는 손해는 에어샤워 제품을 판매를 통해 보완을 하고자 했으나, 실제로는 반대로 테라리움은 많은 관심과 사랑으로 10월부터 손익분기점을 넘어가기 시작했다. 예상치 못하게 문제는 에어샤워 제품의 판매량이 떨어지면서 생겼는데, 리뉴얼을 하면서 자극적인 마케팅들을 지양하자 바로 판매가 줄어들기 시작했다. 웃프게도 이제는 테라리움에서 생긴 수익으로 제품 판매를 채우고 있다.  


'그래 인생이지.'  외치며 지속 가능한 브랜드로 살아남을  있도록 오늘도 고민과 실행의 순간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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