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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혁이창 Apr 22. 2023

수행修行을 완성하는 수행遂行

철학자 최진석

오늘 이런 말을 들었습니다.


“수행이란 마음에 두려움이 없고,

마음에 괴로움이 없고,

마음에 어둠이 없고,

마음에 슬픔이 없는 상태입니다.”


나는 다르게 봅니다.


마음에 두려움이 없기는 불가능합니다.

마음에 괴로움이 없기는 불가능합니다.

마음에 어둠이 없기는 불가능합니다.

마음에 슬픔이 없기는 불가능합니다.

왜냐하면, 이것들은 없어야 할 것들인데도 있는 것이 아니라 없으면 안 되는 것들이어서 있기 때문입니다. 두려움, 괴로움, 어둠, 슬픔은 우리 생명을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들입니다. 우리는 그런 것들까지 들어 있는 것을 생명으로 해서 삽니다. 그것들이 없으면, 살아있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이란 마음에서 두려움을 없애고, 마음에서 괴로움을 없애고, 마음에서 어둠을 없애고, 마음에서 슬픔을 없애는 불가능한 일에 도전하는 것이 아닙니다.


수행(修行)이란 두려움을 피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괴로움을 피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어둠을 피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고, 슬픔을 피하지 않고 자세히 들여다보는 어려운 일을 참고 견디며 ‘수행’(遂行)해서 두려움에 지지 않고, 괴로움에 지지 않고, 어둠에 지지 않고, 슬픔에 지지 않도록 자신을 단련하는 일입니다.


두려움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발휘할 수 있고, 괴로움에도 불구하고 평정을 유지할 수 있고, 어두움에 휩싸여 있음에도 불구하고 빛을 향하여 고개를 들며, 슬픔에도 불구하고 밝고 환할 수 있을 정도로 자신을 지키는 일입니다. 어떤 것에도 지지 않을 정도로 자신을 사랑하고 또 지키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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