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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개발하는마케터 Dec 16. 2019

시간을 내서 하는 활동, 커뮤니티

시키지 않아도 하고 싶은 것.

시간이 남아서 하는 것이 아닌 시간을 내서 하는 활동이 커뮤니티의 본질이라고 생각한다.


퇴근 이후나 쉬는 날에 모임 활동을 하는 지인이 많아졌다. 심지어 이들은 이런 모임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일정 수준 이상의 비용도 지불하고 있다. 그 이유를 물어보니 좋아하는 분야에 관해서 내 이야기를 편하게 할 수 있는 자리를 원하거나, 나랑 잘 맞는 사람을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은 이런 모임을 '커뮤니티 활동'이라 부른다. 돌이켜보면 나 또한 커뮤니티 활동을 참여하고 있다. 현재 내가 속해있는 <사소한인터뷰>팀 역시 커뮤니티적인 성격이 강하다. 매주 새로운 사람을 인터뷰를 하고, 또 인터뷰를 핑계로 팀원들끼리 만나 이야기를 나눈다. 무엇보다 좀 더 생산적인 이야기를 할 수 있다는 점, 조금은 진지해져도 괜찮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이다. 이처럼 내가 커뮤니티 활동을 지속하는 이유와 커뮤니티 활동을 지속하면서 느낀 점을 정리해보려고 한다.


1. 커뮤니티 활동은 결과가 아닌 과정 자체로서 의미가 있다.


과거 개인의 자율성보다 공동체를 위한 희생이 익숙했던 부모님 세대는 커뮤니티라는 개념을 쉽게 이해하기 어렵다고 생각한다. 가끔 부모님께 이런 모임과 활동들에 대해 설명하면 고개를 기우뚱하곤 하신다. (심지어 커뮤니티 매니저라는 직업도 생겼는데... 커뮤니티 매니저분들은 부모님에게 자신의 일을 어떻게 설명하시나요..?)


어릴 적 한 번쯤 보았던 백화점 꼭대기 층에 자리한 문화센터는 현재 다양한 곳에서 이루어지고 있는 커뮤니티 모임과 비슷한 점이 많다. 문화센터의 교육은 주로 자녀가 학교에 있는 시간에 개설되었으며 집에 계신 어머님들을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어머님들은 집 밖에서 새로운 사람을 만나 새로운 취미를 갖을 수 있었고, 전문 프리랜서들은 그 시간을 공략해 크지는 않지만 또 다른 수입을 창출할 수 있었다. 서로 다른 니즈를 가진 사람끼리의 모임을 만들어 긍정적인 효과를 기대하는 점은 현재 커뮤니티와 많이 닮아있다. 현재 이런 모임이 밀레니엄 세대를 만나 '공유', '지속 가능한 관계망', '자기 계발'이라는 가치가 더해졌다. 능동적으로 참여하고 좋아하는 것을 함께 탐구하며 서로의 이야기를 공유하는 것이다. 즉 새로운 '인사이트'와 '깊이'를 기대할 수 있는 자리가 현재 커뮤니티 활동의 가장 큰 특징이라고 생각한다.


이처럼 취미, 취향을 중심으로 하나의 주제를 정해 깊은 이야기를 나눌 수 있는 모임을 주변에서 쉽게 찾을 수 있다. 커뮤니티 모임을 전문적으로 기획하고 운영하는 스타트업도 많이 생겨나고 있다. 이런 모임의 목적은 함께 모여서 어떤 결과를 내려고 하기보다는 편안한 분위기에서 내 생각과 경험을 나누는 데 있다. 자연스럽게 함께 모여서 자유롭게 이야기하는 커뮤니티 활동 자체에 더 큰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2. 가식보다는 진심에 가까운 교류


자신과 비슷한 사람에게 더 끌리기 마련이다. 비슷한 취미, 취향, 관심사로 이야기를 나누다 보면 좀 더 생산적인 대화를 기대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가식은 점차 사라지며 천천히 마음의 문을 열게 된다. 물론 모든 커뮤니티 모임을 일반화하기는 어렵지만, 가식보다는 진심에 기댄 관계망을 기대할 수 있다. 나와 비슷한 사람에게 더 관심이 가고 함께 하고 싶은 것은 자연스러운 과정이기 때문이다.


또한 사회에 나온 순간, 새로운 관계를 맺기가 쉽지 않다. 당장 앞에 주어진 일과 생활만으로도 벅찰 때가 많기 때문이다. 이와 함께 사회에서 맺게 되는 관계는 서로 계산하듯이 이익의 유무를 따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 한 회사의 비즈니스맨이 아닌, 온전한 나를 보여주면서 일정 부분 마음을 주고받으며 편안한 관계 맺기를 원하는 사람들이 많아졌다고 느낀다.


진심이 담긴 교류는 제법 강력한 힘을 발휘한다. 흔히 말하는 좋은 사람을 알게 되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을 만날 수 있는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사소한인터뷰> 활동을 하면서도 나 역시 이런 감정을 느낄 수 있었다. 완전히 같을 수는 없지만, 적어도 같은 방향을 바라보며 소통할 수 있다는 것은 큰 힘이 된다.


사람은 사람을 통해, 배우고 경험하며 성장한다.

 

커뮤니티 활동은 결과보다 과정 자체에 목적을 둔다. 그래서 과정은 튼실해야 하며 의미가 있어야 한다. 커뮤니티 활동의 가치는 성과 지표처럼 눈으로 확인하기는 어렵다. 하지만 소통하면서 얻은 소중한 경험의 가치에 대해 암묵적으로 합의한 사람들이 커뮤니티에 관심을 갖고 참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결국 사람은 사람을 통해 성장한다는 것을 모두가 알고 있는 것 아닐까. 책과 공부가 아닌, 사람을 통해 배우고 느끼는 과정이 개인을 성장시키는 원동력이라고 생각한다. 이런 문화적 코드가 현재 우리 사회의 커뮤니티 활동의 활성화를 담당하는 핵심이라 생각한다. 내 이야기를 하고 또 내 이야기를 진심으로 들어줄 사람이 있다는 것은 굉장히 행복한 일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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