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트업의 이름의 중소기업

(2) 자리를 찾아가는 과정

by 석촌호수 주민

기자는 ‘자리’가 없다.


출입처 기자실, 카페, 어디든 노트북을 펴는 곳이 그날의 자리가 된다.

간간히 회사로 출근할 때 앉는 사무실의 자리가 그렇게 어색할 수 없다. 특히 상사가 옆에 있다는 점은 더욱 곤욕이었다.

한 달 정도는 자발적 야근을 택했다. (전 회사에서 산재 처리가 시급한) 일을 안 할 때도 뭔가를 알아보고 보고 해야 하는 불안감이 원인이다. 사무실에선 업무 파악이라는 방어권을 가지고 네이버 경제 페이지만 들락날락거리며 최대한 일하는 ‘척’ 했고 저녁을 먹고 나서 편안한 마음으로 기초 자료를 작성했다.


새로운 환경, 새로운 사람, 새로운 문화. 2년 가까이 되는 스타트업 생활은 출입처가 아닌 사무실을 나의 자리로 만드는 과정이었다.


착한 사람들


우리는 로켓을 쏘는 사람들이다. 애정 어린(?) 비난(비판을 가장한)이 익숙한 나쁜 사람들로 가득한 언론사와 다르게 여기엔 착한 사람들만 있다.

쓴소리에 인색하다.

다른 부서와 가까워야 하는 홍보팀으로서는 좋은 문화였지만 회사가 발전하는 데 있어서 아닌 게 확실했다.

질문은 침묵으로 변해하고 논쟁은 험담이 됐다.


누구도 회사의 문제를 지적하지 않았다. 회사에 대한 걱정이 무관심으로 변해가는 과정에서 의욕을 잃어가 티팀원을 종종 봤다.


회사를 오래 다닌, 팀원들과 그리 친하지 않은 팀원과 밥을 먹은 적이 있다. 젊은 팀원들에게 그의 험담을 몇 번 들은 나는 최대한 색안경 없이 이야기해보려고 노력했다.

그는 고객의 소리를 듣는 사람이었다. CS팀이라고도 하는데 회사 서비스에 불만을 가진 고객들을 최전선에서 상대하는 역할이다.


책임감도 의지도 없어 보이는 그는 커피를 마시며 말했다.


"예전에 한번 고객 불만을 정리해서 서비스에 대해 쓴소리를 한 적이 있어요. 그때부터 직원들 시선이 이상하더라고요. 그때부터 저도 별로 신경 안 써요"


젊은 팀원들은 서비스를 만드는 사람들이었고 고객의 불만이 그의 불만이 돼버리면서 '나쁜' 사람이 돼 있었다.


경영진은 착한 문화를 좋아했다. 우리가 좋은 인재를 데리고 오기 위해서는 착한 사람들이 많아야 한다는 맑은 생각을 했던 것 같다.


그렇게 해도 회사는 쭉쭉 성장했다. 적어도 겉으로는.


코로나19라는 위기가 오히려 호재로 작용했고 운 좋게 투자금도 받았다. 우리 팀의 포장도 한몫했다. 겉으로는 이 분야를 이끌어 가고 있는 유망한 스타트업이었고 기자들의 문의가 많아지기 시작했다.


인원은 계속해서 늘어났고 그 과정에서 업무보다는 친목에 관심이 많은 소위 고인물이 빠져나가기 시작했다.

대기업 출신 리더들이 계속해서 합류했고 다른 부서 팀원들은 서로의 얼굴과 이름을 매칭 하기 힘들어 했다.


다 같이 로켓을 쏠 사람들이 모였다고 생각했는데 구경만 해봤지 쏘아본 적 없는 사람들이었다는 것을 나중에야 알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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