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이직을 준비하게 될 줄은 몰랐다

(3) 구직난과 구인난

by 석촌호수 주민

원티드 앱부터 깔았다.


습관적으로 인터넷 기사를 보던 비어있는 시간에 할 일이 하나 더 추가됐다.


가고 싶은 기업, 궁금한 기업, 가고 싶지 않은 수많은 기업들의 채용 소개를 보는 건 꽤 흥미로웠다.


자유로운 업무 분위기는 당연하고 안마의자(현재 다니고 있는 회사에 안마의자가 3대 있지만 쓰는 사람을 본적은 없다), 간식방, 대출지원 등 저마다 인재 영입을 위한 무기를 내세우고 있다.


백이면 백, 스타트업이 반드시 표기하는 문구가 있다.


최고의 복지는 뛰어난 동료.


프로세스로 움직이는 대기업과 다르게 스타트업은 직원 한명 한명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직원 역량이 부족할때 회사가 가지는 부담이 대기업에 비해 더 크다는 말이다.


처음 이 문장을 본 건 토스였다. 물론 토스는 어마어마한 업무량만큼 대기업 못지 않은, 어떻게 보면 더 나은 복지로 유명하기에 이해할만한 주장이었다.


문제는 모든 스타트업이 저런 복지를 강조하고 있다는 점이다. 이름만 스타트업인 중소기업에서 열정페이를 요구하기 위해 뛰어난 동료를 내세우는 경우도 있고, 뛰어난 동료가 될 수 없다면 지원하지말라는 1차 필터일 수도 있다.


재밌는 건 스타트업에 짧게 몸을 담고 있는 경험으로 많은 주니어들이 능력없는 시니어에 대한 불만으로 이직하는 경우가 많다. 신입 공채가 없는 스타트업은 99%가 경력자다. 이력이나 성과에 따라 같은 직군, 연차라도 연봉 차이가 제각각인 경우가 많았다.


단지 초기 멤버였다는 이유로 본인 보다 높은 권한을 가지고, 대기업 출신이라는 이유로 갑자기 실장으로 온다던가 하는 사례가 있었는데 전자는 무능력한 상사를 인정하지 못해서, 후자는 비효율적인 업무방식에 따라야하는 불만을 가지고 퇴사하곤 했다.


들어오는 사람은 많은데 항상 직원 수가 그대로인 스타트업이 많은 이유다.


나는 다른 동료들에게 어떤 동료일까를 곰곰히 생각하다 여기저기 지원서를 넣었다. 지원을 넣은 동시에 이미 머릿 속에는 사원증을 걸고 회사에 출근하는 모습을 그리고 있다.


사무실은 어떤지, 대표는, 직원들은 무슨 생각을 가진 사람들인지 쓸데 없느 상상을 하면서 한군데 한군데 나를 소개한다. 참담한 서류 탈락 소식(6개월이 넘은 아직까지 메일도 오지 않은 곳도 있다), 모르는 번호로 오는 기분 좋은 면접 일정 협의.


기업은 구인난이고 지원자는 구직난이라는 슬픈 사회, 그 어디쯤에서 최선의 선택을 하기 위한 발악이 시작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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