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끄적끄적

(2)선한 영향력

by 석촌호수 주민


오전 6시.

자전거 페달을 밟는다.

신용산역은 길이 괜찮다.

도로를 달리는 운전자의 눈총을 무시하면 달릴만 하다. 눈길이 가는 가게도 보인다.

신호가 바뀌면 금세 잊을 게 뻔하지만 지루함을 달래기엔 충분하다.


자전거 출퇴근. 계획은 완벽했다.

어제였다면 버스를 기다리고 있을 지금 나는 버스 옆에서 달리고 있다.

버스 안은 답답했다. 도로 위는 활기차다.

버스 안은 생기가 없다. 도로 위는 활력이 넘친다.

하루 왕복 교통비 2700원. 공유자전거 7일 대여료 3000원.

대충 계산해도 5배 남는 장사다. 운동 효과는 덤이다.


피곤하다. 버스 30분, 자전거 40분. 시간도 빡빡하다.

잠도 10분 줄었다. 아침잠 10분이 얼마나 소중한가.

사흘째 달려보니 알겠다. 왜 사람들이 자전거를 안타는지.

체력은 좋아질 기미가 없고 피곤함은 가시지 않는다.

출근 때마다 속옷이 땀에 젖어 기분도 좋지 않다. 그런데 왜 고생을 하는가.

기사 탓이었다.


편안하게 버스 타고 출근 하던 날. 다들 스마트폰만 보고 있다. 나도 예외는 아니다.

엄지를 움직이다 ‘오랫동안 앉아 있으면 흡연보다 해롭다’는 기사. 손가락을 멈췄다.

오랫동안 앉아 있는 나에겐 억울한 연구다. 흡연자도 아니니 더 억울하다.

그래 결심했어, 운동을 하자. 시간이 없으니 출퇴근 시간을 활용할 수밖에 없었다.

고민 끝에 나온 아이디어가 자전거 출퇴근이었다.


자전거 이용 3일째다. 아침마다 벌떡 일어나 개운하게 자전거로 출근을 했다, 라고? 천만의 말씀이다.

계획은 깨라고 있는 거다. 지친 몸을 이끌고 퇴근할 때도 고민한다.

주머니에 있는 버스카드에 손을 뻗는다. 참는다.

자전거 출퇴근을 고민하는 사람이 묻는다면 권하고 싶지 않다.

위험하고 느리다.

피곤하고 지친다.


글은 중요하다.

막무가내로 싸지른 글도 세상에 나가면 누군가에게 영향을 준다.

글이 행동을 바꾼다.

누군가 적은 글을 읽고 괜스레 전화기를 붙잡아본다. 아버지는 어색하면서도 반가워하신다.

다른 이 인생에 개입할 수 있다는 것. 글을 배우는 이유다.

게으른 직장인이 자전거 타고 출퇴근하기도 한다.

기사를 본 내가 원망스럽다. 그럼에도 달린다. 달릴 때만큼은 살아 있음을 확실히 느낀다.


그래서 글을, 적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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