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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로 하루하루 좋아지기

브런치×문토 콜라보레이션

by 차돌

혹시 어떤 작가 좋아하세요?


아, 제일 좋아하는 작가요?
(잠시 생각한다-)


네, 국내든 해외든 상관없이요~


(결국 말한다)
무라카미 하루키요.
소설도 소설이지만 하루키의 에세이를 특히 좋아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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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권 두 권 사 모으다 보니 책장에 하루키의 책만 30권은 족히 넘습니다. 아, 물론 전부 읽은 건 아닙니다. 사다 놓고 그만 그걸로 만족해 버렸어요. 그래서 더 읽고 알고 싶습니다. 하루키에 대해 잘 안다고도 할 수 있지만, 아직 모르는 게 많다고도 할 수 있으니까요.


대학 무렵 <상실의 시대>와 <슬픈 외국어>를 접했고, 이직과 퇴사를 고민할 무렵에는 <직업으로서의 소설가>를 읽었지요. 딱히 그러려고 읽은 건 아닌데, 나의 어떤 작은 분기점마다 신기하게도 제 곁에는 하루키의 책들이 있었습니다. 그뿐만이 아닙니다. 때때로 외롭거나 쓸쓸했던 청춘의 순간순간마다, 또는 지나친 열정으로 지쳐가던 사회인으로서의 시간들 속에 하루키의 에세이는 그 어떤 힐링 서적보다 나았습니다. 작정하고 좋은 말들을 건네는 책들 중에서도 간혹 위안을 얻었지만, 그보다는 하루키의 소소한 단상과 안자이 미즈마루의 삽화가 훨씬 마음을 편안하게 해 주었달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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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의 에세이들은 무심한 듯 세심하고, 쿨한 듯 따스합니다. 그의 소설들은 묘한 메타포로 가득한 듯하면서도 알고 보면 정직하고 단순합니다. 하루키라는 작가의 철학이나 문체를 제대로 분석해 본 적은 없지만, 적어도 저는 그렇게 느껴왔습니다. 그래서 수많은 독자들이 그의 작품에 열광하는 것인지, 어느 순간부터 하루키는 하루키이기에 더욱 대단해졌는지까지는 솔직히 잘 모르겠습니다.


다만 분명한 것은 나의 책장 서너 칸을 가득 채우고도 남는 하루키의 책들이 매우 소중하다는 사실입니다. 이미 읽은 절반만으로도 참 좋았으니, 앞으로 열심히 읽는다면 더 좋아지지 않을까 싶기도 합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외롭더라구요. 하루키의 책들은 쉴 새 없이 나를 찾아오는데, 어느 순간부터인지 혼자의 힘만으로 이를 잘 맞이할 자신이 없어졌기 때문입니다. 이쯤 되면 동료가 필요하겠다고 생각하던 찰나에 문토를 알게 되어 간략하게나마 모임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함께하고 싶은 동료

- 육류를 좋아하더라도 하루키처럼 두부와 맥주를, 아삭거리는 샐러드도 좋아하는 사람

- 특정 뮤지션이나 음악에 정통하지는 않더라도, 재즈와 클래식이 정말 좋아서 듣는 사람

- 꾸준히 달리고 있지는 않더라도 하루키의 마라톤을 이해하고, 달리기가 왜 좋은 지도 겪어 본 사람

- 소설이든 에세이든 적어도 하루키의 책 다섯 권 이상은 '자발적으로' 읽어 본 사람


함께하고 싶은 생각 or 행동

- 국내에 출시된 하루키의 서적 리스트화하고 읽어 나가기

- 하루키의 에세이를 읽고 같은 주제로 글 써보기

- 하루키의 소설을 읽고 독서 토론하기

- 각자 좋은 시간에 달리기 시작하고 변화를 공유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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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령 모임을 열지는 못하더라도, 이렇게 찾아 나선 이상 무언가 변화하겠다 싶은 기대는 듭니다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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