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 3주년,
굳이 이런 핑계를 대지 않아도 언젠가 꼭 가고 싶었던 그 곳, 파리
나는 파리에 대한 로망?
인생에서 한번은 꼭 직접 가보고 싶은 소망이 있었고
우리 남편은 프랑스, 특히 파리는 절대로 가고 싶지 않다는 완고함이 있었다.
오랜 시간 투닥거리다 결국 나의 결단으로 성사된 2주간의 프랑스여행
힘들었지만 좋았고
더러웠지만 아름다웠고
투닥거렸지만 우린 더 돈독해졌다.
우린 지금 스톡홀름에서 살고 있다.
스톡홀름에는 공항이 2곳 있는데 국제선은 대부분 알란다 공항을 통해 나간다.
터미널이 지금 열린 곳이 2, 4, 5로 알고 있다.
항상 공사중인 알란다공항... 우린 그 중에서도 가장 작은 터미널...
알란다 공항 자체는 인천공항에 비해서 엄청 작은 규모다.
그 중에서 가장 작은 터미널에서 파리로 가는 비행기를 기다렸다.
남편도 나도 처음 이용해보는 에어프랑스.
파리로 가는데 왜 난 굳이 에어프랑스를 이용하고 싶었는지...
이것도 나의 고집으로 에어프랑스로 굳이 비행기표를 끊었다.
스톡홀름에서 파리는 2시간 비행이다.
2시간 동안이지만 이렇게 샌드위치, 쿠키, 음료를 제공해준다.
고를 수 있다.
비건샌드위치 또는 햄치즈샌드위치.
둘다 먹어봤는데 둘다 괜찮다.
그런데 프랑스하면 잠봉이니까 햄치즈가 더 나을지도...
특히 햄치즈샌드위치 빵이 진짜 부들부들하고 맛있었다.
공항에서 내려서 일주일치 교통권으로 나비고를 사려고 했다.
많은 여행후기들을 통해 알게 된 그것!
워낙 요즘 파업도 많이 하고 투쟁도 많다보니 예상은 했지만...
하필 우리가 간 날 나비고 창구가 문을 닫았다.
평일 낮이었는데ㅠ
그래서 일단 공항에선 나비고를 못사고 아깝지만 편도티켓을 끊고 숙소가 있는 곳까지 갔다.
택시나 우버 같은 것도 있지만 가장 저렴한 방법인 RER철도를 타고...
스웨덴 크로나를 보다가 유로를 보니 내가 프랑스에 왔다는 걸 실감했다.
프랑스 호텔들은 이렇게 창문이 있다.
이것도 발코니라고 하긴 하던데... 내 기준에서 이건 창문!
일주일간 우리가 머물 숙소.
다른 도시를 여행할 때보다 숙박비가 훨씬 비싼 편이긴 했지만
파리에서 이정도 시설에 이 가격이면 나쁘지 않은 거라고...
많은 분들이 에어비앤비를 이용하시던데 우리 남편은 절대적으로 에어비앤비는 싫다고 해서
이건 절충해서 나름 가성비호텔을 찾았다. 그래도 비싸긴 비쌌지만...
숙소 근처 역에서 드디어 만든 나비고!
이걸로 일주일을 잘 다녔다.
뒷면에 사진은 필수라던데 내가 만든 곳에선 사진 얘기도 없고... 우리가 알아서 붙였다.
파리에서 일주일간 머물면서 느낀 건데 여기저기서 불시로 표검사를 많이 하더라.
스웨덴도 하긴 하는데 이정도로 잦게 걸리진 않는데 여기선 수시로 걸려서 확인 받았다.
우린 당당하게 나비고를 보여주거나
우리가 산 표를 보여주고 통과했다.
파리에서 첫끼는 친구가 추천해준 일본라멘체인, 잇푸도
맛은 좋았지만 가격이 너무 비쌌다.
그래도 한번쯤은 먹어 볼 만한 음식이었다.
5월초 아직은 좀 쌀쌀했고 국물이 필요했다.
고작 2시간 비행에 시차도 없지만... 그냥 몸을 좀 녹이고 싶었달까...
그래놓고 한국마트 가서 구경하고 아이스크림을 사서 나눠먹었다.
프랑스에 오면 꼭 하고 싶었던 게 한국마트 구경.
스웨덴보다 훨씬 취급하는 게 많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여긴 스톡홀름보다 한인들이 훨씬 많으니까.
추억의 붕어싸만코를 남편한테 소개했다.
나보다 더 좋아하며 맛있다고 극찬!
루브르 야경
우린 루브르박물관을 들어가지 않았다.
여행 내내 루브르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냥... 뭐랄까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들지 않았다.
모나리자를 내 눈으로 보고 싶은 생각은 있었지만 많은 인파를 뚫고 굳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밖에서 본 유리 피라미드로도 충분했다.
해외살이하는 한국인이라 한국이 그리웠나보다.
파리에 있는 한국브랜드, 파리바게트를 찾아봤다.
혹시나 내가 익숙히 아는 빵을 볼 수 있을까 싶어서...
로고는 같았지만 내부는 전혀 달랐다.
그냥 프랑스 현지화된 프랑스 빵집이었다.
커피랑 점심삼아 먹을 샌드위치, 키쉬, 마들렌을 포장했다.
직원도 프랑스사람이라 손짓발짓해가며 주문하기.
프랑스에 와서 프랑스어를 못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 같다.
그래도 예전에 비하면 지금은 영어도 많아지고 영어를 하시는 분들도 많다고 들었다.
여행가서 그 나라 언어를 할 수 없다는 건 미안한 일이다.
그래서 더 관심이 간다.
프랑스어는 매력적인 언어인 거 같다.
베르사유궁전.
외곽으로 둘러보고 싶은 남편을 위해 비싼 입장료에도 불구하고 선택했다.
그리고 날씨가 한몫했다.
여행 내내 비예보였는데 이날은 정말 날씨가 좋았다.
그래서 베르사유에 오길 잘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궁 내부에도 사람이 엄청 많았지만 예상했던 대로 우린 크게 흥미를 못 가졌다.
사람들의 무리에 휩쓸려 다니다가 결국은 정원으로 나왔다.
대부분의 시간은 정원을 거닐면서 시간을 보냈다.
정원만 돌아도 규모가 어마어마해서 몇 시간은 필요해보였다.
그늘이 있는 벤치에 앉아서 싸온 빵을 먹으며 점심을 해결했다.
궁 내부에 식당이 있는 거 같던데 거기도 줄이 길었다.
긴 시간을 보내기엔 대충이라도 뭘 싸오는 게 좋을 거 같긴 했다.
단, 짐이 좀 늘어서 더운 날엔 지칠 수 있다는 거...
우리가 간 날은 해는 쨍쨍했지만 날씨가 꽤나 쌀쌀한 편이었다.
그림 같던 호수.
여기서도 꽤 오랜시간 보내고 싶었는데 추워서 얼른 일어났다.
가만히 있으면 추워서 움직여야 할 것 같았다.
베르사유궁전에서 시간을 꽤나 보내도 여전히 밝아서 에펠탑을 보러 갔다.
내 인생에서 실제로 에펠타워를 보게 될 줄 몰랐는데... 너무 신기하고
뭔가 느낌이 묘했다. 이거구나!
파리하면 에펠탑이 될 정도로 상징적인 이 탑이 내 눈 앞에 있다는 게 너무 신기했다.
숙소 근처에서 남편이 찾은 크레이프 식당.
직원은 친절했고 양도 많았고 다 좋았다.
배고픈 우리에게 빵을 무한히 리필해주신...
남기는 걸 싫어해서 다 먹었더니 계속 말없이 더 갖다 주셨다.
남겨야 그만 주시는 걸 나중에야 알았다.
식당만 가면 바게트를 이렇게 무한정 주니까 따로 바게트를 사 먹을 기회가 없었다.
바게트사서 세느강변에서 뜯어 먹는 게 나름의 로망이었는데...
문제의 사과 디저트
홈메이드라고 되어 있어서 궁금해서 주문했다.
파이 같은 걸로 나오는 줄 알았는데 이렇게 간 사과 같은 게 나왔다.
잼도 아닌 것이 뭔가 독특했다.
시원한 디저트였다.
그런데 내가 먹다가 뭔가 이물질이 나와서 남편이 그때부터 숟가락을 내려놨다.
컴플레인을 잘 못하는 성격인데 남편이 결국엔 웨이터한테 보여줬다.
미안하다며 다른 디저트를 먹을 건지 혹시 무료로 커피를 줄까 물었지만
우린 한사코 사양하며 식당을 나섰다.
마지막 마무리가 아쉬웠지만 우린 나름 만족하고 먹었던 식당.
숙소랑 가까워서 자주 지나쳤던 바스티유광장
호텔조식대신에 우리가 먹고 싶은 것들을 사와서 먹었던 우리만의 조식
사랑해벽
한국말로는 3가지 버전이
스웨덴어로는 1개 찾았다.
Jag älskar dig
몽마르트 언덕 뷰
개선문
여기선 정말 짧게 머물렀고 바로 상젤리제 거리를 걸었다.
명품이나 쇼핑에 큰 관심이 없던 우린 그냥 걸었다.
길 폭이 넓고 사람이 참 많았구나 싶었다.
한국인 리뷰가 많았던 오르세미술관 근처 프랑스식당
가격이 좀 있는 곳이었지만 음식은 그렇게 인상깊지 못했다.
생각보다 한국인은 많지 않았다.
오리스테이크는 맛있었지만 소스가 좀 단 편이었고
시저샐러드의 치킨은 너무 많이 튀겨져서 아쉬웠다.
프랑스에서 처음 먹어봤던 프렌치어니언스프는 양도 많고 만족스러웠다.
스웨덴 사는 우리에게 필요했던 한인미용실.
남편도 나도 머리를 시원하게 자를 수 있었다.
맨날 집에서 서로 잘라주다가 이렇게 한국인 미용사의 손길로 머리를 다듬을 수 있어서 좋았다.
성함도 묻지 않아서 누구였는지 모르겠지만 섬세하시고
해외살이에 대한 얘기도 나랑 서슴없이 해 주셔서 편하게 시간을 보냈다.
미용사님도 파리에 꽤 오래 사셨어서 한국과 파리의 삶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을텐데
나 역시 스톡홀름과 한국에서 삶에 대해서 생각이 많았다...
한국에서 다듬는 것보다 비용은 2-3배 비쌌지만 1년에 한번 정도는 이런 사치도 필요하다.
남편이 찾은 우동집
우리나라 휴게소에서 먹을 수 있는 친숙한 맛.
가격은 훨씬 비쌈... 파리 물가는 사악하다.
사이드로 시킨 연근조림이 너무 한국적인 맛이라 좋았다.
반찬이 그립다.
여행 전부터 내가 산 바토무슈 티켓
해질녘에 타면 좋다고 해서 좀 기다렸다가 탔다.
저녁 8시 30분 걸로 탔는데 딱 좋았다.
노트르담성당
공사중인 뒷면을 보는데 왜 내가 찡한지...
오래된 문화유산이 망가진 게 참 안타깝고 그랬다.
일개 관광객인 나도 이런데 파리시민들은 얼마나 안타까웠을까.
에펠탑 불 들어오기 전.
배가 반환점을 돌고 나니까 불이 켜졌다.
너도나도 일어나서 사진찍고 난리.
나는 앉아서 최대한 사진을 많이 찍었던 거 같다.
자꾸만 사진으로 남겨야 할 것 같았던 에펠탑.
숙소로 돌아가는 길...
어쩌다 지하철을 늦게 타게 되어서 화이트에펠까지 볼 수 있었다.
운이 좋았다.
남편도 나도 파리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을 바로 이 화이트에펠을 봤던 순간으로 꼽았다.
파리에 감흥없이 따라왔던 우리 남편이 점점 파리에 스며드는 계기가 되었던 거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