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라고미 Apr 08. 2024

58. London(2)

오전에 숙소에서 나와서 브릭 레인을 따라 걸어서 꽃시장으로 향했다.

일요일 아침에만 연다는 꽃시장에 가보고 싶었다.

비록 꽃을 사갈 수 없지만... 보기라도!

힙하다는 곳으로 알고 있었는데

내가 생각한 것과는 사뭇 다른 분위기라 좀 놀랐고 위축됐다.

풍기는 냄새며 

분위기며...

밤에 왔으면 한발짝도 못떼고 그냥 돌아나갔을 거 같은데

다행히 대낮에 지나니 그런대로 꾹 참고 길을 걸었다.

길거리 음식들이 꽤 많이 보였는데

아직 영업을 시작하진 않고 음식을 준비하는 분들이 많이 보였다.

한국 핫도그(영어식 이름은 콘도그)가 영국에서 꽤 유명한지 종종 보였다.

근데 만드는 사람들은 한국인은 아닌 거 같았다.

어디서 배워서 하는 걸까?

안그래도 궁금했던 베이글 가게

의도하지 않았는데 사람들이 붐벼서 알아봤다.

여기 안그래도 가보고 싶었어!

남편도 아침삼아 먹어 보겠다고 해서 안으로 들어가 줄을 섰다.

포장줄이라 금방 줄이 빠졌다.

굉장히 투박한 빵 스타일...

다양한 빵들이 있지만 아침이라 그런건지

다들 베이글만 사가는 거 같았다.

우린 연어크림치즈 베이글샌드위치 하나랑

기본베이글, 씨드베이글 이렇게 포장했다.

가격이 런던물가에 비하면 굉장히 착했다.

우리 뒤에 사람은 30개나 포장해간다고 남편도 놀랐다.

남편은 베이글샌드위치를 먹으면서 

나는 구글맵으로 길을 찾으면서 걸어서 도착한

콜럼비아로드 꽃시장

Columbia Road Flower Market

사람들이 굉장히 많았고

꽃을 파는 상인들의 목소리도 굉장히 컸다.

보기만해도 너무 좋은 꽃들과 식물들과 그 향기

정말 런던에 집이 있었다면 뭐라도 사가고 싶은 심정이었다.

이제 영국이 EU도 아니고 우리가 규정도 잘 모르고 해서

아무래도 생화를 사들고 가는 건 안 될 거 같아서 결국 참았다.

손에 한아름 꽃을 사가지고 가는 분들이 굉장히 부러웠던.

꽃을 파는 야외가판대 옆으로는 다른 상점들이나 빵집이 늘어서 있었다.

우린 베이글집을 지나치면서 와서 빵보단 그냥 커피를 먹고 싶었다.

마음에 드는 곳 하나를 정해서 커피를 한잔 시켜서 남편과 나눠 마셨다.

생각보다 영국에서 마신 커피들은 강하지 않고 좀 약한 편인 거 같았다.

오히려 스톡홀름 커피들이 굉장히 진한 거 같다.

길에서 만난 다람쥐친구들

영국 다람쥐들은 사람들을 보고도 놀라거나 피하지 않는다.

음식을 구걸하는 듯한 모습을 보이기도 한다.

뱅크시 그림도 보고

최근에 올라온 새로운 벽화도 보러 가고 싶었는데

시내에서 많이 떨어진 곳이라 굳이 찾아가기가 좀 그래서 패스했다.

리젠츠공원

Regent's Park

Bruno Major의 Regent's Park라는 노래를 좋아한다.

가을에 들으면 딱인 노래인데 그 곡 덕분에 알게 된 장소다.

그래서 꼭 가보고 싶었다.

아직 런던도 쌀쌀했는데 벚꽃이 좀 피었다.

올해 첫 벚꽃이다:)

겨울코트가 어울리는 계절이었던 런던,

3월말, 4월초까진 춥다.

스톡홀름에선 추워서 못 입었던 겨울코트를 런던와서 실컷 입었다.

리버티백화점

Liberty 

부활절연휴에 일요일까지 겹쳐서 

안에 열려 있는 걸 못봤다.

타이밍이 좋지 못해 안을 못봐서 무척 아쉬웠다.

외관만으로도 뭔가 풍기는 느낌이 되게 고풍스러웠다.

유명한 인도카레 체인점, 디슘

예약없이 왔는데 다행히 자리를 안내받을 수 있었다.

서버분이 굉장히 밝고 친절했다.

못 먹는 거 있냐길래

우리 둘다 고수를 좋아하지 않고

특히 나는 고수알러지 같이 많이 먹으면 배탈이 나기도 해서 

빼달라고 했더니 주방에 가서 물어보고 온다고.

메뉴가 굉장히 많았는데 메뉴판에 고수 들어간 거 표시해서 가져다 주셨다.

90%가 고수가 들어간다고...하하

오크라튀김

치킨루비커리에도 들어간다고 하셨지만

우린 남편이 먹을거라 우기면서 시켰다.

나도 먹어보고 고수맛이 강하면 안먹고 패스하려고 했는데

다행히 둘다 고수맛이 그리 강하지 않았다.

들어가긴 해도 그렇게 메인으로 들어가는 건 아닌가보다.

엄청나게 특별한 맛은 아니였지만

무난하게 인도커리를 즐길 수 있는 가게였다.

인도에 가보진 못했지만 느낌상 현지보단 영국식 입맛에 맞춰진 느낌?


사람도 많고 가게가 복닥복닥한 느낌으로 규모가 커서

굉장히 시끌벅적했다.

미리 예약해 둔 네셔널 갤러리

예약없이 오신 분들은 줄을 굉장히 길게 서고 계셨다.

우린 그냥 프리패스

그런데 표를 확인도 안하고 들여 보내준다?!

내부가 엄청 고풍스럽고 그림도 많았다.

규모가 작은 편은 아니지만

작년에 파리에서 본 오르세나 퐁피두 같은 곳에 비하면 좀 작은 편이다.

(루브르는 안가봐서 모르겠지만 아마도 루브르가 가장 크지 않을까?!)


역시나 사람마음이 비슷한지 반고흐 작품 앞에 사람이 바글바글

기념품가게에도 반고흐의 해바라기가 거의 대부분이다.

나도 그 대세에 따라 그림을 하나 사서 나왔다.

우리집에 좋은 기운이 돌길 바라며:)

갤러이 바로 앞 광장에서 일렉기타 연주하던 분

굉장히 영국스럽던 거리

엄청 자주 보이던 프랜차이즈 가게였는데

배가 고프지 않아서 간단히 내가 먹을 샐러드를 사러 왔다.

포장해서 숙소에서 먹으려고.

생각보다 종류가 많지 않았다.

키오스크로 계산하고 알아서 픽업해서 가져간다.

직원이 신경도 안쓴다... 정말 셀프의 나라!

역 앞에서 프랜차이즈 카페였던 블랙쉽커피도 포장했다.

이것도 키오스크로 주문하고 안에 직원이 주면 받아 나오면 된다.

집에 와서 커피랑 간단히 빵과 과일을 먹고

나는 사온 샐러드를 먹었다.

고기대신 두부가 들어간, 참깨 드레싱의 샐러드

밑에 밥이 깔려 있었다.


근데 밥과 두부 사이에 생 고수가 엄청 많이 들어있었던 것!

모르고 먹다가 아무래도 이상해서 젓가락으로 뒤적거리니 고수가 엄청 나왔다.

먹다가 포기..;;

런던에서의 마지막날

숙소 체크아웃 전에 노팅힐 배경이었던 동네를 가고 싶어서 

일찍 서둘렀다.

휴 그랜트(윌리엄) 집이었던 곳 같은데

누가 이렇게 낙서를 해놨는지...

아쉽다.

스톡홀름 체인 빵집인 파브리크가 딱!

런던에서 만나는 스웨덴이 반가웠다.

노팅힐서점

위치는 옮겼지만

영화 속 그 서점의 명맥을 잇는 곳이라고.

에코백에 그렇게 큰 욕심이 없었는데

아래 가운데 금박에 버건디 백이 리미티드라고 해서 정말 많이 고민했다.

살까말까... 16.99파운드였는데 가까스로 잘 참았다.

이건 못참아!

작은 거, 큰 거 고민하다가

하나 남은 큰 거를 안고 같이 왔다.

25.99파운드

정말 뿌듯:)


참고로 포토벨로 로드마켓 쪽 상점에서 25파운드에 파는 게 가장 저렴했고

공항에선 39파운드에 팔고 있었다.

같은 인형, 같은 사이즈인데 말이다...

나는 0.99파운드 더 주고 산 게 좀 아쉬웠지만

그래도 나름 선방했다고 생각하고, 노팅힐 북샵에서 산 걸 기념으로 생각하려고:)

브런치 삼아 먹으려고 들어왔다.

이거 나 혼자 LA놀러 갔을 때 먹은 그 집과 이름이 같아서

긴가민가 하고 들어왔다.

메뉴를 보니까 같은 체인 같기도 하고

옛날 미국여행이 새록새록

남편은 안먹겠다고 해서 

오렌지주스만 시켜주고

나 혼자 먹었다.

굉장히 미국스러운 브런치메뉴였다.

깨끗하게 먹을 수 없게 흘러나오는 달걀과 치즈국물

피쉬앤칩스 프랜차이즈로 유명한 곳이라는데

안 먹어봐서 아쉬웠다.

여기가 원래 오리지널 자리

지금은 서점이 아닌 그냥 기념품만 판다.

여기도 사람이 좀 있었다.

저 포스터가 주는 느낌이 있다.

1999년 작품인데 다시봐도 좋다.

난 한 10번은 본 거 같은데

미국식, 영국식 영어를 한번에 들을 수 있다는 매력이 있다.

당시 휴 그랜트의 리즈시절도 볼 수 있고:)

이 동네 어딜가나 보이는 에코백

스웨덴 체인이라 반가워서 안을 들여다보니

스톡홀름에서 파는 빵과 거의 똑같이 팔고 있었다.

현지식으로 바꾸지 않고 스웨덴빵을 그대로 옮겨다 파는 느낌이라 좋았다.

스웨덴사람은 아니지만 나도 이제 좀 살았다고 

스웨덴 브랜드가 반갑고

스웨덴 음식이 반갑고 그런가보다.

여기서 버스를 타고 메릴본으로 넘어왔다.

체크아웃 시간이 다가와서 시간이 촉박했지만

꼭 들리고 싶은 곳이 있었다.

그냥 지나칠 수 없는 꽃!

바로 이 서점

사람도 많았지만 서점이 정말 예뻤다.

책이라도 사서 가고 싶었는데

시간이 없어서 후딱 둘러보고

결국 에코백만 사서 나와야했다.

아쉽다...

이 서점 주변 동네가 정말 예뻤다.

아무것도 안하고 걷는 것만으로도 힐링이 되는 동네같았다.

이게 영국이지 싶은 곳?!

부랴부랴 숙소에 도착해서 시간에 딱 맞춰 체크아웃을 했다.

그리고 다시 볼트를 불러타고 대영박물관 앞으로 왔다.

줄이 참 길게 늘어서 있고

관광지 쪽으로 오니까 사람들로 붐볐다.

런던을 떠나기 전 마지막 식사를 하러 온 곳

한국인이 운영한다는 피쉬앤칩스 식당이다.


여기선 피쉬앤칩스랑 한국식 치킨을 팔고 있었다.

탄산수를 주문한 거 같은데 그냥 물이 나왔다.

한국인이라고 커밍아웃할 타이밍을 놓쳐서 계속 영어로 주문하고 대화했다.

우리 옆 테이블은 한국분들이라 계속 한국말 하시던데ㅠ

남편이랑 있으면 다들 나를 그냥 한국인이라 생각하지 않는 거 같다.

주문하고 먹은 치킨무랑 샐러드

유럽에서 공짜 반찬이란 없다!

심지어 물도 유료...

양념치킨 반마리

Haddock 

대구랑 비슷한 과의 생선인데 우리도 헷갈려서 구글찾아보고 그랬다.

한국말로는 둘다 대구라고 해석된다.

배불리 먹고 남편은 카페에서 기다리고

나 혼자서 주변을 더 돌아봤다.

공항으로 가기 전에 아쉬워서ㅠ

여기도 가보고 싶었는데 휴일...

남들 쉴 때 여행을 오니까 문 닫은 곳이 참 많았다.

어쩔 수 없다...

유럽은 휴일이면 칼같이 닫으니;;


크리스마스도,

부활절도...

세인즈버리 마트 안 커피기계, 도넛


실컷 보고 한인슈퍼가서 스톡홀름에서 살 수 없는 것들도 사고

카페에서 기다리는 남편과 재회에서 공항으로 향했다.

센트럴 라인 지하철은 이날 처음 타봤는데

진짜 좁고 낮고 답답하고 

숨막혀 죽을뻔!

세인트폴 역으로 나오니 성당이 딱!


여기서 좀만 걸어서 다시 템즈링크역으로.

환승이 안되서 다시 표를 구매하고 들어가야 했다.

안녕, 런던!

템즈링크를 타고 다시 개트윅공항으로 향하는 길

비가 온다고 했는데 진짜 운이 좋았다.

시내를 빠져나와 금방 시골길 같은 곳으로 변했다.

공항에서 짐부치고 게이트 열리길 기다리며 Pret에 왔다.

현금으로 딱 10파운드만 뽑았는데 

여기도 스톡홀름처럼 현금 쓸 일이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카페에서 주문하면서 현금을 다 쓰고 왔다.

안녕, 파운드.

간단히 먹을 에그타르트와 과일

남편이 찍어 준 마지막 런던에서의 모습

충전하고 마음의 준비를 한 다음

스톡홀름으로 가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올 때와 달리 갈 때는 연착도 없이 바로 떴다.

미련없이 슝!

지는 해를 보면서 런던에서 떠났다.


4박 5일이 길다면 길고 짧다면 짧은 기간인데

우리에겐 참 짧게 느껴졌다.

우린 보통 일주일은 여행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이라서...

파리, 런던 이런 대도시에 관심없던 남편이 

나를 따라 와서 파리도, 런던도 좋아졌다고 말하니 괜히 뿌듯했다.

나는 원래도 좋았지만 다녀와보니 더 좋은 거 같다고.

다음에 꼭 다시 오자고 약속했다.

언젠가 꼭!


작가의 이전글 57. London(1)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