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웨덴 올해의 제빵 부분 1위 빵집이 있는, 아름다운 소도시
비자 문제로 스웨덴 내에서만 여행을 고려하다보니
어쩌다 갑자기 떠나게 된 국내여행
유럽 살면서 스웨덴 내에서만 국한하지 않고
주변 나라들, 평소 궁금했던 나라들을
여건이 맞으면 여행하는 게 목표였는데
예상치 못한 비자문제가 길어지면서
올해는 어쩔 수 없이 스웨덴 내로 눈을 돌려
여행을 해보려고...
스톡홀름을 수도로
스웨덴엔 크고 작은 도시들이 꽤 많은데
사실 나도 그렇고 우리 남편도 그렇고
스웨덴 내에 도시들에 큰 감흥이 없는 편...
도시별로 나름의 특색은 있겠지만
관광지의 느낌이 잘 없고
현지인이 사는 모습 그대로의,
비슷비슷한 모습의 도시들이 대부분인 느낌이었다
북유럽은 자연이 거의 대부분이라
자연의 모습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좋아하겠지만
사실 나는 자연도 좋지만 도시를 더 좋아하는 사람이라
스톡홀름이 제일이고
그래도 가끔 바람쐬러 눈을 돌리는 정도로 국내여행을 다니는 거 같다
아무튼,
이번엔 남편과 함께 주말여행 컨셉으로 떠나는
스톡홀름에서 기차로 약 3시간 반 정도 걸리는
(버스를 타도 비슷하게 걸리는 듯)
스톡홀름보단 오슬로에서 더 가까운 도시,
칼스타드 Karlstad
원래 출발해야 하는 시간이 훌쩍 넘어서야
기차가 늦게 온다고... 예정시간도 없이 30분 넘게 서서 기다렸다.
여기가 좀 이렇다... 한국사람 마인드로는 살기 많이 피곤하다
그리고 한참 뒤 기차도착예정시간이 떴는데
원래 출발시간보다 1시간 30분 정도 후...
이미 40여분 서서 기다리다 지쳐버렸다
점심시간 기차였었는데
다들 서서 햄버거에 샌드위치에 까먹고
무슨 소풍 나온 사람들 마냥 길빵...
언제 시간이 바뀔지 몰라서 앱을 계속 켜놓고
실시간으로 확인했다
참 여행을 두근두근하게 하는 방법도 가지가지
드디어 기차에 올랐고
예매할 땐 몰랐는데 역방향...
이 안내도 나중에 기차 타고 가면서 봤다.
기차가 지연되면서 취소나 다른 기차표로 예매해도 된다는...
추가 지불없이!
진작에 알았으면 바꿨으려나...
근데 이미 취소불가 호텔때문에 우린 어쩔 수 없는 상황
출발도 늦어지고
중간중간 들리는 역들의 도착시간도 실시간으로 바뀌고
결국 우리가 가야할 칼스타드는 오후 5시를 넘겨서 도착한다고
그리고 비가 왔다...
날씨까지 따라주지 않는 여행운
도착해서
작은 캐리어에 각자의 백팩을 짊어지고
예약한 호텔로 향했다
역근처를 할까 하다가
처음 이 도시에 왔을 때 반했던 그 풍경 근처 호텔로
근데 비가 오니까 가는 길에 살짝 후회가(이건 잠시)
3시 체크인이지만
우린 늦어서 5시 넘어서 체크인을 했다
다행히 붐비지 않아서 그건 좋았다
3층짜리 건물이지만
(스웨덴은 로비가 0층, 그리고 하나 올라가면 1층 이런식)
층별로 방이 70몇 호까지 많았다
우린 2층으로 배정받았고
혹시나 내가 반했던 그 뷰가 나올까 했는데
역시나... 그냥 바로 이웃건물 뷰
그래도 창문이 열리는 건 좋았다
어떤 호텔들은 보안상의 이유로 창문이 안열리는 경우가 많은데
여긴 창문이 활짝 열렸다
단, 유럽답게 방충망은 없다
더블침대를 예약해도
스웨덴에서는 대부분 그냥 싱글 2개 붙인 더블...
침대도 각각
이불도 각각인데
그냥 같이 붙어있어서 더블인가...
가운데 잘못 누웠다가는 침대 사이가 벌어져서 떨어지는 낭패가;;
그리고 대부분 내가 경험했던 호텔은
아침이 포함이다.
선택을 하는 경우보단 그냥 방값에 포함해서 나오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북유럽 체인 호텔은 대부분 그랬던 거 같다)
우리도 당연히 방값에 아침이 포함
그래서 아침을 굳이 안먹어도 되는 우리 부부는
아까우니 기여코 또 주는 밥은 먹는다
어디서 먹는지 장소 미리 사전답사
철저하다ㅎㅎ
어제 남겨서 버려진 음식이 4kg였다고
뷔페식인데도 꽤 많이 버려지는 구나...
아침은 정신이 없어서 사진으로 못남겼는데
참고로 스웨덴 호텔 조식은
어딜가나 거의 비슷하다
빵, 치즈, 햄, 요거트, 잼, 스크램블에그, 삶은 달걀, 커피, 주스
이건 어딜가나 있고
여기에 과일, 디저트 등 조금씩 달라진다
대신 식사빵 종류가 얼마나 다양한지
치즈나 요거트토핑이 얼마나 다양한지
그런 게 좀 달라진다.
비가 추적추적 내리고
우리의 첫날 저녁은
스웨덴 어느 도시에 가도 있을 법한 체인 타파스 식당
Pinchos 핀초스
스톡홀름에서 그렇게 많이 봐도 관심없었는데
여기서 처음 와본다.
식당 앞에서 자리 안내 받기전 딱 보였는데
자리 안내해주는 직원이 팝콘 먹을래? 묻길래
팝콘 별로 좋아하지도 않으면서 오케이! 답했다
근데 이게 은근 중독이 되서
짭잘한 맛에 순삭했다
1인 1통 주는 것도 좋네
아무런 설명도 없이
영수증같은 저 테이블코드 적힌 종이랑 팝콘만 주고
사라져 버린 직원...
이때부터 눈치싸움
다른 사람들은 뭐 먹는지
어떻게 음식을 받는지 스리슬쩍 쳐다봤다
팝콘을 다 먹고서야
여기선 우리가 와이파이에 연결해서
앱으로 주문을 넣고
주문된 음식이 준비되면 알아서 받아와야 한다는 걸
다른 사람들이 하는 걸 보고 알아냈다
참... 셀프시스템이고만
배고파서 주문하니까
10개나 시켰다
타파스라서 양이 적을 걸 알았지만
질을 따지지 않아서... 시켜 놓고 후회했다
여긴... 퀄리티가 냉동식품 데워주는 수준이었다는 걸
이런 나무 판자에 음식이 5개씩 올려져서 나왔다
남편이 2번 왔다갔다 하면서 가져왔다
하나같이 요리라기 보단 그냥 데워서 조립한 느낌...
여기서 제일 맛있었던건 생맥주!
생맥주도 바에서 알아서 픽업해야 한다
주문은 음식처럼 앱으로 하고
바에서 나오면 가서 가져오고
근데 맥주가 제일 맛있고 음식은 그저 그랬...
배고파서 다 먹긴 했는데
대부분 튀긴음식이라 느끼했다
비가 와락 내렸다가 잠시 좀 덜 내렸을 때 식당을 나왔다
계산도 알아서 앱으로 하는데
남편이 계산하기 직전에 돈내기 아깝다고...ㅎㅎ
그래도 어찌할까 다 먹었으니 내야지!
왼쪽부터 오렌지치킨, 컬리플라워튀김, 새우튀김
다 튀김튀김튀김
무슨 번, 감자튀김
양송이볶음(거의튀김), 보드카파스타(이거 누가 시킴?!),
기름에 담궜다 뺀 빵과 허술한 새우감바스
이렇게 먹고도 성에 차지 않은 남편은
버거킹을 가고 싶단다
정말 우리가 평소 하지 않는 루틴으로
여행왔으니 일탈처럼 그래 가보자!
비가 많이 와서 사람이 적었는지
저녁시간이 꽤나 지나서 그랬는지
아님 그냥 인기가 없는 건지...
자리가 많은 것에 비해선 사람이 적었고
나는 밖을 바라볼 수 있는 자리에 앉았다
주문은 당연히 키오스크로!
사실 버거킹에 한국식 고추장버거가 출시했다고 해서
스톡홀름에서 광고를 봤는데
거기선 관심도 없다가
여기까지 와서 먹어보려고... 참나...
추가없이 기본은 햄버거 단품은 95kr
약 14 000원
우린 느끼하니까 할라피뇨랑 토마토추가
그래서 105kr
세트도 아니고 단품이 15 000원이 넘는
고메 치킨 한국식 고추장버거
이름도 길다
패티는 소고기나 치킨으로 고를 수 있었는데
덜 실패하는 쪽은 치킨이라서
대부분 우린 치킨으로 고른다
치킨 패티는 나쁘지 않았다
튀김먹고 느끼했는데 또 치킨튀김;;
그런데 어디가 고추장?!
그게 참 마음에 안드는 버거작명이었다
할라페뇨랑 토마토 안넣으면 진짜 느끼할 뻔
맛이 나쁘진 않았는데
가성비가 안좋고 '한국식 고추장'이란 이름이 거슬리는 그런 버거
칼스타드 맨홀
2차까지 배부르게 먹고
사실 사진은 없지만
3차로 유일하게 문을 연 체인카페에서
블랙커피도 한잔 나눠 마시고
(기름기를 내리기 위한)
그리고 시내를 산책했다
날씨도 흐리고
시간도 늦어지고
사람은 거의 없지만
남편이랑 같이 나왔으니까 가능한 밤산책
늦은 시간엔
(6월의 스웨덴은 10시가 넘어야 해가 진다)
시내쪽엔 좀 무섭다...
오히려 물가 쪽 주거지가 많은 곳은
괜찮았다
확실히 빈부가 느껴지는...
다음날
호텔조식 먹고 나왔다
아직도 구름은 많은데 잠시 소강상태인 듯한
이 뷰가 참 예뻤는데
날씨가 좋았으면 진짜 대박인 뷰
도서관
주말이라서 문 연 곳이 거의 없다
스웨덴어 + 이 지역 방언
타노스 연상시키는 손가락
바로 이곳이
우리를 이 도시로 오게 만들었다
올해의 스웨덴 제빵부분 1위
스웨덴에선 매년
제과
제빵
커피
이렇게 시상식이 있는데
항상 10위 내에서 보이는 곳이다
올해는 1등
작년에도 10위 안에서 보여서 와봤었는데
그때 먹어보고 맛있고 가격도 착해서
올해 2번째 방문!
맛도 맛이지만
스톡홀름에서 온 우린
가격에 한번 놀랐다
스톡홀름에선 볼 수 없는 가격이다...
종류도 꽤 많다
사진 속 빵들은 스웨덴 어느 빵집에 가나 있는 메뉴들
여름에만 볼 수 있는 빵을 시켰다
6월 한정 주말에만 나온다는
딸기쨈크림빵
(여기선 딸기케이크빵이라고 하는 거 같은데 케잌은 좀 아니고)
왼쪽 종이틀에 든 건 루바브크럼블
이름을 잘 모르겠는데
아무튼 루바브를 넣어서 만든
새콤한 디저트다
호텔조식 먹고와서
또 먹을 수 있을까 했는데
이른 피카처럼 또 먹었다
그리고 또 걷기
동네 산스장(?)
클래식카
스웨덴 옛날 동전이라고
지금은 사라졌단다
우리나라로 치면 10원짜리보다 작은 단위같은?
저 해 문양이 이 도시의 상징인가보다
마침 이날은 도시 내 행사였던
10km 달리기 대회가 있던 날이었다
도시에 사람들이 이렇게 많았나 싶었다
물론 우리같은 외부인들도 있었겠지만
달리기 할 때 비가 안왔다가 또 비가 왔다가
아무튼 이번 여행에선 날씨가 조금 아쉬웠다
구글에서 우연히 보고 들어간 곳
이 커피는 스웨덴 내 마트에서 쉽게 보이는 커피브랜드 중 하나인데
이 커피 본사가 이 도시에 있는 줄 몰랐다
Löfbergs라는 브랜드
보라색 패키징으로 잘 알려져 있다
나는 카푸치노를
남편은 직원의 추천에 의해
콜드브루 뭔 음료를 시켰는데
달달한 맛의 음료에 콜드브루를 부어서 먹는 거라고
단맛이 강해서 우리 둘다 그냥 그랬다
바질잎을 띄운 게 특이하긴 했다
가격이 제일 비싸서 추천했나 싶었다
내 카푸치노가 훨씬 더 좋았다
나오는 길에 커피도 한봉지 샀다
마트에서 팔지 않을 것 같은 걸로 신중히 골라서
실컷 여기서 사가는데 마트에서 또 팔고 있음
너무 억울할 것 같은 마음이 들 것 같았다
갈리지 않은 홀빈으로 한봉지 구매해서 다시 호텔로
우리 호텔뷰
1층은 펍
하늘이 맑았으면 더 예뻤을 뷰
타코를 먹으러 왔다
우리 둘다 고수를 좋아하지 않아서
항상 주문할 때 고수빼고!
메뉴가 생각보다 굉장히 많았고
한국식 치킨버거가 여기도 있다?
고민하다가 타코 2개
필리치즈 샌드위치 1개
생맥주 1잔을 주문
음료도 종류가 많았다
애매한 시간대에 오니 사람이 없어서 좋았다
여긴 오전에 왔던 빵집 바로 앞
블랑 생맥주가
이 도시에 와서 먹은 것 중 탑이다
왼쪽 필리치즈
오른쪽은 타코 2개
샌드위치 시키니까 감자튀김이 같이 나온다
감자튀김 시즈닝이 짰는데
저 찍어먹으라고 준 마요가
참기름맛이 나서 신기
내용물이 실한 샌드위치다
가격이 비싸니까 그래야 한다
오른쪽은 피쉬타코
왼쪽은 치킨타코
치킨이 더 맛있었다
여긴 소스가 8할이다
참기름맛 나는 감자튀김 디핑소스나
이 치킨타코의 치킨에 감겨진 소스가
진짜 킥이다
타코먹고 다시 시내로 나와서 아이스크림
여름한정이란 말에 약해서 샀는데
딸기보단 레몬맛이 더 강했다
여행의 마지막날
오후 늦게 타는 기차라 여유가 있었다
조식먹을 때 자리 잘 잡아서 이런 뷰를 보면서
아침식사를 할 수 있었다
조식먹고 천천히 준비하고
작은 캐리어만 호텔에 맡긴 채
다시 우린 빵집으로 향했다
스톡홀름 집으로 사갈 빵
이럴려고 여기 왔지ㅎㅎ
나중에 집에 가서 둘다 먹었는데
하나는 르방
다른 하나는 견과류건과일빵
진짜 둘다 맛있었다
가격도 착하고(스톡홀름에 비해)
맛도 좋고
1등할만하다
오전 피카
커피랑 아몬드크로와상 바닐라라즈베리번
칼스타드에서 먹은 커피 중에 여기가 제일 맛있는 거 같다
블랙커피가 하나같이 너무 써서 실망했는데
여기 커피가 적당해서 좋았다
스웨덴 블랙커피는 한국보다 훨씬 진하고 쓴 편이다
그런데도 이 도시에서 먹는 것들은 더 그랬다...
내가 그런 곳만 간걸까?
이 빵집 때문에 아마 이 도시는 또 오지 않을까
기차타기 전
기가 막히게 날씨가 좋아졌다
이런...
공원에서 꽃구경하고
마지막 식사
chevre치즈가 올라간 피자
난 치킨샐러드
feta치즈를 별로 좋아하지 않아서
남편한테 다 토스했다
저 엑셀런트 아이스크림 같은 덩어리가 바로 그것
인심 좋게 4덩이나 넣어 주셨네;;
여기도 큐알코드 찍어서 주문했다
다행히 여긴 서빙은 해주는 시스템
요즘은 스웨덴 어딜가나 셀프가 많다
주문도, 픽업도
처음 스웨덴 왔을 때도 그랬듯
여긴 현금을 거의 쓰지 않는다
현금 볼 일이 없다
점점 전자화되는 세상이 무섭기도 하면서
간편해져서 좋은 거 같기도 하고 그렇다
드디어 내가 반한 그 뷰를 파란하늘과 함께 볼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호텔에서 맡긴 짐을 찾아서
기차역으로
그런데 다시 구름이 덮히면서 비가 왔다
날씨가 참...
칼스타드 기차역은 한창 공사중이다
아마 내년은 되야 끝나지 않을까 싶은데
지금은 완전... 흠...
사진으로 보이는 이 플랫폼이 전부인 그런 역
아무것도 없다
괜히 일찍와서 춥고 심심하고
트랙에서 토끼를 만났다
길을 잘못들어서 온 것 같은데
그래도 마지막 선물 같은 만남
안녕 토끼
다행히 스톡홀름으로 돌아가는 기차는 연착되지 않았고
정방향이었고
좌석 간격도 넓어서 좋았다
주말동안 새로운 도시에서 보내고 돌아오니
다시금 스톡홀름에 대한 애정이 또 생겼다
이래서 여행하는 거지
집이 최고다 느끼려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