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신 《서평가 되는 법》

읽고 쓰는 사람으로 책세상을 만끽하기

by Clare books

저자 김성신은 ‘서평가를 발굴하는 서평가’라고 자신을 소개한다. 30년 가까운 세월을 서평가로, 출판평론가로 살아온 분이다.


‘서평가’란 나에게는 참 멋지게 느껴지는 단어이다.
그러면 ‘서평가 되는 법’이란? 책 서두에 결론이 먼저 나온다.

책을 읽고
서평을 쓴 뒤
자신을 ‘서평가’라고 선언한다.
끝!

내가 쓰는 글이 서평으로서 다른 이들이 시간을 들여 읽을만 한지 잘 모르겠음에도 불구하고, 책읽고 글쓰기에 일년 넘게 내가 빠져들어 멈추지 못하는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이는 좋은 책을 읽고 난 후, 책이 나에게 떠올리게 한 생각과 느낌을 음미하고자 함이다. 책을 다시 찬찬히 살피며 ‘내가 읽어낸 책’으로서 하나의 완결된 글을 쓰는 것은, 좋은 책을 대하는 나의 애정과 경의의 표현이기도 하다.


서평은 그 목적과 순기능으로 나로 하여금 계속 쓰도록 동력을 제공함이 흥미롭다. 내가 발견한 좋은 책을 소개함에 있어 홍보와 다른 부분은, 책에 대한 나의 개인적인 경험이 표현됨으로서 책의 매력이 드러나고, 그러한 책을 찾고 있던 사람에게 닿게 된다는 것이다.

이에 좋은 책과 누군가의 만남이 되기를 바라며, 노력과 시간을 꽤 들이게 된다.


이 책을 읽으며 새롭게 알게된 사실이 있다. 저자는 서평이 의외의 브랜딩 전략이 됨을 알려 준다. 서평을 씀으로서 획득할 수 있는 지적인 이미지는 굉장히 고급스럽다고 말한다.

아래 저자의 말은 나에게 큰 격려로 다가왔다.


독서는 인간의 지성을 상징하는 행위이고,
여기에 더해 읽은 책에 대해 글을 써서 남기는 일이라면 극도의 지적 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서평을 쓴다는 것은 어쩌면 문명사회에서 살아가는 인간이 할 수 있는 가장 지성적인 행동이 아닐까 싶다.


저자는 서평의 본질을 ‘책에 대한 사랑’과 ‘공공성’이라고 정확히 짚었고, 좋은 글은 좋은 ‘표현’이기보다는 좋은 ‘생각’이라고 말해 준다.

저자는 서평가가 현대 사회에 꼭 필요한 존재라고 강조한다. 종이책이 사라지더라도 어떤 형태로든 지식의 집약체인 출판은 존재할 것이고, 그 많은 것 중에 뭘 읽어야 하는지를 인도하는 것이 서평가이기 때문이다.

또한 저자가 짚어낸 트렌드인데, 최근에 책이 일종의 ‘필터’로 기능한다고 한다. 책을 사이에 둔 만남은 안전하다는 것이다. 책이 안전한 관계, 지적 네트워크와 소통, 유익한 커뮤니티의 도구로 기능하고 있음은 나도 이미 공감하고 활용하고 있는 부분이다.

책 속에는 또한 저자가 발굴해 낸 여러 배경을 가진 서평가들의 활약상이 담겨 있다. 그들의 이야기는 서평가로 살아감의 매력을 흠뻑 느끼게 해 주며, 잔잔하게 감동으로 다가온다.


책 속의 문장

- 유재덕의 책 '독서주방' 서문에는 내가 읽다가 순간 울컥 눈물이 쏟아질 정도로 감동받은 구절이 있다.
"내가 읽었던 책들을 핑계로 나의 인생 이야기를 적어 보았다. 책을 읽고 글을 쓰면서 나는 한 가지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독서는 힘이었다. 관념적인 비유가 아니라 구체적이고 현실적인 에너지 말이다. 독서를 통한 지적인 포만감은 나를 훨씬 강인하게 만들어 주었다. 이 강인함은 나를 이전과는 전혀 다른 사람으로 변화시켰다. 책을 읽기 전의 나는 하루하루를 겨우 살아내는 전형적인 소시민이었다. 나는 이제 어떤 식으로든 세상에 선한 영향력을 미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나의 일상 속에서 매일 매 순간 그런 일들을 찾는다. 내가 읽었던 책 속의 사람들이 그랬듯이 말이다. 책이란 어느덧 나에게 아이언맨의 슈트와도 같은 것이 되었다."


- 무엇보다 책과 저자에 대한 엄청난 애정을 바탕으로 쓴 김미옥의 서평은 독자는 물론이고 책을 펴낸 작가들을 감탄하게 했다.. 예리한 사회의식과 뛰어난 현실 감각을 바탕으로 평이한 듯하지만 간결하면서도 핵심을 잘 찾아내서 해설하는 그녀의 서평은 독자들 사이에서 반향을 일으키며 일종의 팬덤을 만들어 나갔다.. 의 독서 편력은 다양해서 문학, 인문, 시사, 과학까지 분야를 가리지 않는다.. 그녀는 자신의 지식을 과시하거나 우월감으로 표현하지 않는다. 그저 자신이 먼저 읽고 매료된 책과 작가를 독자들에게 전달하려고 노력한다. 그것뿐이다. 책에 대해 말하지만, 문체는 감성적이고 뜨겁다.. 오로지 책을 향한 순수한 열정으로 서평을 쓴다.. 냉랭한 독자를 뜨거운 팬으로 변모시키는 김미옥 서평가와 같은 존재를 앞으로 우리 출판계가 많이 배출해 낼 수 있으면 좋겠다.


김성신 《서평가 되는 법》. 유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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