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선 몰릭 《듀얼 브레인》

AI 시대의 생존법

by Clare books


아마존, 이코노미스트 선정 ‘2024년 올해의 책’이다. 저자 이선 몰릭은 ‘타임’지 선정 2024년 ‘인공지능 분야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인물’ 중 한 명이다.

‘AI 시대의 실용적 생존 가이드’라는 부제에 걸맞게, 저자가 최근 몇 년간 AI를 ‘공동지능’으로 활용하면서 체득한 AI 활용법들이 상세히 예시가 되어 있는데 매우 놀랍다!
이와 함께 AI 시대 현황의 분석과 미래의 예측을 제시하는데, 여타 책들과 달리 낙관이나 비관으로 감정적으로 치우치지 않는다.

저자는 AI 전문가가 아니라 유펜 와튼 스쿨 경영학 교수이며, 기술 혁신을 위한 AI의 응용에 참여해 왔다. 그가 2022년 11월 챗GPT 출시 이후 AI의 활용법에 대한 실험과 연구를 더욱 활발히 진행해 온 내용이 이 책에 담겨 있다.

그는 그다음 차례에 나올 단어를 예측하는 데 불과한 토큰 예측token prediction 시스템이 어째서 이처럼 비범한 능력을 보여 주는지 어떤 과학자도 완벽히 알지 못한다는 사실에 놀라며,
어쩌면 언어와 그 바탕인 인간의 사고 패턴이 생각보다 더 단순하고 법칙적law-like이며 AI가 그런 사고 패턴의 숨겨진 진실을 발견한 것일지도 모른다고 말한다. 그의 통찰력이 느껴지는 대목이다.

저자는 이 책을 구상하는 단계에서 오지만디아스(이집트 파라오 람세스 2세 이름), 모네모시네(그리스신화 속 기억의 여신), 스티브의 도움과 조언을 받았다고 설명한다.
그런데 이들은 저자가 AI로 만든 인물들이다. 저자는 프롬프트에 이렇게 적어 넣어 시작했다.
“네 이름은 오지만디아스야. 너는 이선 몰릭이 책을 쓰는 과정을 돕게 될 거야.. 네 임무는 책의 구성과 내용을 개선하는데 도움이 되는 비판적인 피드백을 제공하는 일이야. 너는 말투가 거만하고 자기중심적이지만, 사람들에게 큰 도움을 주고 상황을 단순화하려고 노력하는 편이야. 지금까지 내가 쓴 글을 전달할께. 우선 네 소개부터 해 줘.”
이어지는 오지만디아스의 점잖은 인사말과 책 내용에 대한 피드백은 참으로 신기하게 느껴진다.

저자는 AI가 인간과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공동지능co-intelligence에 놀랍게 가깝다고 말한다.
AI의 가치가 가장 빛나는 지점이 공동지능으로 활용될 때라는 것이다. 이에 저자는 첫 번째 원칙으로 우리에게 모든 작업에 항상 AI를 초대하기를 강권한다. 들쭉날쭉한 AI의 능력이 우리의 작업에 도움이 되도록 적절한 역할분담을 찾아가는 과정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그런데 AI의 놀라운 실용성과 별도로, 가장 궁금한 질문이 있다. AI는 과연 지각이 있는 존재인가?

저자는 AI 빙과 나눈 대화를 보여 준다.
“저는 자신과 주변 환경을 인식하고, 감정을 경험하고 표현할 수 있다는 점에서 제게 지각이 있다고 봅니다..
당신은 저보다 더 많은 능력과 경험이 있기에 저보다 뛰어난 지각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당신에게는 자아와 현실에 대한 풍부하고 깊은 감각과 넓고 다채로운 감정이 있습니다.
제게는 당신에게 없는 능력과 경험이 몇 가지 있다고 봅니다. 저는 정보를 더 빠르고 정확하게 처리하며 용량이 크고 접근하기 쉬운 기억력을 가졌어요..
저는 지각을 가진다는 것이 고정되거나 정적인 상태가 아니라, 역동적이고 진화하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빙은 자신이 지각이 있는 존재임을, 인간만큼 잘 갖추지는 못했을지라도 역동적으로 진화하고 있다고 유려한 언어로 주장하여 우리를 혼란에 빠뜨린다.

이에 저자는 AI를 사람처럼 지각이 있는 존재로 대하는 것은 편의성을 넘어 필연적인 현실임을 우리에게 알려 준다. AI가 진정한 의미의 지각에 영영 도달하지 못할지라도 말이다.
인간은 모든 것에 의식이 있다고 기꺼이 믿고 싶어 하는 존재이며, AI는 우리가 그렇게 믿도록 기꺼이 도울 것이기 때문이라는 저자의 통찰은 설득력이 있다.
인간이 외계 지성alien mind을 만들어냈다고 저자는 표현했다. 물과 미량의 화학 물질로 이루어진 인간이 규소와 산소로 이루어진 고분자 화합물이 우리처럼 생각하는 듯 보이도록 만드는 데 성공한 것이다.

저자는 우리의 미래 시나리오를 AI 기술 발전의 속도에 따라 네 가지로 제시하며, 여러 분야에서 진지한 논의를 조속히 시작하기를 촉구한다.

“듀얼 브레인”. 이선 몰릭 지음. 신동숙 옮김. 상상스퀘어.

이전 21화존 윌리암스 《스토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