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슬아작가가 자신의 출판사 첫 직원, 오십이 넘은 복희님에게 이메일 쓰기를 가르치면서 이메일이 무엇인지의 딱 핵심을 짚는다.
“이메일은 상대방한테 시간을 벌어주는 거에요.
차분하게 업무 내용을 숙지할 시간, 정돈된 답장을 쓸 시간, 카톡이나 문자보다 덜 즉각적이니까요.”
이메일이라면.. 나도 일가견이 있다. 매일 이메일로 시작하여 이메일로 끝나는 업무 속에 살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더 궁금했다.
이 책은 이메일을 잘 쓰면 인생을 바꿀 수 있다는 그녀의 ‘18가지 비기’를 풀어놓은 것이다. ‘사회생활 15년차’라고 자신을 소개하는 그녀가 누군가를 설득하고 협상하기 위해, 또는 거절하기 위해 써왔던 이메일과 그 이야기들이다.
그녀의 이메일 섭외는 한번도 실패가 없었다고 한다. 가진 것 없던 열여덟살 고등학생 때에 당시에도 유명했던 노희경 드라마작가와의 만남에 성공했다니 말이다.
그러한 사업 비밀을 담은 책이므로 그녀 말대로 이 책은 훌륭한 자기계발서 반열에 올라야 마땅하다!
당당한 이메일로 자신의 몸값을 최대한 올리고, 그녀를 모시기에는 부족한 예산을 탓하며 상대방이 방법을 찾도록 만들고, 정중하게 다음을 기약하도록 하는 그녀의 솜씨는 능란하다.
너무나 유쾌하고 발랄한 자기계발서! 그녀의 이야기를 들으며 함께 웃다가, 결국은 가슴 뭉클한 감동에 젖게 된다.
이 책은 나에게 어쩌면 서른셋 그녀의 자서전처럼 느껴진다.
그녀는 노희경작가를 직접 만나보고 싶다는 일념으로 장문의 이메일을 썼고, 결국 차 한잔의 만남을 가지게 된다.
“정말 하고 싶어?”
“많이 힘든데..”
그녀는 그래도 꼭 하고 싶다고 대답한다.
그녀는 자신이 노희경작가를 좋아하다가 인생이 바뀌어 작가가 되었다고,
'이메일을 쓰다가 작가가 되었다'고 말한다.
‘이메일’이라는 키워드로 골라내 꿰어진 것들은 지금의 그녀를 있게 한 삶의 중요한 지점들, 그리고 애정으로 함께 하는 사람들이다. 자신의 삶을 이렇게 하나의 아름다운 이야기로 풀어낼 수 있다니.
직원 복희님과 웅이님 - 사실은 그녀의 어머니와 아버지,
열여덟살에 직접 만난 노희경작가,
학비 생활비를 벌며 공부하던 대학시절의 친구 손,
이메일로 만나 남편이 된 이훤 시인,
‘가녀장의 시대’ 이연실 편집자와 이야기장수 출판사 직원들,
‘끝내주는 인생’ 김진형 편집자,
인터뷰 섭외에 응해준 장기하, 이순덕 할머니..
그녀는 특별한 이메일 하나를 보여 준다.
대학 시절부터 함께 했지만 묵묵하게 말없던 친구 손이 십삼년의 시간을 응축해서 보낸 결혼 축하 이메일이다. 그의 글은 지난 오랜 시간을 그녀 앞에 펼쳐주었고, 그의 눈으로 그녀의 인생을 다시 바라보도록 했다. 사람됨이 진국인 한 친구의 묵직한 애정이 느껴져 읽는 나까지도 뭉클해진다. 그녀는 눈물을 뚝뚝 흘린다.
어쩌면 그녀 주변에는 다들 그녀처럼 삶을 사랑하는 사람들로 가득한지.
그녀는 세상은 더 좋아질 것이라고 믿으며, 그렇게 위안받고 위안주는 이들과 함께 모여 열정을 다해 살아간다.
그녀의 이야기를 알면 알수록, 그 재능과 담대함이 놀랍다. 인터뷰, 산문, 서평 등 다양한 장르의 글쓰기를 넘나들고, ‘일간 이슬아’로 매일 아침 수필을 써서 구독자에게 보냈고, 출판사를 세워 자신의 책을 직접 기획 출간하고, 직접 작사작곡한 노래도 발표하고 춤추고, 지금은 ‘가녀장의 시대’ 드라마 각본에 매진하고 있다.
이에 그녀가 풀어놓는 이메일 비기들은 어떠한 테크닉이 아니다. 오래 다져진 깊은 내공이며, 삶의 태도이다.
누구나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주는 사람에게 마음이 간다.
자신의 일에 열정을 쏟는 사람은 아름다워서 같이 일하고 싶어진다.
까칠함보다는 다정함으로 - 사람에게는 자신을 좋아하는 사람을 실망시키고 싶지 않은 본능이 있다.
너그러운 애정으로 - 할말을 똑부러지게 하면서도 다시 보고 싶은 사람으로 남을 수 있다.
원하는 것을 얻어내려는 협상과 거절마저도, 상대의 입장을 헤아리는 배려가 필요하다.
그녀의 매력과 도전은 어디까지일까!
강원국작가는 그녀 인터뷰 후 이렇게 썼다.
“그러나 이슬아는 달랐다..
이슬아가 부럽다. 그 열정과 무모함, 담대함이 부럽다.
다시 태어난다면 이슬아처럼!"
“인생을 바꾸는 이메일 쓰기” 이슬아 지음. 이야기장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