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부터 방송에서 소독을 한다고 했다.
으음... 뭔가 쎄~한 느낌이 스멀스멀.
지난번 방송에서는 일방적인 휴먼들 입장에서
“개를 조심시키세요.”
“휴먼이 물리지 않도록 단속하세요.”
이렇게 방송을 했다.
아니, 뭐? 우리가 범죄자야?
왜 댕댕이들만 죄인처럼 몰아가는 건데?
나, 막둥이. 평생 착하게 살아왔는데 억울해 죽는 줄 알았지.
그때 우리 집에 온 소독 휴먼, 내가 조용히 쳐다봤거든?
근데 그 인간, 내 눈을 보고도 소독통을 휘둘렀다니까!
어이없어서 나 진짜, 너무너무 기분이 나빴지만…
참았어.
안 짖었고, 안 물었고, 그냥 입 꾹 다물고 말았다고.
아... 나 진짜 성인군견이야.
근데 이번 방송은 좀 다르더라.
“댕댕이들 놀라지 않게 조심해 주세요~”
오오? 분위기 전환?
나름 감동 먹었어. 드디어 우리가 존중받는 세상인가 싶었다고.
그런데 오늘 아침, 우리 휴먼.
갑자기 나를 작은방으로 유인하더니
내 몸을 푹-! 밀어 넣더니 문을 쾅! 닫아버리는 거야.
아니... 이거 무슨 감금 시추에이션...?
이게 요즘 유행이라는 그 방콕인가?
심지어 작은방 문이 '찰칵' 하고 잠겨버렸다!
안에서 잠금장치까지 걸린 거야.
나? 손 안 닿아.
내 다리? 숏다리라서 아무리 폴짝해도 문고리는 닿지도 않아.
누가 들어가기 전에 그 잠금장치 눌러놨냐고!!
범인은 이 안에 있어... 아니 나잖아!?
무서웠어. 진짜.
10년 개생에 이런 공포 처음이야.
밖에서는 우리 휴먼이
뭐 자꾸 들고 와서 문구멍에 찌르고, 푹푹 찔러보고,
다시 나갔다가 뭐 또 들고 오고…
도구를 바꿔가며 열쇠공 놀이 중이었어.
휴먼, 그거 놀이 아니야. 나 여기 갇혀있다고!!
난 무서워서 구석으로 쏙 숨어서
작은 숨만 쉬며 진심 ‘조용히 미쳐’ 가고 있었지.
그러던 어느 순간!
문구멍에서 딸깍 소리가 났다.
그
리
고
문이…
열렸다.
휴먼과 눈이 마주쳤다.
나는 한마디 했다.
“학. 씨….”
그 눈빛, 그 표정.
“막둥아 미안해~”라는 말보다
“그래도 네가 작아서 다행이다~”처럼 들렸던 건… 기분 탓이겠지?
이제 문제는 이거야.
소독은 자주 하거든.
그럼 나 또 갇히는 거야?
이러다 문단속 전문견 되는 거 아냐?
무서워서 집 열쇠 달라고 할 뻔했잖아.
이쯤 되면, 나 키 달고 다녀도 되지 않겠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