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 아이의 엄마로 살아가는 무게 2

내 어린시절을 돌아보며... 두번째 이야기

by hyun

내 이야기는 그리 특별하지도 않다.

포카리스웨트 촬영지로 유명한 호주 바이런베이

나는 공부를 좋아하는 사람이 아니었던 것 같아. 잘하지도 않았고, 대신 다른 데에 관심이 많았어.

예를 들면 초등학교 때 방학 숙제 만들기. 그건 정말 좋아해서 초등학교 6년 동안 상을 놓쳐본 적이 없어.

손재주가 막 좋은 건 아니었는데, 우리세대 방학숙제로 주던 슬기로운 방학생활 책을 완벽하게 수행해서

만드는 과정이 너무 재미있었어.

생각해보면 웃긴 게, 우리 부모님은 공부를 억지로 시키지도 않으면서 잘하길 바랐다는 거야.

하지만 알잖아, 초등학교 때까지는 그냥 다 비슷해. 나도 딱히 잘하지도 못하지도 않은, 그냥 중간 정도였어.

중학교에 가서도 공부를 잘하는 편은 아니었어. 그래도 중위권 정도는 유지해서 인문계 고등학교를 가는 데 문제는 없었지.

큰 외삼촌이 공부를 정말 잘해서 서울에 있는 좋은 대학을 다니고 있었는데, 우리 집에서 하숙을 했거든.

그래서 나는 삼촌에게 맞아가며 공부를 배웠어. 삼촌이 무서워서 억지로라도 공부를 했고, 그 덕에 성적을 유지할 수밖에 없었지. 결국 인문계 고등학교에 간 것도 그 영향이 컸어.

근데 나는 진짜 수학이 너무 약했어. 영어도 그랬고.

우리 세대는 초등학교 때 영어를 배우지 않았잖아. 그래서 중학교 때 처음 시작했는데, 초등학교 때부터 선행한 친구들을 따라갈 수가 없었어. 그때 나는 내가 정말 멍청하다고 생각했어.

영어 단어 시험을 보면, 나는 정말 밤새도록 외워서 갔는데도 자꾸 틀렸어.

근데 시험 시작 전에 잠깐 수첩만 들여다본 애들은 100점을 받는 거야.

그걸 보면서 나는 완전히 좌절했어. '나는 진짜 머리가 나쁜가보다.'
IQ가 100도 안 될 거라고 생각했고, 자존감은 땅바닥 밑으로, 지하 깊숙이 내려가는 기분이었어.

그렇게 나는 고등학교에 갔어. 그때 정말 친했던 친구가 우리 집에서 꽤 멀리 있는 고등학교를 같이 가자고 했거든, 근데 그 학교 교복이 너무 예뻤거든. 그래서 멀다는 걸 알면서도 그 친구를 따라서 그 학교를 선택했지.

학교는 가는데만 50분을 버스타야 했고 버스에서 나는 음악을 들으며 공상을 자주 했어 그것들은 내 시나 소설의 아주 좋은 영감을 주었지.

고등학교 1학년을 마치고 내 친구가 갑자기 뉴질랜드로 이민을 간다는거야 정말 너무나 뜬끔없었어

나는 그 친구따라 학교를 간건데 배신감도 들고 기분이 이상했어

그런데 친구가 나한테 같이가자고 하는거야 우리는 한동네에서 어릴적부터 자랐기 때문에 부모님하고도 다 알고 지냈었어 나를 데리고 가줄 수 있다는거야.

근데 나는 너무 무서웠어. 학교를 자퇴한다는것도 집에서 나가서 산다는것도 해외여행 한번 가본 적 없는 나에게 이민이라는 건 정말 상상도 못할 일이었거든

그렇게 친구는 뉴질랜드로 떠났고 나는 또 그렇게 인생의 중요했던 기회를 날렸어.

하지만 그때까지만 해도 내가 작가가 되고 싶다는 마음에는 흔들림은 전혀 없었어.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고등학교 때까지, 정말 줄곧 내 꿈은 한결같이 작가였거든

처음엔 소설가가 되고 싶었고, 어느 순간엔 시인이 되고 싶었고, 또 라디오 작가나 드라마 작가도 되고 싶었어. 내가 작가말고 다른일을 하게 될거라고는 생각해본 적도 없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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