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여름의 12월 31일

by hyun

아무리 힘들어도
지금의 이 시간은 결국 흐르고 있다.

IMG_4334.jpeg 썬샤인 코스트 누사비치

길고 길었던 2025년을

가장 먼저 보내버릴 수 있어 다행이다.

나에게 12월 31일은
늘 후회로 가득했고
아쉬움으로 얼룩져 있었다.

올해는 흔한 와인 한 병으로도 마무리를 하지 못한 채
노트북 앞에 앉아 있다.

나를 혹사시켰던 2년의 시간에 종지부를 찍었던 2025년.
한국에서 휴식기를 가지고 싶었지만 마음은 지옥 속에 있었고,
가까스로 뉴질랜드에 도착해 삶을 이어가고 있는 지금의 나.

2026년은 어떤 일이 나를 기다리고 있을까.
또 어떤 어려움이 나를 시험할까.
나는 어떤 것을 정리하고, 어떤 것을 가져가야 할까.

2025년을 가장 먼저 떠나보내고
2026년을 가장 먼저 맞이하게 된
뉴질랜드에서의 12월 31일,


오늘 나는 내 바람을 적어본다.

나는 좀 더 나은 사람이 되고 싶다.
과거의 나를 다시 찾아가고 싶다.
12년에 걸쳐 천천히 망가졌던 나를 다시 천천히 회복시켜
두 아이를 단단하게 키울 수 있는 단단한 엄마가 되고 싶다.

온전히 나의 삶을 되찾고 싶다.
생각만 하는 삶이 아니라 행동하는 삶을 살고 싶다.

나의 생각을 글로 정리하고 싶다.
내가 놓아버린 것들을 하나씩 다시 움켜쥐고
앞으로 나아가고 싶다.

성당에 다시 나가고 싶다.
지금보다 딱 한 뼘만 부지런한 사람이 되고 싶다.


잘 가,
2025년의 힘들었던 시간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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