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의 첫번째 관문
현직 트레이너의 건강관리 에세이
우린 음식의 맛과 포만감을 느끼면서 먹는 법을 잊었다. 많은 양을 먹어야 충족하게 되고 빠른 시간 많은 양을 먹게 되니 포만감이 오기도 전에 필요 이상으로 많이 먹게 된다. 배부름 신호를 무시한 채 계속 지내다 보면 진짜 배부름을 알아차리지 못하게 되고 필요이상의 음식섭취로 살이 찌게 되는 것이다. 우린 이런 악순환을 끊어내야 한다.
모든 음식을 천천히 곱씹어먹으면서 맛을 느껴보자. 그러다 보면 생각보다 적은 양으로도 포만감을 느끼게 된다. 든든히 먹더라도 속이 편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받을 수 있다. 식사의 포만감은 물리적인 양에 따라서 느끼는 게 아니라 화학적 작용으로 뇌에서 느끼는 것이기 때문이다.
무엇을 먹든 상관없다. 어떤 음식이건 천천히 먹으면서 맛을 느껴보자. 반드시 식사의 만족감이 양이 아닌 질에서 온다는 걸 몸소 느껴야 조절이 쉬워진다. 평소에 먹는 양보다 적은 양으로도 충분히 만족감을 느낄 줄 알게 된다면 다이어트는 쉬워진다. 천천히 먹으며 진짜 포만감의 신호를 잘 캐치하다 보면 필요 이상 먹을 시의 더부룩함을 불쾌히 여기게 되는 건 자연스러운 몸의 반응이다. 양을 절제하려고만 하지 말고 그저 맛과 포만감에 집중해서 먹어보길 바란다.
맛없는 건 먹지 말자. 건강한 음식으로 맛없게 먹어야 다이어트가 된다고 아는 사람이 많다. 건강하다고 하는 것들을 먹어주는 것. 너어무 좋지만 무엇보다 맛있고 일단 내 입맛에 만족스러워야 한다. 몸에 건강하다고만 하는 음식을 먹어주는 것보다 정말 내가 원하고 필요한 걸 먹어줬냐가 오히려 나를 챙기고 건강을 돌보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의 니즈를 자꾸 무시한 채 아쉽게 충족을 못 시키면 알게 모르게 참고 있다가 내 이성 에너지가 떨어질 때 억눌린 식욕이 터지는 상황이 온다.
두 가지 예시를 들어보겠다. 하나는 다음과 같다. 초콜릿을 먹고 싶었지만 초콜릿은 살찌니 대신 맛이 덜한 단백질바를 먹는 경우이다. 내가 원한 건 캐러멜이 입힌 쫀득하고 찐한 초콜릿바였는데 대신 먹은 단백질바는 퍽퍽하고 맛이 덜해서 아쉬움이 든다. 더 건강한 것이라고 생각하면서 큰 거 하나, 아니 하나를 더 먹어서 양으로라도 만족한다. 만약 생각했던 초콜릿바의 맛을 제대로 재현된 건강한 제품을 선택하고 만족했다면 모른다. 맛이 아쉬운 단백질바를 먹었다면 충족하지 못한 채 내 머릿속에 초콜릿은 사라지지 않고 맴돌 것이다. 심지어 초콜릿 하나 가지고 만족할 수 있을 것을 아쉬운 맛이지만 양으로라도 충족시켜 결국 그 이상의 칼로리 섭취를 하게 한다. 이건 이대로 머릿속에 초콜릿은 사라지지 않으며 스트레스받는 일이 생길 때 초콜릿으로 폭식하게 될지도 모른다.
나머지는 다음과 같다. 피자가 먹고 싶지만 다이어트를 위해 샐러드를 먹는 경우이다. 피자는 살찌는 것이라며 참고 있다가 어느 날 인간관계와 일로 스트레스가 폭발하는 날엔 보상심리까지 더하게 된다. 피자를 시켜서 한판을 다 먹는 일이 생기게 되는 것이다. 평소에 피자 한 두 조각으로도 충분한 포만감으로 기분 좋게 먹을 수만 있다면, 그랬을 때와 한 순간 피자로 폭식하는 것을 비교했을 때 어떤 것이 더 건강하다고 할 수 있을까. 식욕을 억누르지 말고 정해놓은 식사시간에 당기는 걸 먹되 만족감 있게 적절한 양을 먹는 것이 훨씬 건강한 선택이다. 우리가 맨날 특정음식이 당기기만 하진 않는다. 그럴 땐, 맛있는데 건강에도 좋은 메뉴를 선택한다면 굉장히 탁월한 건강관리가 될 것이다.
기분 좋아야 반복할 수 있다. 일단 내 입맛에 맞는 음식을 선택해서 먹는다. 천천히 곱씹으며 맛있게 먹고 포만감을 제대로 느껴보자. 이렇게 음식섭취를 했을 때 속이 편하고 기분 좋은 느낌을 몸소 느껴보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