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통 교실은 칸막이로 가려져 있다. 아이들은 마스크를 쓰고 있으며 친구의 얼굴은 보이지도 않고, 그저 발걸음만 교실로 들여놓았다가 가만히 앉아서 수업을 듣고 다시 교실 밖으로 발걸음을 내닫는다.
학교에서의 역할극은 늘 학생들에게 가장 흥미로운 활동이다.
이런 상황에서 마주친 역할극 수업.
무엇이 그리 신날까? 가림판으로 가려진 벽을 넘어서 친구의 음성과 모습을 마주할 수 있기 때문일까? 짝과의 역할극에 최선 그 이상의 혼신의 힘을 다하는 모습이 다소 웃프게 보였다.
예전 같으면 침을 튀기며 자신의 역할에 몰입해서 친구와의 없던 장벽도 무너뜨리고 움직임에도 불편함이 없었는데 코로나 속 역할극은 1중 마스크, 2중 가림판, 3중 보이지도 들리지도 느껴지지도 않는 감정에 역할극을 글로 배운 것처럼 자리에서 가만히 앉아 목소리로만 연기를 하느라 불편한 점이 너무 많았다. 이는 학생들의 창의성과 소통 방식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가림판 역할극도 화상 수업 플랫폼을 통해 진행되는 역할극에 비하면 아주 나은 경험이다. 학생들은 카메라 앞에서 자신의 역할을 연기해야 했고, 이는 기존의 물리적 공간에서 이루어지던 역할극과는 완전히 다른 방식이었다. 비디오 화면 속 작은 네모칸에서 연기를 펼치는 것은 학생들에게 새로운 도전이었다.
기술의 한계로 인해 발생하는 소리 끊김, 화면 멈춤 현상은 때로는 역설적으로 웃음을 유발하기도 했다. 때로는 한 학생의 연기 중간에 인터넷 연결이 불안전해져 갑자기 화면이 멈추거나 소리가 끊기거나 학생이 사라지는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 이런 예기지 못한 상황들은 학생들의 즉흥 대처 능력을 자극하여 끌어올리는 계기가 되기도 했다.
물론 온라인 역할극은 공간의 제약에서 벗어날 수 있는 새로운 가능성을 열어주었다. 배경화면을 자유롭게 바꾸거나 다양한 가상 요소들을 활용할 수 있었다. 학생들은 상상력을 발휘해 현실에서는 불가능했던 공간과 상황을 연출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변화에도 불구하고 대면 역할극만이 가진 고유의 에너지는 여전히 대체할 수 없었다. 서로의 호흡을 느끼고, 직접적인 감정을 공유하며 상호작용하는 현장의 역동성은 화상 수업으로는 전혀 재현할 수 없었다. 물론 비대면 상황에서도 최선을 다해 연기했지만, 근본적으로 느끼는 아쉬움은 숨길 수 없었다.
그렇다면 마스크를 쓰고, 가림판으로 가려도 실제 대면하고 역할극을 하고 있기 때문에 좀 나을까? 우리가 공연장에 찾아가서 관람하는 공연을 생각해 보자. 배우들이 마스크를 쓰고 있고, 가림판으로 가려져 있으며 움직임이 어렵고, 제자리에서 공연을 하고 있다면 어떨까? 당연히 이 글을 읽는 모든 사람들의 생각은 어렵지 않게 일치하리라고 생각된다.
역할극을 하면서 상대방의 눈과 입모양을 바라보고, 상대방의 표정과 몸짓을 살피며 방청객의 호응이 함께 어우러질 때 비로써 역할극이 완성되는 것이다. 얼굴을 가리고 입을 가리고 표정을 가리고 몸짓이 제한되어 버리면 그건 역할극이 아니며 또한 그건 교육이 아니다.
코로나는 단순히 역할극의 형식을 바꾼 것이 아니라, 학생들의 소통 방식과 창의적 표현 방법 전체를 바꿔버렸다. 이 시기를 거치면서 학생들은 기술과 예술보다는 소통의 절실함을 느끼게 되었다. 정말 역설적이게도 제한된 상황은 학생들의 소통 본능과 대면 욕구, 창의성을 더욱 자극하는 계기가 되었다.
그래서 코로나가 끝난 지금 아이들의 대면 역할극은 그 어느 때보다 소통이 왕성하고, 친구와 함께 손짓, 발짓, 몸짓이 가득한 웃음 넘치는 소중한 활동이자 교육활동이 되었다.
친구의 얼굴을 보고 웃으며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할 수 있는 지금이 그 어느 때보다 소중함을 느끼며 오늘도 아이들은 성장하고 있다.
감사의 말: 친구야! 우리 같이 놀자. 친구랑 함께 놀아서 좋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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