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김없이 4교시 공부 시간이 끝나고 점심시간이 찾아왔다. 아이들은 급식을 시작하기도 전부터 흥분하며 레이싱을 시작하려는 자동차처럼 돌진하기 일보 직전이었다.
급식을 하는 공간은 단순한 음식을 먹는 공간이 아니다. 매일 학생들이 모이는 이 공간은 수많은 이야기와 비밀이 숨겨진 신비로운 장소이다. 급식 배식대 뒤에서 벌어지는 일들은 마치 보이지 않는 연극처럼 복잡하고 흥미롭다.
학교에서 점심시간은 단순히 배를 채우는 시간이 아니다. 이 짧은 시간은(보통 50분) 학생들에게 또 다른 배움의 장이자 성장의 기회이다.
급식실은(또는 점심시간에만 급식실로 변신하는 일반 교실) 교실과는 또 다른 독특한 학습 공간으로, 여기서 학생들은 음식을 통해 다양한 경험과 교훈을 얻는다.
학생들은 급식을 통해 다양한 사회적 관계와 사회적 규칙을 배운다. 배식 순서를 결정하는 암묵적인 규칙부터 음식을 나누고 교환하는 미묘한 상호작용까지, 급식실은 작은 또 하나의 교실 축소판과도 같다.
음식을 나누며 협동심과 배려를 배우고, 친구에게 자리를 양보하거나 가끔은 서로의 반찬을 나누는 모습에서 인간관계의 기본을 익힌다.
음식을 함께 먹으면서 대화를 나누고, 서로의 경험을 공유하는 과정은 사회성을 기르는 중요한 시간이 된다.
영양 균형과 식문화에 대한 이해도 점심시간의 중요한 학습 요소이다. 학생들은 각 음식의 영양가를 배우고, 다양한 식재료의 조화를 이해한다. 때로는 익숙하지 않은 음식을 접하면서 새로운 맛과 문화를 경험하고, 이는 학생들의 미각뿐만 아니라 음식에 관한 맛의 영역을 넓히는 기회이다.
하지만 이런 맛의 영역을 확장해 나가기를 기대하는 교사의 기대는 자주 무너진다.
“선생님 급식 남겨도 돼요?”
“얘들아, 너희들이 급식을 무상으로 먹지만 이건 여러분들의 부모님이 열심히 일해서 내신 세금으로 먹는 거야. 그러니까 감사하는 마음으로 골고루 먹어야지. 지금 밥을 먹고 싶어도 못 먹는 아이들이……”
매일 같이 일장 연설을 뿜어내는 나 자신이 가끔은 앵무새 같기도 하고, 매일 같이 반복되는 모습에서 ‘나는 누구인가’ 하는 생각이 가끔 들기도 한다.
음식을 남기는 문제는 급식실의 중요한 이슈이자 학급에서도 자주 다뤄지는 중요한 논제이다. 이것은 학생들의 미각과 개인적 취향, 그리고 음식물 낭비에 대한 사회적 인식이 복잡하게 얽혀 있다.
어떤 학생은 양심의 가책을 느끼며 음식을 남기지 않으려 노력하고, 어떤 학생은 상관없다는 듯 쉽게 음식을 버리지만 대부분의 학생들은 이러한 전지구적 문제를 점심을 먹으면서 매일 스스로 해결하려고 노력한다.
위생과 질서에 대한 교육도 급식시간을 통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다. 음식을 위생적으로 다루고, 식사 예절을 지키며, 정해진 식사 시간 안에 식사를 마치는 과정은 규칙과 질서를 배우는 중요한 학습 경험이다.
서로를 배려하고 공동체의 규칙을 지키는 것은 교실 밖에서도 중요한 삶의 교훈이 된다.
감정 조절과 인내심도 점심시간에 배울 수 있는 중요한 능력이다. 긴 줄을 기다리며 인내심을 기르고,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는 과정에서 참을성을 배운다. 때로는 마음에 들지 않는 음식이 나오더라도 감정을 조절하고 긍정적인 태도로 대처하는 방법을 배운다.
급식 메뉴는 학생들에게 매일의 작은 기대감을 선사한다. 어떤 날은 맛있는 음식에 환호성을 지르고, 어떤 날은 실망한 표정으로 접시를 바라보기도 한다. 특히 김치 볶음이나 제육볶음, 돈가스(2화- 쉿, 급식 속에 숨겨진 비밀 편 참고) 같은 인기 메뉴가 나오는 날은 급식실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진다.
학생들은 너무나 순수하고 원초적으로 음식을 통해 그날의 감정을 표현하고, 서로 소통한다.
급식 조리실무사님들의 미묘한 감정과 표정도 흥미로운 관찰 대상이다.매일 수백 명의 학생들에게 음식을 제공하는 그분들의 피로와 인내심은 학생들에게 보이지 않는 헌신이다. 아이들은 그분들의 헌신을 안다. 때로는 친절하게 미소 지으며, 때로는 약간 지친 표정으로 음식을 담아내는 모습을 보며 ‘감사합니다.’‘잘 먹었습니다.’라고 말씀드리는 모습에서 감사의 의미도 온 마음을 통해 배우고 있음을 느낄 수 있다.
점심 급식 시간은 단순한 식사 시간이 아니라 다양한 삶의 교훈을 배우고 사회성을 키우는 중요한 배움의 시간이다. 음식을 통해 서로를 이해하고, 성장하며, 양보하고 배려하는 과정을 통해 학생들의 인성은 한층 더 성숙해질 것이며 이는 교실에서 배우는 것보다 더 값진 교훈임이 분명하다.
감사의 말: 점심 먹기 전보다 키가 컸네? 배움의 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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