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운함이라는 컴플렉스

우리 모두는 둔감하다

by 현카피

나이가 들수록 점점 사람들이 나의 '가치'를 몰라준다고 느끼기 쉬운 것 같다. 여기서 '가치'를 '능력', '진정성', '상대를 향한 애정' 등으로 바꾸어 넣어도 마찬가지다.


나이 덜 든 사람의 입장에서 볼 때 나이 든 사람에게 보이는 단점이나 어리석음은 대부분 저 '서운함'에 뿌리를 두고 있다.


아닌 경우도 있지만, 많은 경우 그가 느끼는 서운함은 정당하다. 그는 가치 있고, 뛰어나고, 진정성 있고, 상대를 정말 좋아하는데, 아직 그만큼 절실하지 않고 그만큼 진지하지 않은 상대-대부분 더 젊은-는 그걸 모른다.


그래서 그 서운함이 정당하다는 결론이 되냐 하면, 그렇지 않다. 왜냐하면 그 역시 타자의 가치, 능력, 진정성, 애정에 둔감하기 때문이다. 최소한 자기자신을 향할 때보다는 덜 민감하기 때문이다. 싫든 좋든 우리는 모두 그렇게 만들어져 있다. 그래야 자아를 유지할 수 있으니까,다.


이 지점이 하나의 분기점이 될 텐데, 그렇기 때문에 결국 외롭게 혼자 나아가야 한다- 식의 결론을 낼 것이냐, 남을 더 깊이 바라보고 이해하려고 노력해야 한다 쪽으로 갈 것이냐의 갈림길이다.


전자는 뜻밖에 편하고, 후자의 길은 척 봐도 옳은 것 같지만 의외로 끝없는 회의와 맞닥뜨리는 길이다. 그러니 옳고 그름의 선택이 아니라 그저 A안 B안 중의 선택일 뿐이다-라고 생각하는 게 필요하다.


한 번 택했다고 분기점으로 되돌아 올 수 없는 것은 아니나, 되돌아 가기엔 대부분 우리의 생이 너무 짧고 지난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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