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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Sep 07. 2022

스마트폰 다음은 커넥티드 카!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의 핵심, 데이터와 플랫폼

율주행 시대가 도래하면서 모빌리티 업계에서 벌어지고 있는 가장 두드러진 특징은 차량의 서비스화입니다. 초고속 통신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의 발전 등으로 제조 산업에서 서비스 산업으로, 운전자에서 승객으로, '운전'에서 이동하는 '공간'으로 무게 중심이 옮겨지는 추세죠. 이에 따라 이동 중인 차량 내에서 다양한 서비스 및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커넥티드 카 시장이 커지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업체, 커넥티드 카 확대


©현대자동차그룹


커넥티드 카는 말 그대로 '연결된 차량'이라는 의미입니다. 자동차가 정보통신 기술과 융합되면서 스마트폰과 차량 내 *인포테인먼트 기능 등이 연결돼 자동차 자체가 하나의 스마트 디바이스 형태로 진화하고 있죠. 커넥티드 카가 '바퀴 달린 컴퓨터,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불리는 이유입니다.

*인포테인먼트(infotainment) : 정보를 의미하는 인포메이션(information)과 다양한 오락거리를 일컫는 엔터테인먼트(entertainment)의 개념을 결합한 통합 멀티미디어 시스템


커넥티드 카에서는 날씨, 뉴스, 실시간 교통정보 등을 쉽게 검색하는 수준을 넘어 차량 제어, 운전 보조, 안전 관리 등도 가능합니다. 특히 '무선 업데이트 OTA(Over The Air programming)'는 커넥티드 카의 큰 장점으로 꼽힙니다.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를 통해 기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처럼, 차량도 따로 정비소에 들릴 필요 없이 시스템 업데이트로 성능을 업그레이드하는 것이죠. 예전에는 자동차에 결함이 생기면 무조건 리콜을 해야 했지만 이제는 OTA를 통한 원격 수리도 가능해진 것입니다.


집, 사무실, 도심의 인프라 시설들과 상호 통신이 가능해지면서 커넥티드 카 자체를 사물인터넷(IoT) 기기로 분류하기도 합니다. 자동차 제조사들은 아예 이동통신재판매사업자로 등록해 직접 서비스를 제공하기도 하죠. 커넥티드 카 서비스 가입자는 지난해 5월 기준, 239만 회선을 돌파했으며 매달 약 10만 회선씩 증가하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에 따르면 국내 커넥티드 카 등록 대수는 지난해 424만 대를 넘기면서 자동차 총 등록 대수 2,459만 대 가운데 17.3%를 차지했습니다. 지난 2020년 한 해에만 전년보다 49.6% 상승한 117만 대가 증가했고, 2015년부터 2020년까지 연평균 36.8%의 성장세를 기록하고 있죠.


글로벌 컨설팅사 맥킨지는 전 세계 신차의 약 50%가 커넥티드 기능을 탑재하고 있으며 2030년에는 95%까지 증가할 것으로 분석했습니다. 2030년 커넥티드 카 시장 규모는 1조 5,000억 원 달러(1,830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됩니다.




커넥티드 카 영역 확대와 기술의 고도화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자동차, A사, T사 등 글로벌 완성차 업체들은 스마트폰과 연결하는 새로운 서비스 플랫폼을 적용하면서 커넥티드 카 서비스 영역을 점차 확장하고 있습니다. 커넥티드 카와 연결하는 전용 모바일앱을 이용한 미러링크 기능을 통해 운행 관리, 엔터테인먼트, 안전, 운행 보조 등 다양한 편의 기능을 지속적으로 추가하고 있죠. 게다가 인공지능 음성 비서, 카페이(Car-Pay), 운전자 경험에 기반한 개인 맞춤형 서비스 경쟁도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커넥티드 카는 버스나 트럭으로도 확대되고 있습니다. 많은 인원이 타는 버스나 대량으로 물건을 실어 나르는 상용차에 커넥티드 카 기술을 도입하는 것이 일반 승용차보다 더 시급하다는 이유에서 입니다. 원격 제어를 통해 부피가 큰 트럭이나 버스의 정비 상태를 실시간으로 알 수 있고, 최적의 관리로 운휴 시간도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이는 차량 유지 비용 절감으로도 이어집니다.


2013년부터 트럭과 버스에 '블루링크'를 적용해온 현대자동차는 스마트폰 앱을 통해 무시동 히터와 에어컨 제어가 원격으로 가능합니다. 주행 패턴과 연비 운전 점수를 활용해 맞춤형 운전 팁도 제공하고 있죠. 업계에서는 "트럭이나 버스 등이 다른 차량과 연결되면 장시간 운행이 많은 기사들이 훨씬 더 안전하게 운전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예측 분석과 결합된 스마트 시스템으로 사고 가능성이 있는 긴급 상황에서 운전자를 대신할 수도 있다"라고 내다보고 있습니다.




전기차 보급으로 확대되는 커넥티드 카 시장


©현대자동차


'탄소 중립'으로 촉발된 전기차 보급도 커넥티드 시장 성장을 부추기고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 산업의 한 축이 될 자율주행·차량 공유는 전기차와 한 세트입니다. 자율주행·차량 공유는 모빌리티 업체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핵심 기술이자 서비스이며, 이를 위해선 전기차라는 디바이스가 전제돼야 한다는 설명인 것이죠. 외부 데이터와 연결된 커넥티드 카에서만 중앙 컴퓨터가 모든 기능을 전자적으로 제어할 수 있습니다. 자율주행이 구현되려면 차량에 탑재된 고성능 컴퓨터가 고속 연산을 반복해야 합니다. 여기엔 많은 전기에너지가 필요하죠.


즉, 전기차·커넥티드 카는 모빌리티 시장 선점이라는 목표를 향해 가는 출발점인 셈입니다. 수익화는 그 이후입니다.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가 되면서 기기만 팔아서는 살아남기는 어려운 것처럼 모빌리티 업체도 수익을 내려면 스마트폰처럼 모든 관리를 중앙에서 통제하고, 차량의 모든 동작·기능을 쉽게 제어할 수 있어야 합니다.




커넥티드 카의 플랫폼화

©현대자동차그룹


모빌리티 업계에서 배터리와 함께 '소프트웨어 혁신'을 일으킨 회사로 평가받는 T사는 OTA를 선보이면서 하드웨어를 중시했던 자동차 산업에 반향을 일으켰습니다. 많은 완성차 회사가 배터리 개발에 뛰어들어 전기차의 주행거리를 늘리는 데는 성공했지만, '컴퓨터 같은 전기차' 개발 경쟁에서 T사를 좀처럼 추격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완성차, IT 업체들이 모빌리티 혁신을 위해 커넥티드 카 기술 및 서비스 고도화에 사활을 거는 이유죠.


2015년 현대자동차그룹은 엔비디아와 기술 개발 협약을 체결, 커넥티드 카 기술을 양산차에 적용하기 위한 연구를 진행했습니다. 이후 2020년 출시된 제네시스 GV80과 G80은 AI를 기반으로 한 커넥티드 카 운영체제 ccOS를 탑재했죠. 현대자동차는 앞으로 모든 차종에 ccOS 체제를 도입해 '고급형 인포테인먼트'를 즐기도록 하겠다는 방침입니다. ccOS는 현대자동차 커넥티드 카의 운영체제입니다. 컴퓨터로 치면 윈도우, 스마트폰이라면 구글 안드로이드·애플 iOS 같은 것입니다. 현대자동차는 기존에 안드로이드 OS를 사용했으나, 현재는 자체 OS 개발을 통해 독자 노선을 걷고 있는 것입니다. 


증권가에서는 "T사가 2020년 연간 50만 대를 판매하고 6,000억 달러 이상의 시가총액을 달성한 근간에는 전기차라는 하드웨어 기반에 OTA 업데이트를 통한 자율주행 기술 확보에 있다면서 "해당 기술은 FSD(Full Self-Driving) 구독 서비스라는 소프트웨어 매출로 표현된다"라고 분석했습니다. 단순히 완성차 판매에 그치지 않고 다양한 서비스 추가 판매나 구독 서비스 형태로도 지속적인 매출을 창출할 수 있다는 것입니다. G사도 미국 내 G사 이용 운전자의 1/4 정도가 구독 서비스를 이용하고 있습니다. G사에 따르면 이미 지난해 차내 구독 서비스 매출이 20억 달러를 넘어섰습니다. 2030년경에는 구독 매출이 250억 달러 수준으로 늘어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습니다.


모빌리티 업체가 구독 서비스에 눈을 돌리는 이유는 반도체, 배터리, 소프트웨어 고도화 등으로 제작 비용이 갈수록 늘어나는 반면, 마진은 줄어들었기 때문입니다. 이런 가운데 전기차가 커넥티드 카로 발전하고 OTA를 통한 '원격 업데이트'가 수월해지면서 부가 기능에 월 구독료를 적용하는 형태로 새로운 수익원을 찾았다는 분석입니다. 자동차 업체 대부분은 아직은 조심스러운 행보를 보이고 있지만 소프트웨어 시장도 처음 구독료 모델이 적용될 당시 비슷한 저항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모빌리티 구독 서비스 역시 '시간문제'라고 전문가들은 진단하고 있죠.




OTA⋅데이터 규제완화의 필요성

©현대자동차그룹


커넥티드 카 시장이 커지면서 파생 산업의 활성화가 예상됩니다. 하지만 관련 법과 제도 등이 기술 개발과 산업 구조 전환을 제약하면서 경쟁력을 갖는 데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습니다. 한국자동차산업협회(KAMA)는 '커넥티드 카 서비스 현황과 시사점에 대한 보고서'를 통해 OTA를 장소 제약 없이 허용해 달라고 주장했습니다.


커넥티드 카가 확대 보급되면서 차량 소프트웨어 업데이트는 제조사의 필수 항목입니다. OTA의 핵심은 스마트폰을 업데이트하는 것처럼 장소나 시간에 상관없이 실시간으로 이뤄지는 것입니다. OTA 기술이 중요한 이유는 별도 예약이나 지도, 실시간 정보, 내비게이션, 음향 효과 등 새 기능 추가와 오류 개선 등을 통해 자동차를 최신 기능으로 업그레이드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또 차선 이탈·충돌 방지, 자율주행 기능 등 운전자 보조 기능을 개선하는 데도 활용됩니다. 해킹을 막기 위한 보안 업데이트도 가능합니다.


그러나 국내에서는 자동차 관리법상 서비스 센터 등 정비 업무로 정해진 장소에서만 OTA가 가능한 상황입니다. KAMA에 따르면 OTA 서비스 제공을 위해서는 개별 자동차사가 규제 샌드박스 특례를 신청해 승인받아야 합니다. 현대자동차, 국내 S사, T사, B사, V사가 2년간 임시 허가를 받고 서비스 중입니다. 하지만 규제 샌드박스는 임시허가 개념이라 근본적으로 법률이 개선되지 않으면 다시 규제받게 될 수 있습니다.


이런 규제로부터 자유로운 글로벌 완성차와는 출발점부터가 다릅니다. 

2012년부터 OTA 상용화에 성공한 T사는 차량 성능 개선, 자율주행 기능 추가 등을 시행하고 있습니다. B사와 VW사는 2020년부터, G사는 2023년까지 모든 차종에 OTA 탑재를 계획하고 있죠. OTA가 적용된 차량은 자동차 회사로부터 실시간으로 차량 정보를 전송받아 바로 적용할 수 있습니다. 차량 결함으로 인한 리콜에도 정비소를 방문하거나 엔지니어를 통하지 않고 OTA로 곧바로 해결 가능합니다. "국내 커넥티드 카 업체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살아남으려면 원활한 OTA 환경 구성이 가장 절실하다"라고 보고서는 지적하고 있죠.


데이터 수집·활용에 대한 규제 완화도 필요합니다. 개인정보보호법은 개인 정보 범위를 넓고, 데이터 수집·이용을 규제하고 있어 커넥티드 카에서 처리되는 정보의 상당 부분이 규제 대상에 포함되기 때문입니다. 커넥티드 카 경쟁력은 데이터에 달렸습니다. '데이터를 어떻게 수집하고 분석해 활용하느냐'가 모빌리티 주도권 선점에서의 관건입니다. 차량 데이터 수집 활용을 제한하는 것은 모빌리티 서비스에 장애요인이 되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커넥티드 카는 현재의 차량과 서버 간의 연결을 넘어 도로 인프라와 연결(V2I), 차량 간 연결(V2V) 등으로 발전하면서 차량에서 취합된 자체 데이터 가치 또한 점점 높아지고 있습니다. 전문가들은 "모빌리티 주도권 경쟁에서 살아나려면, 최소한 차량 운행과 기술 개발 등에 한정해서라도 정보 주체의 동의 없이 데이터 수집이나 활용할 수 있도록 법을 개정할 필요가 있다"라고 촉구하고 있죠.




커넥티드 카는 빅데이터 수집 도구이자 다양한 서비스의 플랫폼으로서 차량 특징에 기반한 OS 구조화와 브랜드 차별성 확보가 용이합니다. 특히 코로나19에 따른 유례없는 팬데믹으로 원격 수리 및 업그레이드 기술이 크게 고도화되면서 앞으로도 상당한 성장 기회가 나타날 것으로 기대되죠. 운전자의 손과 발이 자유로워지면서,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플랫폼 시장도 크게 팽창할 전망입니다.


스마트폰에서 '달리는 스마트폰'으로 미래 산업 패러다임이 전환되고 있습니다. 스마트폰 OS·플랫폼 전략과 데이터 가치의 중요성 등을 학습한 업체들은 통합형 OS 개발을 통한 소프트웨어 생태계 확보전에 나서고 있습니다. 미래 모빌리티의 '스마트폰' 자리를 누가 차지하느냐를 두고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습니다.


커넥티드 카의 발전과 연계된 산업의 성장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술 표준과 생태계 구축이 전제돼야 합니다.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통신사 및 구글, 아마존과 같은 다양한 플랫폼 업체와의 협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미래 모빌리티 주도권의 핵심은 커넥티드 카 선점에 달려있습니다.


커넥티드 카가 가져올 스마트한 라이프의 시작,
여러분의 생각은 어떠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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