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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Sep 30. 2022

자동차의 자율주행이 해상에서?

[미래산업동향] 국내 기술로 해외 발주까지 성공한 현대중공업

차세대 운송수단에 어김없이 따라붙는 단어는 바로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이다. 그런데, 이 자율주행의 범위가 육상은 물론 해상까지 확장되고 있다. 특히 일반인들에겐 해상 자율주행(자율운항)에 대해선 잘 알려진 바 없다. 과연 망망대해를 가르는 수많은 선박들 사이로 자율운항이 가능할까? 해상으로 이어지는 자율운항 선박의 가능성과 실제 사례를 소개한다. 혹자에겐 미래 유망한 산업군이나 투자처를 파악하는 좋은 기회로 작용할 것이다. 남보다 한발 빠르게 자율운항선박에 대한 업계 동향을 알아보자. 




항공기의 자동비행에서 자율주행차까지



'Fly-by-wire' 플라이 바이 와이어란, 항공업계에서 항공기의 '자동비행'을 지칭하는 용어다. 이 '플라이 바이 와이어' 개념이 여러 운송수단으로 파생됐고 차량에선 '드라이브 바이 와이어(Drive-by-wire)'라고도 불린다. 문자 그대로 직역하자면, 전자적으로 주행이 된다는 뜻이다. 이 기술은 주행에 전체가 아니라, 부분적인 기능의 조작에도 제한적으로 적용될 수 있으며, 그 예시로는 '스티어 바이 와이어(Steer-by-wire)'를 들 수 있다. '스티어 바이 와이어'는 차량의 조향 부분을 전자적으로 제어한 경우로 실제 적용된 차량이 양산되기도 했다. 자동차의 다양한 기술의 뿌리는 사실 항공기에서 유래된 것이 많다. 대표적으로 와이퍼와 ABS(Anti-lock Braking System)가 있다.   


'플라이 바이 와이어'의 초보적 개념은 1930년대부터 출발했지만, 실제 컴퓨터를 통한 디지털화된 시스템을 기반으로 상용화에 막을 연 것은 1970년부터로 볼 수 있다. 그만큼 인간의 손을 타지 않고 탈것이 자체적으로 작동한다는 것은 꿈같은 일이다. 그런데 이 꿈이 현실이 된 '플라이 바이 와이어'가 이제는 자동차에선 '자율주행(Autonomous Driving)'이란 용어로 널리 사용되고 있으며, 이젠 그 범위가 육상뿐 아니라 해상까지 옮겨가는 추세다. 잠시 산술적 계산을 해보자면, 항공 역사상 본격 자동비행 상용 단계인 70년대부터 불과 50년의 역사만 가진 최신 기술인 셈이다. 그만큼 인류의 기술 개발 속도가 빨라졌단 방증이기도 하다. 


©현대자동차


국제적으로 각 완성차 메이커들은 자율주행에 사활을 걸고 있다. 미국 자동차공학회(SAE International)에서 규명한 완전 자율주행(fully autonomous driving)에 준하는 레벨 5를 공식적으로 충족한 사례는 아직 전무한 상태다. 이런 가운데, 현대자동차는 단기간 높은 수준의 자율주행인 레벨 3까지 달성했다.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레벨 4 상용화를 위한 개발에 박차를 가한 상태다. 이게 얼마나 높은 수치인지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SAE가 규정한 각 레벨의 의미를 보면 된다.


레벨 3부턴 운전자의 시야 해방(eyes off)이 적용된다. 즉 주행 중 운전자가 전방 주시를 하지 않아도 되는 수준임을 말하고, 레벨 4는 인지 해방(mind off)이 포함되어 운전자는 주행에 대한 생각을 하지 않아도 될 정도다. 이런 이유에서 업계에선 레벨 4만 달성해도 완전 자율주행이라고 보고 있다. 레벨 5는 조향조차 불필요한 수준으로 보기 때문에, 레벨 5를 달성한 차량은 아예 스티어링 휠(핸들)을 장착하지 않을 수도 있다.


최근 자율주행이란 용어가 빈번하게 나오다 보니, 꽤 쉬운 기술이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자율주행은 초 단위 이하로 도로의 흐름과 주변 환경을 파악해야만 사고를 회피하고 목적지까지 찾아갈 수 있는 최첨단 기술이다. 특히 인간의 오감(五感)에 버금가는 센서들은 필수다. 특히 인간의 눈을 대신하여 도로환경을 파악하는 센서인 카메라와 라이다(LiDAR)가 중요하다. 이 둘은 차선을 읽고, 원거리와 근거리 물체를 인식해야 하고, 파악한 물체의 다음 움직임까지 예측하여 대응해야 한다. 더군다나, 날씨가 좋지 않은 날에도 영향을 받지 않아야 한다. 이런 부분을 보완하려면, 다양한 데이터 학습이 필연적이다. 현대자동차는 국내 기업 특성상 타 메이커 대비 국내 관련 데이터 축적과 학습이 유리한 구조다. 


이렇게 복잡한 첨단 기술이 선박에도 적용될 수 있을까. 여타 완성차 브랜드는 육상 모빌리티 개발에만 몰두하고 있지만, 현대는 관련 계열사를 통해서 육상, 해상은 물론 향후 항공분야까지 다차원적인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Smart Mobility Solution Provider) 구상을 추진 중이다. 이런 토탈 모빌리티 솔루션의 개념, 구상, 그리고 실현하는 기업은 흔치 않다. 현대의 미래 비전은 분명 시장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할 뿐 아니라, 업계 선구자(pioneer)로서 본보기가 되고 있다. 




선박이 알아서 망망대해를 가르는 시대 


©현대중공업


앞서 언급한 자동비행과 자율주행을 해상에 적용하면 '세일 바이 와이어(Sail-by-wire)'가 된다. 인간이 개입하지 않는 항해를 뜻한다. 이러한 기술을 자율운항이라 하고, 통상 업계에선 '자율운항 수상 선박'은 ASV(Autonomous Surface Vehicle)라 칭하고 있다. 여기서 수상(surface)을 명확히 한 이유는 수중으로 이동하는 잠수함 같은 수단이 있기 때문이다. 육상 대비 광활한 해양에서 자율운항 시스템을 만든다는 건 더 많은 어려움을 동반한다. 특히 육상처럼 신호등이나 차선이 없는 해상에서 타 선박과의 충돌을 피하면서 더 먼 거리까지 안전하게 이동한다는 것은 상당한 기술력을 요한다. 


현대에서는 ASV에 대한 개발은 현대중공업그룹의 아비커스(Avikus)가 맡고 있다. 일반인들에겐 잘 알려지지 않았으나, 현대는 이미 선박 분야에서도 자율운항 부분에 상당한 노하우를 축적했으며, 실제 자율운항 솔루션인 하이나스(HiNAS) 2.0을 올해 해외 수주하는 데까지 성공했다. 


하이나스(HiNAS)란 Hyundai intelligence Navigation Assistant System의 약자이며 선박의 항법 보조 시스템을 뜻한다. 여기에는 여러 개의 시스템이 포함되어 있으며, 소비자의 요구에 따라 다양한 시스템을 조합한 솔루션을 제공한다. 


현재 현대중공업그룹의 아비커스가 만든 하이나스(HiNAS)의 시스템은 크게 3가지로 구축되어 있다. 

NAS Navigation Assistant System(항법 보조 시스템), BAS Berthing Assistant System(접안 보조 시스템), DAS Docking Assistant System(정박 보조 장치)로 구성되어 있으며, 발주처의 요청에 맞춰 조합한 뒤 솔루션으로 제공이 가능하다. 특히 이 시스템들은 현재 1단계와 2단계로 그 수준에 따라 등급이 나누어져 있는데, 서두에 설명한 자동차공학회(SAE)의 자율주행 레벨과 유사한 개념으로 이해하면 된다. 1단계는 선원을 보조하는 자율운항이고, 2단계는 선원이 승선하지만, 원격으로 제어하는 자율운항이다.  


©아비커스


선박들의 기술 등을 관장하는 IMO(국제해사기구)에선 총 4등급까지 자율운항 등급을 나누고 있다. 4단계는 완전 자율운항 선박을 의미한다. 현재 현대 측은 2단계까지 솔루션 구축을 완료했고, 3단계와 4단계에 대한 연구개발을 지속하고 있다. 선박의 발주처에선 아비커스에 원하는 등급으로 솔루션을 요청할 수 있다. 예를 들어 NAS 2.0과 BAS 1.0을 조합해서 솔루션을 구매할 수 있다는 의미다. 즉 발주처는 금전적 여건이나 선박의 스펙 등에 맞춰서 입맛대로 솔루션을 제공받을 수 있는 셈이다. 


위에 언급한 정박이나 접안 보조 시스템을 자동차에 빗대 쉽게 설명하자면, 좁은 주차장 안으로 차를 주차할 때, 후방 카메라와 후방 센서로 주차에 도움을 주는 것과 유사한 것이다. 대형 선박의 경우 항구에 들어가 정박을 하는 순간까지 선박 및 항구 관계자들의 상당한 노력을 요한다. 대형 선박 주변에 작은 어선이 없는지 살펴야 하고, 접안하는 과정에서 항구 시설물과 충돌해서도 안된다. 이런 이유로 대형 선박은 대부분 예인선(tug boat)을 통해 접안부터 정박이 이루어지고 있다. 자칫 부주의로 인한 사고는 대규모 인명피해까지 야기할 수 있기 때문에 현대가 개발한 하이나스 솔루션은 사고 방지와 안전에도 기여하고 있는 셈이다. 대형 선박을 소유한 선주 입장에선 고가의 선박과 적재된 화물의 유실 등도 방지할 수 있어, 재산상의 물적 피해도 모면할 수 있게 됐다. 


아비커스는 대형 선박뿐 아니라, 소형 레저용 선박에도 적용 가능한 솔루션 AiBOAT(Avikus intelligent Boat Autonomous Solution)도 제공 중이다. 전반적인 구성 시스템은 앞서 언급된 HiNAS와 거의 유사하지만 한가지 차이점은 BAS 접안 보조 시스템은 빠져있다. 당연히 소형 레저용 보트는 그 크기가 작아서 예인선이 끌고 항구로 들어가지 않는다. 이런 이유에서 소형 선박용 솔루션에선 NAS와 DAS만 제공 중이다. 역시나 마찬가지로 1등급과 2등급을 제공하고 있어서, 발주 요구 조건에 얼마든지 충족될 수 있다. 



 

레저용 보트에도 탑재된 자율운항 기술 


©아비커스


최근 국내에서는 낚시 열풍이 불고 있다. 낚시와 함께 레저용 보트 구매도 폭증하는 추세다. 해양경찰청에 따르면 2012년 국내 레저보트 등록대수가 불과 2,500대였는데, 2020년에는 등록대수가 3만 2천 대를 돌파했다. 그만큼 레저보트의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트 운항에 익숙지 않은 초보 보트 운전자도 늘어나는 추세다. 따라서 이런 초보자들에겐 아비커스의 자율운항 솔루션 AiBOAT가 도움이 될 수 있다. 해상 사고의 경우, 육상과 달리 타 선박과 충돌하는 경우 승선인들이 곧장 물에 빠지기 때문에 그 위험이 상대적으로 크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이런 레저보트용 자율운항 솔루션을 탑재하면, 승선인원의 안전은 물론 레저보트의 물적 피해도 줄일 수 있다. 


AiBOAT은 딥러닝을 통해 학습된 데이터를 통해서 주변 선박을 탐지 및 추적하고 분석한다. 이를 통해서 선박 간 충돌을 피하고, 항해 중에는 주변 선박들을 피해서 이동이 가능하다. 이런 기술은 하드웨어적 시스템이 뒷받침되어야 하는데, 카메라, 라이다(Lidar), GPS, 그리고 레이더(Radar)가 탑재되어 있다. 차량용 자율주행 대비 보트에는 레이더까지 자율운항 시스템에 포함된 게 특이점이다. 통상 선박에는 어군 탐지나 주변 선박 탐지를 위해 S밴드나 X밴드 레이더 등이 장착되어 있는데, 현대는 이런 선박의 레이더를 자율운항에도 활용해 완성도를 높였다. 


지금까지 거론된 내용은 기술적 구성이었다면, 실제로 이게 얼마나 완성도 높은지 의구심을 가질 수 있다. 여기서 주목할 부분은 현대 아비커스의 자율운항에 대한 실제 활용 사례다. 올해 6월 현대중공업에 따르면, 아비커스의 하이나스 2.0을 탑재한 12만 톤 급(18만 입방미터) LNG 탱커인, 프리즘 커리지(Prism Courage)호가 자율운항으로 태평양 횡단을 세계 최초로 성공했다고 밝혔다.


멕시코 만에서부터 출발, 충남 보령의 LNG 터미널까지 2만 킬로미터 중 절반인 1만 킬로미터를 자율운항 시스템에만 의존해 횡단했다고 한다. 이번 성공이 의미 있는 또 다른 이유는 해당 자율운항을 미국선급협회(ABS)에서도 인정, 자율운항 결과 증명서를 발급받게 된다는 것이다. 태평양 횡단 중 하이나스 시스템이 자체적으로 판단, 약 100회가량의 선박 간 충돌 가능성을 사전에 인지하여 회피했. 또한 해당 운항 중 최적의 경로를 실시간 반영하여 기존 운항 대비 약 7%의 효율을 높였고, 5%의 배기가스 배출을 줄였다고 한다. 


참고로 해외에선 올해 2월경에 프리즘커리지 호 대비 크기가 작은 1만 톤 급 여객선박으로 자율운항을 시도했으나, 그 거리가 불과 750킬로미터에 그쳤다. 그만큼 현대의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비교 분석할 수 있는 부분이다. 이러한 현대 아비커스의 실제 성공사례 덕분에 하이나스 자율운항 시스템은 올해 8월 해외수주에도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현대자동차그룹


현재 세계적으로 자율주행 관련 기술에 대한 관심은 높다. 특히 자율주행의 최종 종착지는 무인 운송수단(Unmanned Vehicle)이다. 사람이 관여하지 않는 이동이 가능하다는 것은 곧 무인 운송수단도 가능하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미 이러한 부분을 고려한 개발이 다양한 산업군에서 이루어지고 있고, 확장되는 추세다. 현재 개발 중인 하이나스와 AiBOAT시스템은 다양한 선박과 보트에 탑재가 가능하고, 어떠한 요구 조건에도 능동적으로 조합하여 제공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경쟁력이 있다. 


또한 현대는 육상과 항공분야에 대한 자율주행 및 무인 운송수단 개발도 추진하고 있다. 이미 여러 뉴스를 통해 확인되었듯이 현대는 도심형 항공 모빌리티인 UAM(Urban Air Mobility) 개발도 추진 중이다. 이를 통해서 대도시에서 에어택시 같은 항공 모빌리티를 통해 시민들의 빠른 이동을 보장하게 될 예정이다. 이미 현대는 상당히 구체적인 프로토타입 등을 내놓고 있다. 가령 전기 구동방식의 수직이착륙 항공기(eVTOL)를 활용하여 친환경 첨단 항공 운송수단이다. 현대는 유럽이나 일본의 메이커 대비 이미 조선업(현대중공업)과 항공업(현대 WIA), 그리고 방산업(현대로템)에서도 사업이 진행되고 있다. 따라서 그룹 내 기술력을 융합하면 다양한 운송수단에 적합한 데이터를 생산 및 응용이 가능하다는 의미다. 공교롭게도 국내 대기업의 다양한 분야로 나아간 사업방식이, 4차 산업화 시대에는 시너지 효과를 내는 장점으로 활용되는 부분이라 볼 수 있다. 





신기술이 던진 정부의 숙제, 규제의 벽 


©현대중공업


다만, 넘어야 할 산도 분명히 있다. 현재 추진되는 자율주행, 자율운항 등은 그 선례가 없는 분야다. 

따라서 아직까지 마주하지 못한 위험성이 존재하고 있고, 법적 제도에도 개선을 요한다. 자율운항선박 사고 시 책임을 나누는 법적 기준이 아직 불명확하다. 보험의 보장성 면에서도 아직 담보되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이런 사례는 가령 자동차의 경우 급발진 사고 등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그런데 자율주행이나 자율운항 중 발생한 사고에 대한 책임을 선장이나 선주가 안아야 하는지 등에 대한 숙제가 남아 있는 셈이다. 


따라서 이런 부분은 정부의 탄력적인 네거티브 규제를 통해 산업과 함께 성장해야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또한 국제기술표준으로 등록하는 부분도 숙제로 남는다. 아직 대중화되지 못한 기술은 먼저 국제표준으로 등록되어야 할 필요가 있다. 국제표준이 된 기술력은 시장을 선점하게 되고, 다른 후발 기업들은 그 표준 기술에 맞춰서 제품을 제작해야만 판매가 보장된다. 국제기술표준을 선점한 기업이 일방적으로 유리한 구조다. 이런 기술 표준화는 반드시 정부의 전폭적 지원 없이는 불가능하기 때문에 정부가 관심을 가져야 한다. 


이 외에도 제도적인 맹점을 구체적으로 따지자면, 여러 가지 제도적 보완을 요한다. 

예를 들어 현재는 선박의 무인화 기준이나 부합 조건에 대한 기술적 잣대가 없는 상태다. 몇 톤 급 이상의 선박을 완전 무인화로 허가할 수 있는지, 스마트 그리드 통제시스템(Smart grid control system)이 구축된 항구와 선박 간 연동이 가능한지, 선박 간(peer-to-peer) 시스템 호환성은 어떤지 등 다각도로 문제점들을 검토하고 보완할 필요가 있다. 


다가올 미래에는 항구에서 운영하는 스마트 시스템이 항구 내 접안하는 모든 선박의 통제권(Command and Control)을 이양받을 수도 있는데, 이런 기술적 호환성이나 확장성을 염두에 둔 제도적 고안 등도 수반되어야 한다. 따라서 이런 부분에 있어서도 정부가 기업과 머리를 맞대고 해결책을 모색해야 한다. 제도적 인프라가 뒤처지면, 기업이 선점한 신기술도 무용지물이 될 수도 있다. 따라서 관계 부처의 발 빠른 대응을 기대해본다. 




항공기의 '플라이 바이 와이어'가 이제는 선박의 '세일 바이 와이어'까지 어디든 기계가 알아서 이동할 수 있는 시대가 한층 더 가까워졌다. 이제는 이동의 개념이 인간 주도적 개척에서 운송수단에 그 주도권을 넘긴 시대가 됐다. 이것은 결코 비관적인 발전이 아니라, 길을 찾아서 A라는 지점에서 B라는 지점까지 이동하는 과정 속에서 인간이 허비할 노력과 시간이 사라진다는 의미다. 


공상과학영화의 순간 이동을 하는 것처럼 이제는 장소의 이동에 소요되는 불가피했던 노력과 시간을 인간이 온전히 움켜쥐게 된 것이다. 즉 기계가 알아서 이동하는 동안 인간은 그 시간 동안 원하는 무언가를 생산적으로 해낼 수 있음을 말한다. 출∙퇴근길 교통체증 속에서 겪어온 고통을 더 이상 느낄 필요가 없어졌다. 퇴근길 운송수단 안에서는 취미를 즐기고, 출근길 운송수단 안에서는 그날의 업무를 대문을 나서는 순간부터 확인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나라 밖 원거리 이동 시에도 마찬가지다. 현대중공업의 아비커스가 개발한 자율운항시스템이 이러한 미래를 앞당기게 된 셈이다. 


유망 산업군에 대한 투자를 고려하는 이들에게

아비커스(Avikus)와 관련된 자율운항 관련 투자 고려는 어떨까. 
모든 투자의 판단과 결심은 본인에게 있으나, 전반적인 업계 동향은 이렇게 볼 수 있다.
아비커스는 현대중공업그룹 내 벤처기업으로 선박 자율운항을 개발 및 사업 등을 추진하기 위해 꾸려진 기업이다. 따라서 혹자는 아비커스가 스핀오프(spinoff) 개념의 단타성 사업군으로 끝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동반할 여지가 있다. 투자적 관점에선 이런 부분이 불안요소가 될 수도 있는데, 현대의 과거 유사 사례를 따져보면 그 전망을 이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현대자동차의 경우, 2006년경 현대자동차의 사내 벤처 형식으로 출범한 인커스(Incus)의 사례를 들 수 있다. 당시만 해도 국내 튜닝산업 시장에 대한 불투명성과 인하우스 튜너(Inhouse-tuner)에 대한 이해가 적었다. 유럽의 유수 브랜드는 산하 튜너들이 직접 브랜드 내 최상위급 모델을 손봐 고성능 모델을 출시하고 있을 때였다. 

이런 개념을 현대자동차에도 시행해 보고자 출발했던 게 바로 '인커스'다. 당시 혹자는 '저러다 말겠지'라고 평가절하하는 시선도 있었으나, 현재 현대자동차의 고성능 인하우스 디비전인 "N" 브랜드 출범의 초석이 됐다. 인커스는 이후 '튜익스(TUIX)'의 탄생을 이끌었고, 현대자동차의 다양한 모델 군에 적합한 고성능 옵션 파츠들을 제공해왔다. 그러다 현재는 N 브랜드의 성공적 안착에 기여했다고 업계는 분석하고 있다. 

따라서 4차 산업 시대에 자율운항 선박 수요에 대한 미래의 타당성을 따져보고, 현대중공업그룹(HD현대)내 아비커스의 향후 궤적을 가늠해 보기 바란다. 어디까지나 투자 결심 및 판단 등은 본인의 몫이므로 본 내용은 참고 차원임을 밝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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