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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Feb 08. 2021

자동차에 사이드미러가 없어진다면?

외출하기 위해 차에 탔다고 가정해 보자. 문을 열고 좌석에 앉아 브레이크 페달을 꾹 밟고 시동을 걸 것이다. 마지막으로 좌우 사이드미러와 룸미러를 확인한 뒤 사이드미러가 주차장 양쪽 벽면에 부딪히지 않게 출발할 것이다.


아무리 바빠도 차에 타면 실내외 미러를 확인하는 건 운전자의 기본자세다. 단순히 잘 펴져 있는지를 확인하기 위함이 아닌 나에게 맞게 잘 세팅이 되어 있는지, 시야 확보가 잘 되는지 등을 파악하기 위함이다. 간혹 사이드미러를 펼치는 것을 깜빡한 운전자를 본다면, 위험한 건 당연하고 어떻게 운전할 것인지 참 궁금할 것이다.


운전할 때 필수 확인 사항, ‘사이드미러’. 그런데 가까운 미래에는 사이드미러가 없어진다고 한다.




#1. 사이드미러가 사라진, 아이오닉 5

 

십여 년 전부터 각종 모터쇼에 사이드미러가 없는 콘셉트카가 등장했다. 콘셉트카는 자동차 업체의 기술이나 향후 양산할 자동차의 미래 모습을 먼저 보여주는 차량으로 양산 가능성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일종의 시장 반응을 확인하는 용도라고 보면 되는데, 사이드미러가 없는 모델이 등장했을 당시 실현 가능성이 없을 것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많았다.


그런데 2021년이 된 지금, 실제로 사이드미러가 없는 자동차가 등장했다. 출시가 임박한 현대차 아이오닉 5가 그 주인공이다. 국산 차종으로는 최초로 사이드미러가 없는 차량 기술이 접목됐다. 기존에는 사이드미러와 카메라를 동시에 탑재해 서로 상호 보완적인 역할을 했지만, 아이오닉 5부터는 사이드미러는 없어지고 카메라가 그 자리를 대신한다.



#2.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를 쓴다는 것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가 적용되면 사이드미러만으로 판단하기 힘들었던 사각지대를 줄일 수 있다. 사이드미러는 사각지대가 존재한다. 달리는 자동차 바로 측면에서 다른 자동차가 달릴 경우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다. 이때는 아주 잠깐이라도 숄더 체크를 해야 하는데 숙련된 운전자라면 어려운 일이 아니지만, 초보 운전자에게는 다소 어렵고 힘든 과정일 수 있다. 이때 고화질 광각 카메라가 사이드미러의 사각지대를 대신한다면, 안정적으로 시야 확보를 할 수 있고 차선 이동이 편리해지는 건 물론 사각지대로 인한 사고 위험도 줄일 수 있다.


주행 성능을 개선하는 효과도 있다. 아무래도 묵직한 사이드미러 대신 소형 카메라가 탑재되면, 공기 저항이 줄어들고 연비도 좋아질 수 있다. 저항이 줄어드니 소음 역시 줄어들 수 있겠다. 게다가 초기 단계의 카메라는 사각지대를 줄이는 역할에 집중하겠지만, 다양한 기술이 접목된다면 단순히 거울의 역할만 했던 사이드미러보다 훨씬 더 많은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3. 몇 가지 우려되는 점


뭐든 다 좋을 순 없다. 장점이 있으면 단점도 있는 법. 사이드미러 대신 카메라의 단점도 분명 있다. 가장 큰 단점은 주행 중 카메라가 고장 났을 때다. 카메라를 대체할 것이 없기 때문에 그야말로 난감한 상황이 아닐 수 없다. 차가 없어 갓길로 바로 세울 수 있다면 다행이겠지만, 그렇지 못할 상황이라면 상당히 위험할 수 있다.


악천후 상황에서 카메라에 이물질이 묻었다면 제 기능을 못 할 수 있다. 빗방울이 맺혔다면 디스플레이에 굴곡진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생길 수 있다.


또 하나는 차량 가격 상승의 요인이 된다는 점이다. 일반 카메라가 아닌 안정적이고 선명한 화질의 카메라가 확보되어야 하기 때문이다. 사이드미러가 없는 차량의 보급이 많아질수록 처음보다는 가격이 점점 더 낮아지겠지만, 초기 양산 시기에는 차량 가격을 높이는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4. 단점을 극복하는 기술


다행인 것은 단점은 또 다른 기술로 극복할 수 있다는 점이다. 사이드미러를 대체하는 기술은 사이드미러에만 적용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룸미러에도 적용할 수 있다. 룸미러에 적용된 카메라는 차량 좌우 측면과 후방 하단부에 설치되는데, 이때 후방과 측방 주행 환경을 인식하고 폭넓은 시야로 외부 상황을 알려줄 수 있다. 만약 사이드미러 카메라의 일시적 고장으로 시야 확보가 되지 않을 때는 후방에 위치한 카메라와 서라운드 뷰 등과 같은 보조적 카메라로 상황 대처를 할 수 있을 것이다.


또한, 차량 주변으로 접근하는 차량에 대한 ‘사각지대 경고 시스템’ 같은 기술이 조금 더 세부적으로 적용된다면 사이드미러의 단점을 극복하고 완전한 미러리스 자동차로 탄생할 것이다!



#5. 자율주행 시대, 사이드미러의 운명


현대차는 2030년까지 사람이 직접 조작하지 않아도 완전 자율주행 가능한 차량을 상용화하겠다는 로드맵을 제시했다. 자율주행의 대표 격인 T사의 A 기술은 현재 약 2.5단계 정도라는 평가를 받는다. 완전 자율주행까지는 다소 시간이 걸리긴 하겠지만, 아주 먼 미래의 이야기는 아니란 소리다.


완벽한 자율주행을 하기 위해서는 차량 외부를 둘러싼 각종 카메라와 센서의 작동과 이를 인지하는 기술이 필요하다. 즉, 360도 차량 주변 상황을 완벽하게 파악해야 한다는 소리다. 사이드미러는 양쪽 차선으로 접근하는 차량을 파악하기 위해 만들어진 장치임을 고려한다면, 수십 개의 카메라와 센서가 장착되는 자율주행 자동차에서 사이드미러의 역할은 더는 필요해 보이지 않는다.


자율주행 시대가 우리 앞에 다가온 것은 명백한 사실이다. 그러나 사이드미러가 없어지는 것이 단순히 기술의 발전이 아닌 차량 탑승자의 안전을 지키기 위한 점을 잊지 말아야 한다. 안전과 생명이 우선되어야 할 몇 가지 단점이 극복한다면, 사이드미러는 점차 우리 기억 속에서 사라지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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