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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May 21. 2021

올해, 당신에게 중고차 구매할 계획이 있다면?

2020년 5월, 중국과 일본에서 시작된 거대 장마전선은 6월 10일 한반도에 도착해 전국적으로 거센 비바람을 뿌렸다. “올해는 유난히 비가 잦다”라고 생각할 무렵, 7~8월에도 비가 왔다. 그리고 8월 초에는 어마 무시한 비가 전국을 뒤덮고 한강이 물에 잠기고 전국 곳곳에 지하차도부터 주차장까지 물이 밀고 들어왔다. 기록적인 폭우는 생명을 앗았고 수많은 이재민을 만들었다.


그뿐만 아니라 길고 긴 장마는 수많은 침수차를 만들어 내기까지 했다. 지난해 7월부터 8월까지 신고, 접수된 침수차만 약 7,000여 건에 이른다고 한다. 이 차들은 신고, 접수된 후로 2~3개월이면 중고차 시장에 쏟아져 나오게 되는데, 문제는 침수차가 침수차가 아닌 척을 한다는 것이다.


누군가는 침수차라는 걸 고지하고 판매하지만, 일부는 양심까지 팔고서 침수차가 아니라고 하며 판매하기도 한다. 당연히 소비자는 속고 구매하게 되고 피해는 침수차를 구매한 소비자가 고스란히 지게 될 수밖에 없다. 이미 시장에 나와 떠돌고 있을 침수차, 침수차를 구매하는 일이 없도록 몇 가지 사항을 체크해 보자.




#1. 침수차, 왜 문제가 될까?


비가 많이 오는 날엔 차오른 물이 차량 하부에 닿는 느낌이 들 때도 있다. 물이 닿는다고만 해서 ‘침수차’라고 봐야 할까? 자동차 전문가의 말에 따르면, 차량 내부에 물이 유입되고 카펫이 젖는 수준부터 침수차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고 한다.


그렇다면 침수차가 왜 문제일까? 단순히 카펫이 젖었다고 문제가 되는 건 아니다. 침수차의 가장 큰 문제는 ‘부식’이다. 차량 수리와 청소를 다 마쳤다고 해도 겉으로만 멀쩡해 보일 뿐 차량 내부에는 이미 부식이 진행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설령, 당장 운전했을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더라도 시간이 지나면서 서서히 문제점이 드러날 수 있다.


예를 들면, 차량 RPM이 갑자기 이유도 없이 오르거나 각종 패널이 오작동하는 문제로 이어지기도 한다. 운전 중에 발생하는 모든 문제는 탑승자 전원의 생명과 직결되어 있어서 결코 쉽게 생각할 문제가 아니다.  또한, 요즘 차량은 전장화 비율이 높아 침수에 더욱 취약하다. 대부분 커넥터가 차량 하부에 있기 때문이다. 이외에도 내부 습기로 인해 곰팡이가 생기고 악취가 나는 등의 문제도 함께 나타날 수 있다.




#2. 침수차 구별법


침수차를 확인하는 방법은 다양하다. 단 한 가지 만으로 침수차를 확인하는 방법은 없으니, 여러 사항을 꼼꼼하게 체크하는 게 중요하다.


자동차 내부 냄새 확인하기

침수된 차량은 오염된 흙탕물로 뒤덮였을 가능성이 크다. 깨끗한 물도 제대로 말리지 않으면 퀴퀴한 냄새가 나는 법인데, 오염된 흙탕물이라면 말할 것도 없다! 차량 내부에 불쾌한 냄새로 가득하다면 침수차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일부 판매자는 퀴퀴한 냄새를 없애려고 일부러 강한 방향제를 쓰기도 하니, 주의해야 한다.


안전벨트 확인하기

안전벨트를 끝까지 당겨서 진흙이 묻어 있는지 확인해 볼 수 있다. 과거에는 이러한 방법이 통했지만, 요즘은 안전벨트까지 교환하는 경우가 있다고 한다. 이럴 경우, 안전벨트 교환 여부를 확인하기 위해 벨트 아래 부위의 제조 일자와 차량 제조 일자를 비교해 보면 된다. 큰 사고로 교환한 것이 아닌 이상 안전벨트의 제조 일자와 차량 연식은 동일하다. 또한, 1열 시트의 안전벨트만 확인할 것이 아니라 뒷좌석까지 모두 확인해 보자.


트렁크 내부 확인하기

트렁크 스페어타이어 공간이나 내부까지 모두 열어 보는 것도 방법이다. 또한, 뒷부분 웨더스트랩을 제거해 안쪽 깊은 곳까지 확인해 볼 수 있다. 꼼꼼한 판매자라면 내부까지 모두 흔적을 지웠겠지만, 차량 침수된 부위가 한두 군데가 아니기 때문에 놓치는 부분이 분명 있을 수 있다.


램프 확인하기

침수차를 구별하는 방법으로 안전벨트를 확인하는 방법이 대중에게 많이 알려지면서 안전벨트는 교환하고 나오거나 깨끗하게 청소해서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요즘은 램프를 확인하기도 한다. 안전벨트는 비용이 저렴해 교체하는 데 부담이 없는 반면, 램프는 교환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교체하지 않을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램프 구석구석 진흙이 남아 있거나 습기가 차 있는지 확인해 보자. 가장 좋은 것은 전문가를 대동하거나 평소 자주 다니던 정비소를 찾아가는 것. 일반인이 찾기 힘든 부분까지 확인할 수 있기 때문에 침수차를 가려낼 수 있는 정확한 방법이기도 하다.




#3. 침수차, 특약사항으로 분쟁 방지


뭐든 조심해서 나쁠 것이 없다. 이리 훑고 저리 훑어봐도 침수차가 아닌 것 같지만, 올해 중고차를 구매한다면 더욱 신중해야 하는 만큼 계약서 작성 시 특약사항을 기재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중고차 매매 계약서 특약사항에 ‘판매자가 고지 않은 사실 발견 시 배상한다’라는 조항을 작성할 수 있다. 침수 차량일 경우 일정 금액 혹은 환불 조건을 내건다면, 나중에 발생할 수 있는 불필요한 분쟁을 줄일 수 있다.


당연히 침수차가 아니라면 이에 거부할 이유가 없다. 만약, 침수 차량에 대한 배상 특약사항을 거부하거나 구두로만 아니라고 강조할 경우, 의심의 여지가 있으므로 계약하지 않는 것이 좋다.  또한, 이런저런 조건 달기 싫어 저렴한 가격에 내놓았다는 말할 때도 주의해야 한다. 가격이 저렴한 데는 그만한 이유가 다 있기 때문이다.




보험 개발원에 따르면 최근 4년간 침수로 인한 차량 피해 건수는 1만 8천여 건이 넘는다고 한다. 2020년 하반기에 집중된 호우로 침수된 차량을 더하면 이보다 더 높은 수치로 기록될 것이다. 이 수치는 자차 특약이 가입된 사람들이 신고, 접수된 내역으로 자차를 가입하지 않은 경우 침수된 차량은 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생각된다.


매년 침수차는 발생했었지만, 특히 올해는 작년에 침수된 차량이 평년보다 10배 이상 많아 정상 중고차로 둔갑하여 판매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 모든 중고차 판매자가 양심적으로 고지하고 판매한다면 이런 걱정을 할 필요도 없을 것이다. 그러나 현실이 그렇지 못하다 보니, 소비자는 구매하면서도 또 다른 고민을 해야 한다. 안타까운 현실이지만, 중고차를 구매할 계획이라면 반드시 침수차 여부를 확인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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