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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May 14. 2021

나의 안전을 맡기는 것, 보조 시스템의 이야기

10년 전만 해도 ‘자율주행 자동차’는 먼 미래의 이야기로만 생각했다. 차가 혼자서 움직이고 운전을 한다? 

영화에서나 볼 법한 일이 일어난다는 건, 그저 상상력에 불과했다. 그러나 현재 자동차 기술의 빠른 진보를 보고 있으면,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나오는 날도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 든다.


사실 지금의 기술만 보더라도 과거에는 상상조차 못 할 일이 벌어지고 있기는 하다! 운전자가 100% 운전대를 컨트롤하지 않아도 스스로 중심을 잡고 차선을 이탈하지 않도록 잡아주는 장치가 이미 자동차 기술에 적용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기술은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이라고 하며, 지능형 운전자 보조 시스템(ADAS, Advanced Driver Assistance Systems)의 일부분으로 자율 주행의 디딤돌과 같은 기술이라고 할 수 있다.




#1. 운전자의 주행 차선 이탈, 어떻게 방지할까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LKAS, Lane Keeping Assist System)은 운전자의 의지와 무관하게 차선을 이탈했을 시 경보를 울려 차선이 이탈되었음을 알리고 스티어링 휠을 제어해서 정상적인 차선을 유지할 수 있도록 보조하는 시스템이다.


차선 유지를 위한 시스템은 기본적으로 사람이 운전하는 것과 동일한 원리가 적용된다. 운전하기 위해서는 시야 확보가 중요한 것처럼 자동차가 차선을 인식할 수 있도록 눈을 달아줘야 한다. 눈의 역할을 하는 것은 카메라가 될 수 있고 라이다(Lidar), 적외선 센서 등이 될 수도 있다. 이 같은 장비로 전방 주행 차선을 확인하여 정보를 습득하게 되는 것이다.


습득된 정보는 주변 구조물과 차별화하여 ‘차선’이라는 것을 인식하도록 하고, 차선으로 인식 가능한 정보를 바탕으로 차선 이탈 시 전자식 스티어링을 조작할 수 있게 한다. 이때, 운전자 조작 없이 스티어링을 조작하기 위해서는 전동식 조향 장치(MDPS, Motor Driven Power Steering)가 반드시 필요하다.


자동차의 눈이 되어 주는 센서, 핸들을 컨트롤하는 전동식 조향 장치 그리고 정보를 습득 후 차선을 인식할 만한 정보로 변환해 주는 기술이 적용되어 운전자의 주행 차선 이탈을 자동차가 스스로 방지할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2.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의 시작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의 역사는 생각보다 꽤 오래됐다. 21년인 지금으로부터 약 21년 전인 2000년에 유럽 상용차 시장에서 등장했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처음으로 장착한 주인공은 메르스데스-벤츠 대형 트럭이었다. 이 기술은 1년 뒤 닛산의 승용차에 적용되었으며, 2002년에는 도요타가 2003년에는 혼다가 적용했다.


이후 매해 새로운 자동차 브랜드에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적용했고 2010년에 이르러서는 경차에도 적용될 만큼 상용화가 되는 수순을 밟았다. 우리나라에도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포함한 ADAS 기술이 접목되기 시작한 것은 2010년 이후부터다. 고급 자동차 중심으로 기술이 적용되었으며, 5세대 그랜저부터 스마트 크루즈 컨트롤, 차로 이탈 경고 등의 기술이 탑재됐다.




#3.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의 진화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크게 세 단계로 구분할 수 있다.


첫 번째 단계는 ‘차선 이탈 경고 장치(LDW, Lane Departure Warning)’이다. 운전자의 스티어링을 직접적으로 조작하기보다는 차로 이탈 시 차량 내부 스피커로 알람을 울리거나 스티어링 진동, 시트 진동 등 다양한 방식으로 운전자에게 경고를 전달하는 방식이다. 스티어링 휠 자체는 운전자가 직접 움직여야 하므로 졸음운전을 했을 때는 사고를 방지하기가 어렵다.


두 번째 단계는 차선 이탈 경고 장치보다 조금 더 발전한 단계의 시스템으로 ‘차선 유지 보조 장치(LKAS, Lane Keeping Assist System)이다. 주행 차선을 벗어났을 때 경고음뿐만 아니라 운전자가 적극적으로 개입하지 않을 경우 자동차가 스스로 스티어링을 조작해 이탈한 차선을 복귀한다. 이전 단계보다 더 적극적으로 주행에 개입하기 때문에 운전자가 잠시 한눈을 팔거나 졸아도 위험한 상황을 단기적으로는 빠르게 대처할 수 있다.


세 번째 단계는 자율주행 3단계에 이르는 기술로 단순히 차선만 파악하는 것이 아니라 차선의 중앙을 파악해 중앙을 기준으로 따라가는 시스템이다. LFA, LCA(Lane Following Assistance, Lane Centering Assistance)로 불린다. 운전자 개입 없이 스스로 차선을 유지하며 주행하는 시스템으로 두 번째 단계보다 높은 단계에 이르는 기술이다.


국산 차에는 현대자동차가 HAD(Highway Driving Assist)를 개발해 고속도로 주행 시 앞차와의 간격과 차선을 유지하는 기술이 적용되고 있다. 내비게이션을 기반으로 고속도로 진입 여부를 판단하고 앞차와의 간격 거리 유지, 차선 유지를 지속해 운전자가 조금 더 편안하게 주행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방식이다. 날이 갈수록 점점 더 진보하는 자동차의 기술, 자율주행이 우리 삶의 코앞으로 다가왔다는 것을 실감하고 있다.




#4.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은 ‘보조 시스템’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을 비롯해 ADAS에 포함된 다양한 기술을 보고 있자면, 멀지 않아 운전자가 필요 없는 세상도 곧 올 것이라는 기대가 생긴다. 지금까지 개발된 자동차의 기술은 그 이름처럼 ‘보조’ 시스템에 불과하다.


미국 자동차공학회는 자율주행의 단계를 총 6단계로 분류하고 있다. 0단계부터 5단계에 이르며, 5단계는 시스템이 모든 도로와 조건에서 운전할 수 있는 상태로 ‘완전 자동화’라고 한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자율주행의 단계는 2.5단계에 이르렀고 3단계로 접어드는 과정에 있다. 즉, 아직은 운전자가 넋 놓고 운전할 단계는 아니라는 소리다.


차선 유지 보조 시스템도 어디까지나 보조 시스템일 뿐 운전자는 항상 전방을 주시하고 운전대에서 손을 놓지 말아야 한다. 지금까지 발전된 기술이 안전운전을 도와주는 건 사실이지만, 이 기술이 사람의 생명까지 완벽하게 보호할 수 없다는 사실을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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