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현대캐피탈 Apr 23. 2021

설마 내가 보복 운전자일까?

평소 점잖고 욕 한마디 못하는 사람이지만, 운전대만 잡으면 딴사람이 된다는 말을 자주 듣는다. 이는 우리나라 사람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 전 세계 공통적인 사항으로 ‘로드 레이지(Road rage)’라는 용어가 따로 있을 정도다. 옥스퍼드 사전에 따르면, “운전으로 인한 스트레스와 욕구불만이 초래한 폭력적인 분노, 다른 운전자에 대한 보복적 행동”이라고 규정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난폭운전’, ‘보복운전’으로 불리고 있는데, 난폭하고 거침없는 운전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사람이 늘어나면서 사회적 이슈가 되고 있다. 특히, 블랙박스와 CCTV 설치가 늘어나면서 피해 사례가 더 자주 눈에 띄고 있다.


더 문제가 되는 것은 바로 ‘보복운전’이다. 개인적인 즐거움을 위해 도로 위에서 위협적이고 위험한 행위를 하는 난폭운전자를 참지 못하고 대응할 경우 자칫 보복 운전자가 되어 명백한 범죄 행위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자신의 행동에 정당한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여, 스스로 보복운전을 잘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내가 보복 운전자는 아닐지, 혹은 보복 운전을 당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지 함께 생각해보자.




#1. 난폭운전, 보복운전


도로 위를 달리다 보면 갓길에 정차해서 서로 삿대질을 하며 언성을 높이는 장면이나 도로 위 한복판에서 차를 세우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를 볼 때가 있다. 또는 도로 위를 거침없이 달리며 사고 나는 건 아닌지 걱정될 만큼 위협적으로 운전하는 운전자를 보게 된다.


그럴 때면 자동차가 얼마나 무서운 존재인지 다시 한번 깨닫게 되는데, 보통은 누가 봐도 위협적인 운전을 한다고 판단되는 경우 ‘난폭운전’이라고 볼 수 있다. 난폭운전은 불특정 다수를 향해 교통사고의 위험을 초래할 만한 행위를 하는 경우를 말한다. 신호 위반, 안전거리 미확보, 진로 변경 금지된 차선의 변경, 클락션을 울리고 위협적인 행동을 하는 경우 등이 대표적인 예이다.


이런 난폭운전에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사람도 있다. ‘눈에는 눈, 이에는 이’라는 생각으로 난폭운전자를 뒤쫓거나 대응하게 될 경우 ‘보복운전’이 될 수 있다. 보복운전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위협 행위를 말하는데, 주로 난폭운전자를 대응하거나 상대방의 운전이 마음에 들지 않아 위협적인 행동을 할 경우 문제가 된다. 특정 운전자를 대상으로 급감 속, 급제동, 고의로 충돌하는 행위, 급정지 후 욕설과 폭언 등이 해당한다. 


난폭운전은 난폭운전에 해당하는 행위를 2회 이상, 하나의 행위를 연달아서 반복할 경우 처벌 대상이 되지만, 보복운전은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기 때문에 단 1회의 행위에도 처벌받을 수 있다. 도로 위에서는 ‘안전’과 ‘생명’이 우선되어야 하므로 어떤 일에도 감정적으로 대응해서는 안 된다



#2. 빠른 신고로 대응하자


상대방 운전자의 행위에 불쾌하고 화가 나는 일은 물론이고 상대방 운전자로 인해 사고가 날 뻔한 경험도 분명 있을 것이다. “왜 그렇게 운전하느냐!”라고 따져 물어보고 싶기도 하지만, 감정적으로 대응한다고 해서 결코 좋은 결과로 이어질 일은 없다.


만약 위협적으로 다가오거나 그런 운전을 하는 운전자를 만난다면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객관적인 자료를 확보해서 빠르게 신고하는 것이 현명하다. 요즘 자동차는 대부분 블랙박스가 달려있으므로 자료를 확보 후 곧바로 경찰에 신고하는 게 좋다. 스마트폰만 있다면 즉시 ‘스마트 국민 제보’라는 앱을 통해 몇 가지 사항만 기재한 후 간편하게 신고할 수 있으므로 ‘참을 인(忍)’ 세 번을 마음에 새기고 ‘신고’로 대응하자.



#3. 화난다고 대응하면, ‘쌍방 보복운전’


위협적으로 운전해 다가와 갓길로 차를 세우는 상황이 생겼다면, 절대로 차에서 내리지 말아야 한다. 보복 운전자와의 대화의 끝이 결코 좋은 일이 없다. 곧바로 신고 후 경찰이 도착하기를 기다리고 욕설과 폭력적인 행위를 스마트폰으로 영상과 음성을 모두 녹음해 두는 게 좋다.


갓길 정차가 아니더라도 상대방의 보복운전에 감정적으로 대응해 똑같이 위협 운전을 한다면, 쌍방 보복운전으로 해석될 수 있다. 상대방 운전자의 위협적인 행동에 상향등을 켜거나 클락션을 지속해서 울리는 행위도 쌍방 보복운전이 되므로 피해자에서 가해자가 되는 일은 없도록 절대로 감정적인 대응을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4. 보복운전, 신고와 처벌 절차


난폭운전은 도로교통법에 따라 1년 이하 징역, 500만 원 이하의 벌금형에 처한다. 입건으로 이어질 경우 벌점 40점과 40일 면허정지, 구속 시 면허가 취소된다.


특정인을 대상으로 하는 보복운전은 처벌이 더 강하다. 형법이 적용되어 특수폭행, 특수협박, 특수상해가 적용되며 최소 1년 이상 최대 20년 이하의 징역형과 최대 2천만 원 벌금형에 처한다. 형사 입건 시 벌점 100점, 100일 운전면허 정지, 구속 시 운전면허 취소와 결격 기간 1년이 부과된다.


신고 절차도 간편하다. 국민 신문고, 스마트 국민 제보, 경찰 민원 포털 등 직접 경찰서를 찾지 않아도 온라인으로 증거 자료만 있다면 신고할 수 있으므로 보복 운전자가 정당하게 처벌받을 수 있도록 신고로 대응하자.




보복운전은 대부분 난폭운전에서 비롯된다. 그래서 많은 사람이 “보복운전은 원인 제공자가 없어야 해결된다”라는 말을 하곤 한다. 운전대를 잡아 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것이다. 그러나 난폭운전을 감정적으로 대응하는 것은 결국 본인의 손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위협적인 행위로 사고가 날 경우 본인은 물론이고 타인의 생명까지 위협하는 결과를 초래할 뿐만 아니라 보복운전의 가해자가 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결국은 난폭운전, 보복운전에 대응하거나 줄이는 방법은 자동차 점등으로 알릴 수 있는 다양한 수신호로 소통하는 것이며 이를 기반으로 매너 운전을 생활화하는 것이다. 뻔한 교과서적인 방법이지만, 도로 위에 모든 차가 자율주행이 되지 않는 한 서로의 안전을 위해서는 ‘소통’과 ‘매너 운전’이 도로 위의 가장 안전한 장치라고 생각한다.

매거진의 이전글 도로 위의 언어, ‘상향등’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