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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Apr 16. 2021

도로 위의 언어, ‘상향등’

원활한 의사소통을 위해서는 서로가 사용하는 단어의 정확한 의미와 비언어적 표현의 문화적인 이해까지 되어야 한다. 상대방이 특정 단어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비언어적 표현에 대한 오해가 생기면 서로 감정이 상하거나 의사소통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도로 위에서의 의사소통도 마찬가지다. 자동차를 탄 상태로 운전자끼리 서로 직접 대화할 수 없으므로, 자동차의 의사소통 수단으로 쓰이는 ‘자동차 점등’에 관해 잘 이해하고 그것을 제대로 활용하는 것이 중요하다. 아무리 올바른 방식으로 점등을 사용했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점등 신호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면 오해가 생기는 것은 순식간일 것이다. 오히려 난폭 운전이나 보복 운전으로 이어져 생명을 위협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특히, ‘상향등’은 운전자 사이에서도 논란이 되는 점등이다. 올바른 의미를 알지 못하거나 잘못된 사용으로 상대방이 자칫 위협으로 느끼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상향등의 진짜 용도는 무엇일까?




#1. 지나갈게요!



상향등의 기본적인 의미는 ‘패싱(Passing)’이다. 즉, 지나가겠다는 의미를 담고 있다. 예를 들어, 빠른 속도로 고속도로를 주행하고 있을 때 앞 차량이 자칫 확인하지 못하고 차선을 바꿀 수 있으므로 이를 주의하라는 의미에서 상향등을 잠시 비출 수 있다. 이는 위협하거나 상대방을 놀라게 할 목적이 아니라, 오직 도로 위에서 일어날 사고를 방지하기 위함이다.


또한, 차량 통행량이 적어 가로등 설치가 충분하지 않은 곳에서는 주행 길이 어둡거나 코너를 돌 때는 상대방 차량의 유무를 확인하기가 어렵다. 좁은 길에서는 갓길이 없어 피하기도 어렵기 때문에 상향등을 미리 켜고 시야를 확보하거나 코너를 돌고 있는 마주오는 차량에 자신의 존재를 미리 알리는 용도로 사용한다. 단, 차량이 코너를 돌아 진입했을 때는 상대방 차량의 시야 방해가 될 수 있으므로 반드시 상향등을 꺼주는 매너가 필요하다.


이외에도 야간 주행 시 주행 중인 차량의 전조등이 모두 소등되어 있을 때, 상향등으로 점등하라는 의미를 전달할 수 있고 앞 차량의 주행 상태가 좋지 못할 때도 상향등으로 위험한 주행 중임을 알려 주의하라는 의미로 쓸 수 있다.


#2. 경고, 위협의 수단?



90년대까지만 해도 상향등은 운전자에게 양보하거나 위험하니 주의하라는 의미로 사용되었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서 그 의미가 퇴색되고 지금은 대부분 사람이 상향등을 ‘경고’나 ‘위협’의 수단 정도로 이해하는 경우가 많다. 과연 이유가 무엇일까.


상향등이 언제부터 경고와 위협의 의미로 사용되었는지는 명확하지 않다. 분명한 것은 많은 운전자가 차량 점등에 대한 정확한 이해가 부족하다는 것이다. 그로 인해 다른 운전자에게 양해를 구하거나 안전 운전을 위한 주의 용도가 아닌 내가 먼저 갈 테니 비키라는 신호나 조금의 실수에도 화를 내는 용도로 쓰는 것이 아닐까?


어떤 의미를 전하고자 한다면, 상향등을 여러 번 깜빡일 것도 없다. 한두 번 ‘번쩍’하는 용도로 사용해 그 의미를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다. 물론, 좋은 의도로 사용한다고 하더라도 상대방이 이를 이해하지 못하면 나쁜 의미로 받아들일 것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정확한 의미로 사용하고 운전자 모두에게 상향등의 본래 의미를 지속해서 전달하려는 노력이 이어질 때 시간은 오래 걸리겠지만, 대부분 운전자가 본래의 취지대로 사용하게 될 것이다. 


#3. 다양한 자동차 등화, 도로 위 의미



비상등

비상등은 말 그대로 비상시에 사용한다. 차량이 고장 나 정차해 있거나 이상으로 인해 저속 주행이 불가피할 때 점등한다. 또한, 도로 정체 구간이 갑작스럽게 나타나거나 도로 공사, 차선 감소 등이 생길 때 뒤 차량의 안전 운전하라는 신호로 켤 수 있다. 기상 악화일 때도 비상등을 켤 수 있는데, 안개가 자욱하거나 폭우로 인해 시야가 확보되지 않을 때 비상등을 켜 차량 간의 간격을 알려줄 수 있다. 양보 운전 시 감사의 의미로도 자주 사용된다. 그러나 말 그대로 비상시 사용하는 의미이지, 자신의 잘못된 행동을 정당화하려는 용도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방향 지시등

차선을 변경할 때, 우회전/좌회전으로 주행할 때 방향 지시등을 켜야 하는 것을 모르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정확하게 어디 구간부터 켜고 어느 정도의 점멸해야 하는지 모르는 운전자가 많다. 방향 지시등은 일반도로의 경우 행위 지점 30m 전부터 점등하고 고속도로의 경우에는 100m부터 점등한다. 또한, 일반도로는 최소 3초 이상, 4~5회 정도 점멸하고 고속도로는 최소 5초 이상, 7~8회 점멸하는 것이 좋다. 방향 지시등을 켜지 않아 사고로 이어지는 일이 생각보다 빈번하게 발생한다. 도로 위에서 자동차가 보내는 신호는 규칙이므로 이를 잘 지키고 안전 운전하는 문화를 만드는 게 중요하다.

 

안개등

안개등 역시 말 그대로 ‘안개가 자욱하게 껴 시야 확보가 되지 않는’ 상황에서 사용한다. 일반 점등과 달리 안개등은 특수 목적으로 제작된 등으로 빛을 내뿜는 범위가 넓고 빛의 투과성이 높다. 수분 입자를 뚫고 멀리 퍼져 나갈 정도로 빛이 강하다. 뿌연 안갯속에서 시야 확보의 어려움을 겪는 운전자에게 도움이 되는 등이다. 그러나 안개등을 날이 좋은 밤에 사용하게 되면 뒤 차량 운전자에게 심한 시야 방해를 줄 수 있으며 상향등과 같은 눈부심을 주므로 안개등 사용은 안개가 끼거나 비가 많이 오는 등의 시야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때 사용해야 한다.




비대면 시대가 일상으로 자리 잡게 되면서 대중교통보다는 개인적으로 움직일 수 있는 자동차를 선호하는 경향이 점점 더 높아지고 있다. 자동차는 편리한 교통수단이기도 하지만, 한 편으로는 생명을 위협하는 존재가 되기도 한다.


그런 위험을 줄이기 위해 운전자의 의사소통이 되는 점등을 올바르게 사용하고 운전자 간의 양보하는 자세가 무엇보다 중요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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