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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Aug 13. 2021

다시 돌아온 추억의 자동차 극장

1980년대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자동차의 대중화로 집집마다 차가 생기면서 2000년대 초반까지 차 안에서 영화를 볼 수 있는 ‘자동차 극장’이 흥행했다. 1994년 4월 경기도 포천에 있는 베어스타운을 시작으로 전국에 약 60여 곳에 이르는 자동차 극장이 문을 열었다.


한창 흥행하던 자동차 극장은 부동산 개발과 천정부지로 솟는 땅값, 편의시설을 다 갖춘 멀티플렉스가 하나둘씩 나타나면서 서서히 자취를 감추기 시작했다. 그리고 자동차 극장에 대해서는 완전히 잊히는 듯했지만, 뜻하지 않게 찾아온 COVID-19 팬데믹은 사라져 가는 자동차 극장에 불씨를 살렸다.


옹기종기 모여서 영화를 봐야 하는 영화관 특성상 바이러스 감염에 취약할 수밖에 없고 극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영화관을 찾는 발길이 뚝 끊겼다. 그에 반해 누구의 간섭도 없이 가족, 친구, 연인끼리 영화 볼 수 있는 자동차 극장은 팬데믹 상황에서 영화를 보기에 최적의 장소가 된 것이다.




#1. 다시 돌아온 추억의 자동차 극장



2021년 8월 기준, 전국 자동차 극장은 26개로 35개의 스크린이 운영되고 있다. COVID-19가 시작되기 전까지는 줄줄이 폐업하는 분위기였으나 비대면 시대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후로는 자동차 극장의 필요성이 대두되면서 지역 곳곳에서 자동차 극장 등록이 늘었다고 한다.


영화산업이 크게 위축되고 극장 발길이 뜸해진 틈을 타 각 시도자치단체는 임시공간을 활용해 자동차 극장을 일시적으로 운영하기도 했다. 지난해 6월 인천시는 인천대공원에서 자동차 극장을 운영했고 1편당 차량 100대를 사전 예약을 받았는데 1천200명이 몰릴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최근에는 CGV와 롯데시네마가 인천과 부산에서 각각 자동차 극장을 개봉하기도 했다. CGV는 지난해 서울랜드에서 일시적으로 자동차 극장을 운영했는데, 당시 평균 객석률이 51%에 달할 정도로 많은 관객이 찾았다. 이번에는 인천 연수구에 상설 극장을 운영한다. 롯데시데마 역시 부산, 울산, 경산 중에서도 최대 규모의 자동차 극장을 개봉하면서 잊혀 가고 있던 자동차 극장의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2. 자동차 극장 어떻게 이용할까?


자동차 극장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지만, 접근성이 쉬운 일반 영화관처럼 주변에 흔한 것은 아니다. 미리 상영관 정보를 체크하는 것은 필수다. KOBIS는 우리나라 영화관 입장권 통합 전산망 사이트로 영화상영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다. 영화 상영관명에 ‘자동차 극장’으로 검색 시 전국에 자동차 극장의 상영관명, 스크린 수, 좌석수, 영업 상태 등을 확인할 수 있다.

https://www.kobis.or.kr/kobis/business/mast/thea/findTheaterInfoList.do


자동차 극장을 이용하는 방법은 일반적인 영화관 상영과 크게 다르지 않다. 다만, 자동차 극장의 경우 온라인 예매보다는 현장 결제가 많다. 그래서 영화관 장소에 도착해 현장에서 결제 후 바로 입장하게 된다. 이용료는 극장마다 차이가 있지만, 평균적으로 2만 원대이다. 주말에는 비용을 더 받는 곳도 있다. 


차량마다 크기가 다 다르기 때문에 안내 요원의 안내에 따라 정해진 공간에 주차한다. 자칫 다른 차량의 시야를 방해할 수 있으므로 안내 요원의 안내를 잘 따라주는 것이 자동차 극장에서 지켜야 할 에티켓 중 하나다. 또한, 라이트를 꺼주는 것이 기본 에티켓이지만, 라이트가 꺼지지 않는 차량이 있기 때문에 라이트 꺼짐 여부를 미리 확인해 안내 요원에게 말하고 꺼지지 않는 차량의 경우 가림막을 받아 가려야 한다. 대형 스크린을 통해 영상을 보게 되고 소리는 영화관에서 안내해주는 라디오 주파수에 맞춰 듣게 된다.




#3. 자동차 극장, 여기 어때?



수도권 자동차 극장으로 유명했던 남산, 잠실 자동차 극장이 문을 닫게 되면서 아쉬운 마음이 컸다면, 인천 연수구 스퀘어원에 있는 CGV 드라이브 인 스퀘어원을 이용해 보길 바란다. 약 100여 대 수용 규모에 접근성이 뛰어나다는 게 장점이다. 스크린 오른쪽에는 승기천 둘레길이 연결되어 있어 영화 관람 전 산책하기도 좋고 관람 전 50여 대가량 차량이 대기할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되어 있다. 승용차, RV 차량에 한해 입장할 수 있으며 이용요금은 1대당 평일 2만 4천 원, 주말/공휴일은 2만 6천 원이다.


파주로 데이트를 고려하고 있다면 국내 최대 멀티플렉스 자동차 극장을 고려해 보자. 3개의 스크린과 총 900대 차량을 소화할 수 있는 공간으로 접근성이 좋고 넓은 공간이 장점이지만, 주말에는 사람이 많이 몰려 대기 시간이 긴 것은 단점이다. 주변에 통일 전망대, 임진각 같은 관광지도 있기 때문에 데이트 코스로 즐기기 좋다. 이용요금은 1대당 평일 2만 원, 주말에는 2만 4천 원이다.


21년 6월에 개장한 롯데시네마 드라이브 오시리아 자동차 극장. 부산, 울산, 경남 지역의 가장 큰 규모를 자랑하는 자동차 극장으로 300여 대가 볼 수 있다. 가로 25m, 세로 13m 초대형 스크린이 있어 편안한 영화 관람이 가능하다. 모바일 앱, 홈페이지를 통해 예매할 수 있고 현장에서도 가능하다. 주말에는 관람 1~2시간부터 기다리는 관람객이 많다고 하니, 좋은 자리를 얻고 싶다면 미리 대기하는 건 필수다. 이용요금은 1대당 2만 2천 원이다.


장태산 자락에 있는 자동차 극장. 외곽 쪽에 있어 드라이브를 즐기며 자동차 극장으로 향하기 좋다. 대전/충청권에 있는 극장 중에서는 선호도가 높은 곳. 2개 관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간단한 스낵과 음료를 즐길 수 있는 매점이 따로 있다. 다양한 음식을 즐기고 싶다면, 미리 음식을 사가는 것도 좋다. 이용요금은 1대당 2만 원, 온라인 예매는 없고 현장에서 바로 결제한다.




COVID-19 종식 시기가 좀처럼 보이지 않고 있다. 지금과 같은 상황이라면 그 누구도 COVID-19 종식 상황을 예측할 수 없다. 분명한 건 모두가 어려운 상황을 잘 이겨내기 위해서는 상황에 맞게 바뀌어야 한다는 사실이다. 그런 의미에서 자동차 극장은 ‘감염’을 예방한다는 측면에서 비대면 시대에 최적화된 문화생활이 되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다만, 자동차 극장 이용 시 자동차 공회전으로 인해 대기 오염 발생에 대한 우려는 함께 고민하고 풀어가야 할 문제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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