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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현대캐피탈 Aug 20. 2021

당신의 '초보 운전' 스티커는 배려입니까?

도로를 달리다 보면 심심치 않게 초보운전 스티커를 볼 수 있다. “초보운전, 배려 감사합니다”, “왕초보”, “이제 면허 땄어요” 등 여러 가지 문구로 자신이 초보운전자임을 알린다. 다른 운전자는 초보운전자 스티커를 보면 초보임을 인지하고 주행 시 돌발상황을 고려해 주의해 운전하거나 당황하지 않고 운전할 수 있도록 양보를 해주기도 한다. 초보운전 스티커의 순기능의 예라고 할 수 있다.


그러나 최근에 초보운전 스티커를 보면 웃음이 날 때도 있지만, 눈살을 찌푸리게 할 만큼 불쾌감을 불러오는 문구도 적지 않게 보인다. “운전 못 하는데 보태준 거 있수?”, “빵빵대면 지구 끝까지 쫓아가서 죽여버림”, “개초보, 차주 성격 있음” 등 뒤따르는 운전자가 봤을 때 상당히 불쾌감을 불러오는 문구들이다. 초보운전 스티커는 상대방에게 ‘이제 막 운전을 시작했으니, 미숙하더라도 이해하고 양보해 달라’라는 양해의 의미로 사용되었지만, 최근에 부착되는 스티커를 보면 초보 운전자이니 건드리지 말라며 오히려 위협의 의미로 사용돼 본래 목적을 무색하게 만들고 있다. 과연 초보운전 스티커, 이대로 괜찮은 걸까?




#1. 자동차 스티커도 유행이 있다


1인 1자동차 시대. 자동차는 이동수단 그 이상의 의미를 있게 됐다.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으로 활용되어 각종 튜닝부터 그림이나 문구가 들어간 스티커를 부착하기도 한다. 특히 자동차 스티커 스타일의 많은 변화가 있었다. 처음에는 초보운전임을 알리는 용도로만 활용됐다. 별다른 문구 없이 ‘초보운전’만 적힌 스티커로 말이다. 그러나 최근에는 초보운전 스티커뿐만 아니라 위급 상황 시 아이를 먼저 구해주세요, 아이가 타고 있어요, 자동차 동호회 스티커 등 다양한 문구와 디자인이 활용되고 있다.

  

‘초보운전’ 표시 역시 간단하게 ‘초보운전’이라고 부착하지 않고 여기에 재미를 더해 ‘4시간째 직진 중’ 이라든지 영화 멘트를 차용해 ‘극한 초보, 지금까지 이런 초보는 없었다’ 등으로 표현하기도 한다. 뒤따르는 운전자 입장에서는 재미난 문구에 웃음이 나면서도 초보운전자임을 분명히 알 수 있다. 재미있고 다양한 스티커를 상황에 맞고 본래의 목적에 적절하게 사용한다면 아무런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다. 오히려 상대방 운전자에게 재미를 주면서 초보 운전자로 양보나 배려를 받는 효과도 있다.




#2. 재미 아닌 불쾌감으로 느껴지는 이유


초보운전 스티커가 처음부터 여러 가지 문구나 디자인으로 제작된 건 아니다. 1995년에는 초보운전 스티커 부착이 의무 규정이었으며, 위반 시 범칙금을 부과하기도 했다. 심지어 초보운전 스티커 문구와 디자인의 규격이 정해져 있을 정도였다. 물론, 장롱 면허 운전자인 경우와 형평성 등의 문제로 해당 조항은 1999년 폐지되었다. 


그 후로 초보운전 스티커는 의무는 아니었지만, 면허를 취득한 지 얼마 되지 않았거나 장롱 면허 운전자는 초보운전 스티커를 부착하는 문화가 지금까지 이어져 왔다. 문제는 ‘초보운전’이라는 의미와 재미를 더한 스티커가 점점 재미만 쫓게 되면서 상대방 운전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이 빈번해졌다. 게다가 초보 운전자로 믿기지 않을 만큼 난폭한 운전을 하거나 법규를 무시하는 운전은 다른 운전자에게 불쾌감을 주는 일도 잦아졌다. 


도로 위에서 장난으로 운전하는 사람은 없겠지만, 초보 운전자라면 더욱 신중하게 운전해야 할 때이다. 화려한 디자인이나 재미에 치우친 문구보다는 초보운전임을 명확하게 표현할 수 있는 문구로 명시해 상대방에서 양해를 구하는 게 먼저가 아닐까 생각한다.




#3. 초보운전, 어떻게 운전할까?



면허를 막 취득하고 도로에 나섰던 기억을 떠올리면 ‘초보운전’이라는 문구를 보고 양보하지 않는 운전자보다 양보하는 운전자가 더 많을 것이다. 실제로 한 TV 프로그램에서는 초보운전 스티커 효과에 대한 실험을 진행했다. 신호 변경 시 움직이지 않고 대기할 때 뒤차가 경적을 울리는 시간을 재어보았는데, 미부착 차량은 평균 2.5초가 걸렸으며 부착 차량은 5.3초가 걸렸다고 한다. 대부분 운전자도 초보 운전자였던 시절이 있기 때문에 초보운전 스티커를 본다면 위협적으로 운전하기보다는 상대방을 배려하는 경우가 더 많을 것이다. 러나 초보운전 스티커를 붙였다고 해서 당연한 배려를 구해선 안 될 것이다.




도로 위에서는 엄연히 지켜야 할 법규가 있고 그 법규를 따랐을 때 서로 배려와 양보를 구할 수 있기 때문이다. 또한, 초보운전 스티커 역시 재미보다는 초보운전이라는 문구가 잘 보이도록 차량 뒤편에 부착해 놓는 게 좋을 것이다. 다른 운전자 역시 초보운전 스티커가 부착된 차량을 봤을 때 초보 운전자임을 배려해서 조금 느긋하게 기다려 주는 인내심을 가지면 좋다. 서로 양보하는 모습을 보일 때, 운전대에서 기분 나쁜 일이 덜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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