좀처럼 꺾일 줄 몰랐던 폭염과 열대야가 지나가고 아침, 저녁으로 선선한 가을 기운이 느껴진다. 한낮에는 여전히 덥지만, 출퇴근길에는 에어컨 대신 창문을 열고 운전하기 좋은 날씨다. 하지만 날이 좋다고 바깥 정취에 취해 운전 시 집중력과 긴장감을 늦춰선 안 된다. 의외로 가을에 자동차 사고가 자주 발생하기 때문이다. 가을 운전, 특히 주의해야 하는 이유 5가지를 알아보자.
#1. 운전자에게 낙엽은 낭만이 아니라 위험이다
우수수, 단풍 낙엽이 아름다운 계절 가을. 형형색색 빨갛고 노랗게 물든 단풍을 보고 있으면 감성에 젖을 때가 많다. 그러나 일교차가 큰 가을 특성상 낙엽이 젖어 있을 때가 많다. 낙엽 한두 장에 젖은 습기는 문제가 되지 않지만, 도로 위에 길게 늘어선 낙엽이 모두 젖어 있다고 생각하면 빗길만큼이나 위험해질 수 있다. 특히, 야간 주행 시 시야 확보가 어려울 때는 낙엽이 위험한 존재가 될 수 있다.
그뿐만 아니라 수북이 쌓인 낙엽은 파손된 도로를 가리기도 한다. 여름철 장마와 태풍을 거친 포장된 도로 곳곳에는 포트홀과 같은 파손된 도로가 많다. 그 위로 낙엽이 쌓인다면, 파손 여부를 모르고 달리다가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다. 따라서 낙엽이 쌓인 곳은 조금 더 주의하고 감속 후 주행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2. 자욱한 가을 안개, 감속과 안개등은 필수!
가을은 일교차가 큰 계절이다. 공기의 온도 차에 의해 수증기가 생기는데, 일교차가 큰 가을엔 아침, 저녁으로 수증기가 곧잘 생기게 된다. 그리고 수증기는 공기 중을 떠다니며 자욱한 안개를 만든다. 안개는 운전자의 가시거리를 현저하게 감소시키고 도로 상황을 미끄럽게 만든다. 시야도 확보되지 않고 도로 상황도 좋지 않으므로 감속과 안개등은 필수다.
안개등은 안개가 짙거나 악천후 상황에서 사용하는 등이다. 안개등은 주간 주행등과 다르게 직선으로 뻗어 나가는 성질이 있어 상향등처럼 강한 빛을 쏜다. 안개가 심한 날에는 후방 안개등을 켜 후방 차량에 내 위치를 알려줄 수 있다. 또한, 갑작스러운 안개 구간을 맞닥뜨렸을 땐 비상등과 안개등을 점등하고 속도를 감속해 안전 운전의 주의가 필요하다. 단, 안개등은 강한 빛을 쏘기 때문에 악천후 상황이 아니라면 사용하지 말아야 한다.
#3. 흔한 가을 돌풍, 방심은 금물!
가을에는 안개뿐만 아니라 가을 돌풍도 주의해야 한다. 돌풍은 갑자기 큰 풍속으로 바람이 부는 현상으로 바람의 방향이 어지럽고 천둥을 동반한다. 지형에 따라서는 소용돌이가 칠 수 있다. 운전자는 조향 장치를 조작하기 힘들 수 있는데, 이때 손에서 놓치게 되는 경우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특히, 교량을 지날 때는 더욱 주의해야 한다. 교량 위의 구조물이 쓰러지거나 바람의 영향으로 조향 장치를 조작하기가 힘들 수 있다. 또한, 바람이 많이 불 때는 나무 아래나 주변 구조물이 많은 곳에 주차하는 것은 삼가는 것이 좋다. 강한 바람으로 인해 차량 파손이 발생할 수 있다.
#4. 눈부신 가을 햇살, 시야 방해 요인 중 하나
가을볕은 보약이라고 한다. 가을철 적당한 일사량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해주기 때문이다. 그러나 운전자에게 가을볕은 시야를 방해하는 요인 중 하나다. 태양 위치의 변화로 인해 부심이 심해지고 시야 확보에 어려움은 물론 운전 집중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커브 길이나 터널 구간이다. 가을 햇살이 눈을 찌푸리게 만드는 사이 반대편에서 오는 차량을 미처 발견하지 못할 수도 있다. 게다가 터널 구간을 빠져나올 때는 갑자기 쏟아지는 볕으로 눈을 뜨기 힘들 수 있다. 가을 햇살의 눈 부심이 심하다고 태양의 위치를 바꿀 수 없다. 볕이 강할 때는 감속 주행하고 앞 유리의 안과 밖을 깨끗하게 닦아 빛의 산란을 줄이는 게 좋다. 눈부심에 많이 취약한 경우 선글라스를 착용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5. 가을, 타이어 공기압 점검의 계절
뜨거운 여름을 지나 기온이 훅 떨어지는 가을에는 타이어 공기압 점검이 필수적인 계절이다. 날이 더운 여름에는 타이어 공기압이 올라간다. 아스팔트도 뜨겁고 날도 뜨거워 기체 온도가 올라가 부피가 커지기 때문이다. 반대로 온도가 떨어지면 기체 온도가 낮아져 부피가 줄어든다. 가을에는 내부 압력이 약 10% 떨어져 타이어의 제동 성능, 핸들링 등에 영향을 주기 쉽다. 아직, 타이어 점검을 마치지 않았다면 빠른 시일 내 점검해 보길 바란다!
타이어 공기압을 맞추면서 살펴봐야 할 것은 타이어 마모 상태이다. 계절과 관계없이 타이어 마모 상태는 수시로 확인하는 게 좋다. 마모가 심하면 심할수록 제동 성능이 약해지고 그만큼 운전자의 안전에도 위협이 될 수 있다.
도로교통공단이 조사한 최근 3년(17~19년)간 교통사고 현황을 살펴보면, 사고가 가장 자주 발생한 달은 10월과 11월이었다. 특히, 주말 오전 8시부터 점차 증가해 오후 6~8시에 많은 사고가 발생한다. 물론 과속, 법규 위반 등으로 인한 사고가 잦았지만, 주변 환경으로 인한 사고도 적지 않게 일어나므로 주의가 필요하다. 다가오는 가을, 안전에 더욱 유의하며 즐거운 드라이빙이 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