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프로그램, 홍김동전에서 이화여대에 가서 학생들에게 청춘토크쇼를 하는 에피소드가 있다.
나는 10대, 20대 사람들에게 뭘 말할 수 있을까 생각해보게 되었다.
1. 자책하지 않기 : 대학생때도 자취하고, 직장생활하면서도 자취하니 확실히 비교된다. 대학생 시절에는 옷정리를 해도 해도 정리가 안 되고 쌓여 있고, 맨날 밥 먹기만 하면 침대에 누워있어서 게으른 나를 자책했다. 원룸, 그 좁은 공간에서 사는 데 어떻게 옷이 정리가 되고, 누워있지 않을 수 있는가. 직장인으로서 더 넓은 곳에서 자취하면서 깨달았다. 행거가 아니라 장롱이 있어야 하고 리빙박스가 아니라 수납장이 있어야 옷이 정리가 된다는 걸. 내가 게을러서 그런게 아니라는 걸. 계속 누워있던 이유도 쇼파가 없으니까. 벽을 바라보는 책상만 있으니 앉아 있을리가. 많은 부분들에서 ‘나는 왜 이렇게 게으르지? 이것밖에 못하지?’라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아니다. 여러분은 열약한 환경 속에서 최선을 다 하고 있다. 최선을 다 하되, 너무 자책하지는 말았으면 한다. 또, 성격에 대해서 자책할 수 있다. '나는 왜 거절을 잘 못하지? 자연스럽게 스몰토크를 잘하지 못하지?' 당연하다. 이제 초,중,고를 벗어나서 처음 사회 생활을 하는 것인데 대인관계능력과 사회성이 낮을 수 밖에 없다. 원래 20대는 가장 경험이 적은 시기여서 좌충우돌하고 다른 나이대보다 더 힘든 게 확실하다.
2. 번아웃 오지 않게 하기 (놀 땐 놀고 할 땐 하기) : 아무래도 10대, 20대는 수험생활이 많으므로 수험생활과 관련된 얘기를 하자면, 번아웃이 오지 않고 꾸준히 수험생활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 보통 쓴소리로, ‘잠 참고 해라. 그 날 진도를 다 나가지 못 했으면 할 때까지 자지 마라.’등의 이야기를 많이 한다. 나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고, 그렇게 따르다가 임용고시때 번아웃을 겪었다. 고3과 재수시절에 단 한번도 나의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공부하지 않아서 원하는 대학의 레벨을 가지지 못했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임용고시만큼은 모든 것을 쏟아 부어서 모두가 인정할만 한 결과인 서울합격을 하고 싶었다. 남들보다 시험 준비도 무리하게 일찍 시작했고, 주말도 없이 공부하다 보니, 점점 지쳐갔고, 원서접수하는 7월쯤에는 번아웃이 와서 공부를 버렸다. 서울을 지원할 수 없다는 사실이 확 다가와서. 7월부터 9월까지 거의 공부를 하지 않았다. 하루종일 자취방에 누워서 핸드폰 하면서 스스로를 자책하고 욕하다가 도서관에 억지로 가서 두 세시간 있다가 오는 게 전부였다. 그렇게 임용고시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을 때는, 시험을 안 볼 수는 없으니 울며 겨자먹기로 도서관에 갔었다. 눈물이 밖으로 흐르지 않은 것 뿐이지 정말 마음속으로는 울면서 공부했다. 불합격이 확실시했으니까. 이 수험생활을 겪으면서 깨달은 것은 할 땐 하고, 놀 땐 놀아줘야 한다는 사실이다. 다시 수험생활을 돌아간다면, 오늘 진도 다 못해도 그냥 11시쯤에는 잘 것이다. 그리고 이틀이나 쉴 것이다. 토요일, 일요일에는 공부는 쳐다도 안 보고 밖에 돌아다니고 늦잠자고 빈둥거릴 것이다. 즉, 나 자신을 너무 몰아치고 욕하면서 공부하는 것은 안된다.
3. 성숙한 어른들을 지나치게 선망하면서 나를 미워하는 일은 하지 않기 : 우리는 새로 만난 사람들과 자연스레 스몰토크하고, 자주 만나는 친한 친구들이 있고, 나의 취향을 잘 알고, 남들의 시선을 게의치 않고, 당당한 모습을 선망한다. 나 역시 그랬다. 지금도 그러고 있다. 그런데 보통 사춘기 10대와 20대 초반에 가장 심하지 않나. 그런데 20대 후반에 들어서니, 다양한 경험들을 하면서 나도 스몰토크쯤은 자연스레 할 수 있고, 자주 만나는 친구들도 있고, 조금씩 나의 취향에 대해 알아가게 되었다. 내가 좋아하는 취미, 나에게 맞는 스타일, 내가 좋아하는 음식 등. 그리고 직장생활에 지치다 보니 남들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시선을 신경 쓸 겨를이 없다. 시간이 지나면 다 여러분이 원하는 어른의 모습이 되니, ‘내 모습은 왜 이렇게 초라하지.’라고 생각할 필요없다.
4. 친구가 없는 외로운 대학생활. 나도 겪었다. : 남들은 가장 힘든 시기인 수능 꿈을 많이 꾼다고 하는 데, 나는 대학동기들이 꿈에 나온다. 그만큼 대학생활이 힘들었다. 보통의 대학생활이란 동기들이랑 신나게 놀고 술도 먹고 동아리 활동도 하는 모습이다. 그런데 나는 그렇지 않았다. 수업시간 외에 따로 만나서 노는 동기들도 별로 없었고, 주말에 계속 혼자였고, 4년 내내 마치 고등학교처럼 1교시부터 8교시까지 같은 수업, 같은 강의실을 다녀야 하는데 항상 동기들의 제일 뒤에서 따라 다니는 게 전부였다. 두 번 다시 돌아가고 싶지 않은 대학생활이지만, 이제는 시간이 흘러서 마음의 상처를 지우고 조금 객관적으로 보게 되니까 좋은 점이 있었다. ‘그 대학생활 덕분에 좋은 대인관계 능력을 얻어서, 이제 나를 좋아해주는 사람들과 친해지고 그들을 옆에 둘 수 있다.’는 점이다. 중고등학생때는 반에서 마음 맞는 4명 정도의 친구들과 놀다보니, 나와 정반대인 사람들이나 큰 단체 생활에서 어떻게 해야하는지 몰랐다. 대학생활을 하면서 단체 생활에서 어떻게 해야 하는지, 스몰토크하는 법, 나와 맞지 않은 사람들이 있을 때 나와 맞는 사람을 찾아서 어떻게 빨리 친해져야 하는지, 맞지 않는 사람들만 있을 때 내가 어떤 스탠스를 취해야 하는지 등을 알게 되었다. 그렇게 터득한 방법들로 내가 친해지고 싶은 사람들을 만나게 되었을 때 적용했고 그렇게 나를 좋아해주는 친구들이 많이 생겼다.
5. 내가 너무 억지로 하지 않으려해도 다 때가 있다. : 신규 시절에 나는 이 직장생활 자체만으로도 벅찼는데 주변에는 연수까지 듣는 친구들이 대단했고 ‘나는 왜 이것밖에 못하지?’라고 생각했다. 그런데 3년차가 되니, 자연스레 연수를 듣게 되었다. 또, 퇴근 후에 취미를 가지는 사람들도 멋있었다. 부러워만 하던 내가 요즘, 연수를 종종 신청해서 듣고, 매주 1번씩 플룻을 배우고 있다. 즉, ‘이걸 해야 하는데, 하고 싶은데’라고 생각이 드는 것은 다 때가 되면 내 자신이 실행하게 된다. 그러니 내 자신을 자책하지 않고 기다려주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