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자가복제가 너무나 좋다고요.
영화표 이벤트에 당첨되어서 티켓 2개를 얻었다.
그래서 그동안 보고 싶었던 F1를 보았다.
탑건 감독이라길래 기대가 되었지만
요즘 영화표가 좀 비싼가.
참고 있다가 드디어 보게되었다.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탑건 감독의 자가복제, 근데 그 자가복제가 미치게 좋다.
일을 미치도록 사랑하는 베테랑,
그의 열정과 독기.
이것이 고스란히 박진감과 생동감으로 느껴지는 영화.
첫 장면부터 자가복제가 시작된다.
아침에 일어나서 시작되는 주인공의 루틴,
일 밖에 모른다는 걸 보여주는 주거환경,
전장으로 뛰어드는 모습.
(아니 탑건에서 메버릭은 비행기 창고에 살던데
얘는 낡은 캠핑카에 살고 있음.)
+능글거리고 똘끼 가득한 성격,
브래드 피트(주인공)는 중년 아마추어 카레이서이다.
단기 계약직 카레이서를 원하는 곳이라면 어디든 간다.
팀에게 1위를 안겨 주고
바로 떠난다.
다음 레이싱 장으로.
트로피를 만져 보는 것도 한사코 거절한다.
자, 두번째 자가복제.
방랑자처럼 떠도는 주인공을
구원해 줄 친구 등장.
어느 날,
젊은 시절에 한 팀이었던 친구가 찾아온다.
자신이 운영하고 있는 팀으로 들어오라고 한다.
그 팀은 계속 부진하여
곧 매각될 위기에 간당간당한 팀이다.
실력 좋은 기술진들이 모여서
뛰어난 차를 만들려고 하지만 똥차.
중요한 순간에 실수해버리는 스태프들.
신예 루키지만 경험 부족으로 성과가 없는 선수.
세 번째 자가복제,
팀원과 치고 받기
신인 드라이버가 브래드피트를 무시하고
아주 제대로 망신을 주신다.
요즘 볼 수 있는 딱 그 1020 모습.
근데 그럴만 하다.
갑자기 이름도 모르는 중년 드라이버가 와서
정신 나간 또라이처럼 합법과 반칙 사이에서
아슬아슬하게 레이싱을 하는데
받아들일리가?
그러다 서로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는 게
너무 전형적이지만
좋다고요.
네 번째, 전형적인 '발단-전개-위기'
근데 너무나 촘촘히 짜여진.
브래드 피트의 전략이 잘 먹혀서
순위가 점점 올라가지만
결정적인 순간들에
실수와 사고가 생긴다.
심지어 레이싱 중에 팀원에게 화재 사고가 생긴다.
하지만 다시 한 번
그의 레이싱 전략이
성공하면서 위기는 해소된다.
끝내주는 실력과 직감이란 정말 대단하다.
다섯 번째, 일을 위해 목숨 따위는 바치고 말지.
그는 사실 어린 시절, 첫 프로 대회에서
사고가 나면서 모든 경추와 척추에 철심을 박았다.
실명 위기는 늘 달고 다니고.
당연히 클리셰로
친구가 뜯어 말리지만
본인이 레이싱장 길바닥에서 죽든 말든
사랑하는 일에 뛰어든다.
진짜 >일에 대한 미친 사랑<이다.
여섯 번째, 끝내주는 음악
탑건도 음악이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는데
이번에도 너무너무너무너무너무 좋았다.
박진감과 생동감을 한 큐에 뽝!하고 드러내주는 오케스트라의 연주.
끝내준다. 진짜.
하지만
정말 중요한 순간에는 음악이 꺼진다.
어떤 화려한 것보다
'고요'가 최고의 음악임을
보여주는 철학은 정말이지 미치게 좋다.
이번에는 전자 음악과 팝 음악이 많아졌는데
이 곡들도 좋았음.
아......
음악감독님 누구세요.....
오래오래 일하세요....
아, 음감이 한스 짐머였어?
게임 끝났네
일곱번째, 일에 미친 여성들.
탑건에서는 여성 주인공이 그냥 남주에게 용기와 사랑을 주는 캐릭터였다면
이번에는 좀 달랐다.
항공우주를 연구하다가
F1 CEO에게 캐스팅되어 왔다.
항공우주에서 F1 레이싱 카를 연구하겠다고 하니
남편이 이혼장을 날려버린다.
자신의 선택을 비난한 옛 사장과 옛 남편에게
자신이 옳았음을 입증해주기 위해
일을 미친듯이 하는 주인공.
그리고 또 다른 여성
남초 집단에서 본인의 사랑하는 일을 계속해서 해나가고
실수하지만 정신 차리고 다시 성장하는 아주 믓찐 캐릭터.
이제 감독의 취향 제대로 알겠고요.
빠른 스피드와 박진감
일에 대한 사랑과 헌신,
베테랑이지만 나이 들었다고 괄시하는 사회,
실력과 경험이 만든 견고한 가치관,
이 모든 걸 한 방에 드러내주는 음악.
취향이 완전 나랑 잘 맞잖아?
티켓이 하나 더 남았는데,,,
아마 이 영화를 또 보려고 쓰지 않을까 싶음,,,
p.s.
사실 탑건 만든지 얼마 안 됐는데 벌써 영화를 또 만들었다고 해서
퀄리티가 안 좋을 거라고 생각했고
레이싱에는 전혀 관심이 없었는데
아주아주아주 좋았다.
이번에는 투자를 많이 받으셨는지
미국, 영국, 일본, 아부다비 등등 온 나라가 다 나오던데
빨리 또 큰 투자를 받아서
얼른 영화를 갖고 와라.
이 감독의 자가복제는
얼마든지 기대된다.
https://brunch.co.kr/@hyuneum/146
탑건 감상문이 궁금하시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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