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50년에 출판됐다.
70년 전의 이야기라는 게 믿기지 않았고
현재에도 여전히 적용되는 이야기라는 게
참 씁쓸했다.
당연히 외국 작품이어서 ‘미국, 유럽’이 배경인 줄 알았는데 ‘남아프리카’가 배경인 것을 보고
내가 참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1950년에 출판됐다.
70년 전의 이야기라는 게 믿기지 않았고
현재에도 여전히 적용되는 이야기라는 게
참 씁쓸했다.
당연히 외국 작품이어서 ‘미국, 유럽’이 배경인 줄 알았는데 ‘남아프리카’가 배경인 것을 보고
내가 참 편협한 시각을 가지고 있었구나.
반성하게 되었다. 아프리카, 남미 배경의 책들을 더 읽어봐야겠다.
세상이 여성들을 미치광이로 만드는 과정이 아주 촘촘하게 나온다. 내 인생이랑 비슷한 부분이 있어서 공감 갔고 정신 못 차리면 ‘저렇게 망혼 루트 타겠다’ 하는 경각심을 가졌다.('결혼 완수'라는 목표 달성만을 위해 전혀 그 사람의 가치관, 앞으로의 미래 모습을 생각하지 않고 결혼해 버리는 사람들에 대한 내용입니다..)
첫 페이지 첫 문장이 “리차드 부인이 죽었다.”로 시작해서 눈길을 확 끈다. 하지만… 50페이지까지는 지루해서 잘 안 읽혔다…그 다음부터는 풀엑셀 밟고 와아아아아앙 이야기가 전개되어서 흡입력이 끝내준다. 한 자리에서 쉬지도 않고 300페이지를 완독했다.
줄거리
외딴 시골에서 주변과 교류도 하지 않으며 살던 리처드 부부가 있다. 어느 날, 리처드 부인이 변사체로 발견된다. 그런데 마을 사람들은 안타까워하지 않는다.
이웃들이랑 교류도 안 하고 냉랭한 여자였다고 오히려 험담을 한다. 그의 성격은 말수가 적고 사람들과 전혀 교류를 하는 성격이었는가?아니었다. 심지어 그는 시골 사람도 아니었다. 그는 도시 여성이었다. 쾌활하고 친구들의 고민을 누구보다 잘 들어주는 사람이었다.
회사에서 높은 월급을 받으며 퇴근 후에는 기숙사에 같이 사는 동료들과 수다 떠느라 바빴고 매주 주말마다 파티와 모임에 참가하는 외향적인 여성이었다.
그가 이렇게 안정적인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자신들을 괴롭히던 부모들이 모두 죽었기 때문이다.
“스무 살 무렵에 그녀는 좋은 직장과 친구들을 물론이고, 그 소도시에서 자신의 기반까지 확보해 놓았다. 그러다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고, 아
버지는 800킬로미터나 떨어져 있어서 그녀는 사실상 외톨이가 되어 버린 셈이었다. " “메리는 아버지에게서 완전히 벗어나게 된 것이 기뻤다. 세상에 홀로 남게 되었다는 사실은 조금도 무섭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홀가분하고 좋았다. 스물다섯이 될 때까지,
메리의 순조롭고 안락한 생활을 깨뜨릴 만한 일은 아무것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버지의 죽음으로 끔찍한 어린 시절의 마지막 남은 기억의 굴레마저 사라졌다.”
그런데 그가 망가지는 사건이 터진다. 그가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동료들은 험담한다.“저 언니는 왜 결혼을 안한대? 패션도 봐봐. 본인이 무슨 여전히 20대인 줄 알아.나이가 서른도 넘었을텐데 연애하는 걸 본 적도 없다니까? 분명히 어딘가에 하자가 있을 거야. 지금 결혼하려면 50 넘은 홀아비한테 가는 수 밖에 없지 뭐.”그는 그 이야기를 듣고 자아가 붕괴된다. 그가 좋아하는 모든 패션을 전부 버리고‘기혼 여성’이라는 정상 범주에 들어가기 위해 애 셋 딸린 50살 남성과 선을 본다. 이 놈이 스킨십을 하려고 시도하자 '이것은 아닌 것 같다.’라는 생각에 뛰쳐 나온다. 그러자 동료들은 이제 대놓고 비난하고 비웃는다.“사람들은 별의별 트집거리를 만들어 내어 메리를 도마 위에 올려놓고 자기네들 마음대로 요리했다.”
이게 바로 자아상, 가치관이 확립되지 않은 인간이 사회가 여성에게 요구하는 흐름대로 끌려다니는 모습이 아닐까.“그러나 여자는 모두 결혼을 해야 된다는 미묘하면서도 강력한 압력을 조만간에 인식하게 되는 법이므로, 흐름이나 상황에 완전히 거역하는 유형이 아니었던 메리는압력에 직면했다.”“만일 친구들이 그가 결혼을 해야만 된다고 생각한다면, 거기에도 일리는 있을 법했다.
아니야!!!!!!! 메리야!!!!!!!
작가가 책에 대놓고 들어와서 말을 한다.
“진실이나 어떠한 다른 추상적 실제를 위하여 자신의 자화상을 파괴한다는 것은 실로 끔찍한 일이다. 삶을 계속 영위할 수 있도록 해 줄 또 다른 자화상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보장이 어디 있겠는가?메리의 자화상은 철저히 파괴되었으며, 또 다른 자화상을 만들어 내기에는 적합치가 않았다. 그녀는 다른 사람들과의 부담 없고 격의 없는 친분이 사라져 버린 상태에서는 존재할 수가 없었던 것이다.”
이 부분을 읽고 머리가 뎅-하고 울렸다.
‘타인의 평가로 내 참된 자화상이 파괴되지 않도록 단단해야겠구나. 그렇기 위해서는 내 자화상이 무엇인지 계속 생각해야겠구나. 사람들 사이의 관계성에 내 자아를 의탁하면 그 사이가 멀어지면 내 존재의 이유가 사라지는구나. 나 혼자서 있을 때의 자아를 잘 만들어야겠다.’라고 다짐했다.
이렇게 휘청이던 그는
두 번 만난 은둔 시골 농부 리처드와
후루룩 결혼을 해버린다.
“메리는 자신이 어떤 생활을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전혀 알지 못했기에 마냥 꿈에 부풀어 있었다.
메리는 가난을 한번 부딪쳐서 싸워 볼 만한 도전으로 생각하고 있었다.”
‘결혼 과제 완수’에만 꽂혀서
결혼 이후의 생활을 전혀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
너무나.. 리얼리즘이다…
혼인신고를 한 뒤,
리처드의 집에 들어가자마자 메리는 깨닫는다.
“결혼을 하기 싫었던 끔찍한 이유는
어머니의 삶을 그대로 답습하기 싫어서였다.
근데 지금 내 모습은 어머니의 모습과 정확히 똑같았다.” 그는 울화가 치밀어 오르는 분노를 느낀다.
“리처드 같은 남자와 결혼한 여자는
정신이 어떻게 돼서 끓어오르는 분노를 이기지 못해
자신을 갈기갈기 찍어 버리거나,
아니면 이를 악물고서 쓰러지지 않으려고 안간힘을 써 보는 것이다.”
‘왜 여성들이 이혼하지 못하는가’에 대해 이해할 수 있는 부분도 나온다.“문득 자신이 옛날 생활로 돌아가는 것이 어떨까 생각했다. 하지만 결혼이 깨져버린 것에 대해 사람들이 어떤 말을 늘어 놓을까? 결혼에 실패한 여자라는 딱지를 붙이고 친구들을 다시 만난다고 생각하자 소름이 끼쳤다.”
경력단절 여성이 다시 사회로 진입하기가 얼마나 어려운지도 잘 보여준다.그는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도시로 도피한다. 하지만 완전히 꾀죄죄한 시골 여성이 된 그녀를 보고, 옛날 사장님은 일자리를 주지 않는다.
‘머리가 엉망이라 그래. 미용실을 가면 될 거야!’
하지만 그가 가진 돈으로는 어림도 없고
하루 동안 호텔에 머물 돈도 당연히 없었다. 그렇게 그는 자포자기하고 시골 외딴 집으로 돌아간다.
그 때부터 그는 무표정에 아무 말도 하지 않는다.
"어떠한 결혼이든지 이중의 고독을 잉태한다는 사실에 익숙해졌다고 볼 수 있었다.”
그는 망가져버린 인생에 대한 분노를 원주민 일꾼들에게 푼다. 채찍을 들고 원주민을 때린다. 도시 여성이던 메리라면 절대 그러지 않았을 것이다.
한 사람이 파괴되면 어디까지 추락하는지를 보여줘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경제적, 정서적 여유가 없는 가정에서 왜 아이를 많이 낳는지도 나온다.“메리는 자포자기한 모습으로 아이를 가져도 괜찮겠느냐고 물어왔다. 더 이상 이렇게는 못 지내겠어요. 할 일이 아무것도 없단 말이에요. 내 이야기를 들어주고 위로할 존재가 필요하다고요.”
그러다가 남편이 죽는다.“남편은 허공을 바라보면서 죽어 있었다. 메리는 순간적으로 마음이 놓이면서 그렇게 기쁠 수가 없었다.”
새로운 농장 일꾼 ‘토니’라는 등장인물이 나온다.
그는 객관적으로 제 3자의 시선에서 메리의 삶을 바라본다. “집 안 온도는 살을 태우고도 남을 정도여서
메리가 어떻게 견디어 내는지 이해되지가 않았다.
놓장 생활에 익숙지 않은 토니에게는 참을 수 없는 고역이었다.”(남편놈의 새끼가 돈 아껴야 한다고 집에 천장을 안 달았다. 이 작품의 배경은 아프리카다… ㅁㅊㄴ아)
결국 메리는 미치광이가 된다.“내가 이곳에 온 건 아주 오래전이었어요. 너무 오래돼서 기억조차 할 수 없을 정도로…… 오래 전에 떠났어야 하는 건데. 왜 그러지 않았는지 모르겠어요. 여기에 왜 왔는지도 모르겠어요.”
이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선 여성은 단단한 자아와 가치관이 없으면 붕괴된다. 남성보다 더 많은 노력을 쏟아 부어야 한다. 왜냐 사회는 여자를 매 초 매 순간마다 짓누르기 때문이다. 암만 주변에서
결혼 못한 여성, 노처녀, 하자 있는 여자라고 후려쳐도
정신 똑바로 차리고 무시해야 한다. 안 그러면 진짜로 중증정신질환자되는 거다.
1950년 작품인데
왜 아직까지도
변하지 않는 사회 모습에
아주 분개를 하게 되면서
보게 됐음...
세계문학전집에서 가장 최고의 책이라고 생각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