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주 뭐 있어? 오늘 스케줄은?
애들 특별한 거는? 주말엔 뭐 하나?
결혼 15년 차 부부의 대화란 특별할 것이 없었다. 하루하루의 스케줄을 공유하고, 아이들에 대한 특이사항이 있는 날에는 아이들 얘기를 했다. 한 회사를 다니다 보니 출퇴근 길에 일 얘기만 잔뜩 했다. 정작 서로의 마음과 생각을 나누는 시간은 별로 없었다고나 할까.
그러다 한 달에 두 번 만나는 생활을 이어가다 보니 조금 애틋해져 간다. 당연한 일상과 대화는 귀해졌기 때문이다. 마치 연애할 때처럼 보고 싶고, 궁금할 때가 있다. 사실 떨어져 있어도 둘의 일상은 뻔하디 뻔하다. 그런데도 궁금해서 전화를 걸고, 카톡으로 안부를 묻는다. 너무나 가깝고 편안해서 설렘이 없던 관계에 따뜻한 온기가 스며들고 있는 걸까.
이번 주에는 뭐 타고 올 거야? 빨리 와서 쉬어. 보고 싶군.
남편은 내가 아이와 시골에서 쉬는 것만큼이나 애쓰고 있다는 걸 잘 안다. 그동안 회사 스케줄에 매여 있었다면, 지금은 아이 스케줄에 매여 있다고도 할 수 있다. 그걸 알아줘서 놀랍기도 하고, 고맙다. 나도 직접적인 표현을 잘 못하는 편인데, 시골생활을 시작하면서 보고 싶다는 말을 참 많이 한다. 어쩌면 매일 하는 것도 같다. 몇 달, 혹은 몇 년씩 떨어져 지내는 부부도 있는데 그에 비하면 나는 아무것도 아닌데 그렇다.
앞으로도 한 달에 두 번 남편과 만나는 생활을 이어가야 한다. 아마 내년 상반기까지는 이 생활이 이어질 테다. 우리 부부의 결혼생활은 건강한가? 지속가능한가? 아이들이 커가고, 우리는 빠르게 늙어가고 있는 지금 선택한 격주말 부부 생활은 괜찮은 것일까?
설악산에 눈 쌓인 풍경이 환상적이에요. 보고 있으니 많이 그리워요.
2주 뒤에 만나요!
남편은 중1 큰 아이와, 나는 초2 둘째 아이와 떨어져 지내는 이 생활이 언젠가 그리워질 날이 올까? 내일은 2주 만에 남편을 만나러 간다. 도시와 시골을 격주에 한 번 오가는 생활에 익숙해지는 만큼, 우리 부부 사이에 마음을 표현하는 횟수는 늘어만 간다. 멀어져 가고 있던 부부 관계를 다시 좁히게 해 준 것도 우리에겐 기회가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