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茶)는 책(冊)과 다르다

by 글쓰는 워킹맘

<자전거 여행>, 김훈



차는 책과 다르다.
찻잔 속에는 세상을 과장하거나 증폭시키려는 마음의 충동이 없다.
- 김훈 <자전거 여행> 중에서



영하 10도가 넘는 아침,

차 한 잔을 앞에 두고 하루를 시작합니다.


문득 김훈의 <자전거 여행>이 떠올라 펼쳐 들었어요.


'찻잔 속의 낙원'이라는 챕터가 기억났거든요.


차(茶)는 책(冊)과 다르다는 한 문장에

오래오래 마음이 머물렀던 기억까지도요.


차는 술과도 다르다. 책은 술과 벗을 부르지만 차는 벗을 부르지 않는다. 혼자서 마시는 차가 가장 고귀하고 여럿이 마시는 차는 귀하지 않다. 함께 차를 마셔도 차는 나누어지지 않는다. - 김훈 <자전거 여행> 중에서


차를 좋아하는 제게 이 문장은 너무나 공감이 갔던 부분이에요.


커피는 여럿이 마시면 흥이 나거든요.

그런데 차는 너무 여럿이 마시는 것보다는

홀로, 혹은 둘 정도가 나눠 마시는 게 좋더군요.


차를 마실 때는

한 모금, 두 모금 마실 수록

말이 없어져요.


찻잔 속에 들어가 버리는 것 같은 기분이 들죠.


그래서 차는 벗을 부르지 않는다고 한 말이

이해가 되어요.


낙원은 일상 속에 있든지 아니면 없다. 청학동으로 가는 계곡에서 5월의 차나무 밑은 푸르다. 자전거는 청학동 어귀에서 방향을 돌려 화개 골짜기로 되돌아왔다. - 김훈 <자전거 여행> 중에서


언제나 우리는 먼 곳을 바라봅니다.

어딘가에 있을 나만의 낙원.


그건 지금은 낙원에 있지 않다,라는 전제가 깔려 있죠.


오래전, 5월의 차나무 밭을 가본 적이 있었는데요.

너무나 추운 오늘, 그때 그 풍경이 몹시도 그리운 이유는 뭘까요.


낙원은 지금, 나의 일상 속에 있거나 없겠죠.


우리가 머무는 지금 이곳이 우리의 낙원이라는 사실!

차를 따서 불에 말리는 과정이 '덖음'이다. 차 맛은 이 '덖음' 과정에서 크게 달라진다. '덖음'은 차의 제맛을 찾는 인공의 과정이다. - 김훈 <자전거 여행> 중에서


차를 덖어줘야 제 맛을 찾아간다고 합니다.


우리 삶은 어떻게 해야 가장 나답게 살아갈 수 있을까요?


오늘 아침 밑줄독서로

오늘의 화두를 건져 올렸어요.


언제나 밑줄 친 문장 만으로도

제 마음을 흔들어대는 김훈 작가의 책.

오늘 하루는 <자전거 여행>과 문장 여행을 떠나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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