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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글쓰는 워킹맘 May 08. 2024

복직하기 전에 부서장 전화를 받다


이 차장님, 잘 지내시죠? 곧 복직하는데 돌아오시는 거죠?
많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웃음)
당연히 돌아가야죠! 저 다시 받아주시는 거죠? (웃음) 


1년 간의 육아휴직이 끝나간다. 한 달도 채 남지 않았는데 하루가 더 빨리 흘러간다. 흘러가는 시간이 아쉬워 시간에 가속이 붙는 것 같다. 차 한잔을 앞에 두고, 복직하기 전에 할 일을 정리하다가 부서장의 전화를 받았다. 반가우면서도 긴장이 됐다. 단순한 안부 전화는 아니겠거니 했다. 심각한 얘기를 유쾌하게 할 줄 아는 부서장이라 심호흡 한 번 하고 전화를 받았다. 


복직하시면 새로운 일을 하게 되실 것 같아 미리 전화드렸어요. 



출처 : https://www.pexels.com/


어느 정도 예상은 했다. 최근에 난 인사 발령을 예의주시하고 있었다. 어느 조직에서든 하던 일을 '영원히' 할 수는 없다. 이번에 복직 후 발령이 난다면, 이 회사에 입사한 이후 세 번째로 팀을 옮기게 된다. 1년의 쉼 이후에 새로운 변화는 당연한 일일 지도 모른다. 미리 알려줘 마음의 준비를 할 수 있다. 새삼 부서장에게 고마운 마음이 들었다. 


남편에게 이 소식을 전했더니 "잘 됐네!"라고 했다. 남편은 생각이 복잡하지 않다. 남편의 모토는 '생각은 심플하게, 판단은 빠르게, 결정은 더 빠르게'이다. 나는 정반대의 사람이다. 생각은 복잡하게 하고, 판단은 더디며 결정은 더 느리게 하니 말이다. 정말 잘 된 일인지, 오히려 더 힘들어질지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 남편처럼 생각은 심플하게, 판단도 빠르게 해 보기로 마음먹었다. 그래, 잘 된 일이다. 


예측하지 못한 일이 생기고, 삶에 큰 변화가 생기는 걸 누구보다 두려워하는 내게 또 다른 파도가 치기 시작했다. 이 파도를 거부하지 않고 잘 넘어가려면 마음을 열어야 한다. 생각하지 못했던 일이 일어나도 담담히 받아들일 줄 아는 수용성과 개방성. 내게 가장 부족한 두 가지를 기억하겠다. 스트레스받을 일이 생기면 내가 성장할 기회가 주어진 셈이니까. 생각을 바꾸면 삶이 달라질 것이라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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