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즈오 이시구로, <남아 있는 나날>
즐기며 살아야 합니다. 저녁은 하루 중에 가장 좋은 때요. 당신은 하루의 일을 끝냈어요. 이제는 다리를 쭉 뻗고 즐길 수 있어요. 내 생각은 그래요. 아니, 누구를 잡고 물어봐도 그렇게 말할 거요. 하루 중 가장 좋은 때는 저녁이라고. - 가즈오 이시구로, <남아 있는 나날> 중에서
저녁은 하루의 끝인가. 저녁이 하루 중 가장 좋은 때인지 아닌지는 차치하고서라도, 끝인지 아닌지 생각해 본다. 저녁이 하루의 끝이라면, 갱년기는 인생의 끝인가. 갱년기를 잘 보내면 다시 인생을 시작할 수 있을까.
가즈오 이시구로의 <남아 있는 나날>을 읽으며 바보같이 울었다. 마지막까지 헌신적인 집사, 품위를 갖춘 전문 프로인의 면모를 갖추겠노라 다짐하는 주인공 스티븐스의 모습에서 나를 찾아냈기 때문이다. 자신의 개인적인 삶보다 칭송받을 만큼 유능한 집사로서 부족한 부분을 갈고닦겠다고 독백하는 그가 너무나 안쓰럽고 슬퍼 보였다. 그는 무슨 재미로 살았을까. 그의 하루 중 가장 좋은 때는 언제였을까, 아니 있기는 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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