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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n 10. 2024

고통을 대신할 즐거움이 있으신가요?


술 마시나요? 담배 피우세요? 게임 즐겨하시나요? 음식으로 스트레스 푸시나요? 고통을 잠시 잊기 위해 선택하는 것들입니다.


술 마시고 난 다음 날 어떤가요? 담배 피우고 나면 정신이 맑아지나요? 게임하며 보낸 시간이 아까운 적 있으셨죠? 잔뜩 먹고 나면 후회만 남습니다. 고통을 잊기 위해 선택했던 것들이 또 다른 고통을 낳았습니다. 저를 비롯해 많은 사람이 이런 선택을 해왔고 여전히 하고 있습니다.



삶이 순탄치 않았습니다. 9번 이직하기까지 힘든 순간의 연속이었습니다. 담배는 원래 피우지 않아서 술이 유일한 해방구였습니다. 술이 술을 마신다고 말합니다. 소주 반 병에 취기가 오르던 몸이 어느새 두 병에도 취하지 않게 됐습니다. 한 번 시작된 술자리는 맨 정신에 끝나는 경우가 거의 없었습니다. 대부분 술자리가 즐거운 이유로 시작된 적 거의 없었습니다. 화를 이기지 못해, 답답한 현실에서 벗어나려고, 그냥 마셔야겠다는 이유 같지 않은 이유뿐이었습니다.



술 마신 다음 날이 괴로운 건 말할 필요 없습니다. 기껏 취하고 즐겨봐야 남는 건 숙취와 카드 영수증뿐입니다. 술 마시기 전 고민하고 괴로웠던 문제  중 어느 하나도 해결되지 않은 채 말이죠.


© tomterifx, 출처 Unsplash


돌이켜보면 술로 나를 혹사시켰습니다. 이러지 말자고 여러 번 다짐해도 그때뿐이었습니다. 끊겠다 결심해도 주변에서 가만히 놔두지 않았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다시 마실 핑계를 주변 사람에게서 찾았다는 게 맞을 겁니다. 단주 결심은 어쭙잖은 핑계 대며 며칠 만에 끝나기 일쑤였습니다. 그때는 술도 술이지만 함께 마셔줄 사람이 더 필요했었습니다. 어쩌면 술친구가 없다는 게 또 다른 고통이라는 불안감을 갖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 jakobowens1, 출처 Unsplash



그때 저는 술로 고통을 잊으려고 애썼다면 누군가는 담배가, 게임이, 음식에 의지했을 수 있습니다. 안타깝지만 어느 것도 결과는 크게 다르지 않을 겁니다. 술, 담배, 게임, 음식 등은 그 순간의 쾌락을 위해 존재하기 때문입니다. 어떤 것도 내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 주지 못합니다. 



우리에게는 고통의 순간에도 즐거움을 느끼게 해 줄 게 필요합니다. 쉽게는 운동, 취미, 공부, 음악, 대화(술이 없는) 등입니다. 


© garybpt, 출처 Unsplash



일주일에 3 ~ 4회 달립니다. 실내에서 3킬로미터, 공원에서는 10킬로미터를 뜁니다. 뛰는 동안 기록과 내 몸만 신경 씁니다. 고민이나 괴로운 일 생각할 틈 없습니다. 신나게 달리고 나면 다시 현실로 돌아옵니다. 달리는 동안 아무것도 달라진 건 없습니다. 하나 기분은 좋아졌습니다. 술이나 담배로 좋아진 것과 다른 감정입니다. 그래서 달리기를 합니다.


© fan11, 출처 Unsplash



매일 글을 씁니다. 답답한 일이 있어도 억지로라도 쓰고 싶은 글을 써냅니다. 쓰는 동안 오롯이 글에 집중할 수밖에 없습니다. 한두 시간 동안 다른 생각으로 한 편 써내고 나면 성취감이 들고 덕분에 기분도 좋아집니다. 다 쓰고 나도 답답한 일이 해결되지는 않았습니다. 게임하고 폭식하는 것과는 다른 기분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글을 씁니다.



누구에게나 고통은 평생 따라다닙니다. 경중의 차이만 있을 뿐 자유로운 사람 없습니다. 고통은 내가 선택할 수 없지만 고통을 대하는 태도는 선택할 수 있습니다. 고통을 잊기 위해 또 다른 고통을 선택할지, 아니면 고통 대신 즐거움을 선택할지 말이죠. 궁금합니다. 고통에서 벗어나 즐거움으로 이어지는 자기만의 방법이 있으신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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