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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형준 Jun 07. 2024

글쓰기는 사려 깊은 헌신이다


'사려 깊이 이루어지는 행위도 헌신이 아닐까?'라고 니체가 말했습니다. 여러분 생각은 어떠신가요? 저도 이 말에 공감하며, 그 이유를 적어보겠습니다.




위해를 가하고 혐오스러운 행위를 해야만 민폐가 아닙니다. 아빠가 아빠 역할 못 하고, 남편이 남편 답지 못 하고, 월급쟁이가 밥값 못 하고, 꿈도 없이 목표도 없이 무기력하게 일상을 사는 모습 보이는 것도 민폐나 다름없습니다. 남을 두고 하는 말 아닙니다. 얼마 전까지 제 모습이었습니다. 그때는 그렇게 사는 것밖에 할 줄 아는 게 없었습니다. 다르게 살려면 무엇을 해야 하는지 궁금해하지 않았습니다. 흔히 말하는 '이생망'(이번 생은 망했어)이라 여겼습니다. 그런 제 모습을 보고 주변 사람은 어떤 생각했을까요? 아직 어렸던 두 딸은 차치하고, 아내는 얼마나 불안했을까요? 늘 같은 실수 반복하는 부하직원을 두고 봐야 하는 대표는 어떤 심정이었을까요? 할 말이 속에서 용암처럼 끓었을 겁니다. 차마 꺼내지 못했던 말들이 마음에 딱딱히 굳어 암덩어리가 되지는 않았을까 싶습니다.



© liamd197, 출처 Unsplash



마흔셋, 뜬금없이 책을 읽겠다고 조용히 설쳤습니다. 그 나이에 책을 읽는 것도 부끄러웠고, 읽는다고 당장 달라질 것도 아니니 더더욱 숨겼습니다. 아내와 아이도 책 읽는 모습이 낯설었는지 처음에는 경계했습니다. 아마도 아내는 속으로 '며칠이나 가겠어?'라고 생각했을지 모릅니다. 책이 아닌 다른 무엇이었다면 아내 예상이 맞았을지 모릅니다. 다행히 하늘이 준 기회였는지 7년 지난 지금도 여전히 책을 읽고 있습니다.


그러나 책만 읽었다고 삶에 변화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책은 도끼가 되어 이전 내 모습에 균열을 만들었다면, 글쓰기는 그 틈을 벌려 드러나지 않았던 제 모습을 찾게 했습니다.


© christinhumephoto, 출처 Unsplash


글을 쓰면서부터 나에 대해 자세히 알아갔습니다. 꿈, 목표, 직업, 가치, 비전 등 익숙지 않았던 단어와 가까워지게 했습니다. 매일 쓰면서 그것들과 익숙해졌고, 익숙해지면서 점차 내 것이 되어갔습니다. 7년 째인 지금, 평생 두고 이루고픈 꿈이 생겼고, 매일 열심히 살아야 할 목표가 정해졌고, 더 나은 가치를 실현할 직업도 갖게 되었습니다. 이 과정을 글로 쓰면서 주변 사람과 나누었습니다. 내가 쓴 글을 나누는 게 글쓰기의 목적이니까요. 내 글이 누군가에겐 꽃가루가 되었고, 누군가에겐 씨앗이 되었고, 또 누군가의 언 땅을 녹이는 햇살이 되었습니다. 한 사람이어도 괜찮았습니다. 별 볼 일없었던 저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 glencarstenspeters, 출처 Unsplash



첫 줄에 니체의 말 기억하시나요? '사려 깊이 이루어지는 행위도 헌신이 아닐까?' 저를 위해 쓰는 글이 저만을 위한 글은 아닙니다. 아무 조건 없이 얼굴도 모르는 이들이 조금 더 나은 삶을 선택하길 바라는 마음으로 썼습니다. 내 글이 누군가에게 도움을 주었다면 그게 헌신 아닐까요?




12시에 점심 먹으려고 사무실에서 나왔습니다. 곧바로 즐겨 듣는 음악을 들으며 버스 안에서 이 글을 시작했습니다. 점심을 먹고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마저 썼습니다. 사무실 내 자리에 앉으니 1시 5분 전입니다. 1시를 조금 넘겨 이 글을 마무리하는 중입니다. 이 글은 점심 먹는 시간 빼고 30분 남짓 걸렸습니다. 어떻게 가능할까요? 템플릿 덕분입니다. 다음 주 금요일 무료특강에서 그 이유를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참석을 희망하시면 아래 신청서 작성해 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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