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대가 없으면 실망도 없다'라는 말이 있습니다.
바꿔 말하면 기대를 하기 때문에 실망도 하게 된다는 의미입니다.
기대는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 내가 바라는 대로 일어나길 바라는 마음입니다.
한 마디로 50:50의 상상일 뿐입니다.
기대했던 일이 일어나지 않을 때 상실감을 느낍니다.
상실감은 내 뜻대로 되지 않았을 때 느끼는 감정이죠.
상실감이 지나치면 상황이나 상대방에게까지 나쁜 감정을 갖게 됩니다.
나쁜 감정을 갖게 되는 건 어쩌면 모든 책임을 상대방에게 떠넘기는 건 아닐까요?
애초에 기대를 하지 않았다면 상실감도 상대에 대한 나쁜 감정도 생기지 않았을 테니까요.
어쩌면 '기대'는 내가 통제할 수 있는 게 아니지 않을까요?
로또를 사는 사람 누구나 1등 당첨을 기대합니다.
로또를 산다고 누구나 다 1등이 되지 않는다는 걸 알면서 말이죠.
기대를 통제할 수 있다면 누구나 1등에 당첨될 겁니다.
기대한 대로 현실이 된다면 로또를 안 살 사람 없겠죠.
당연하게도 1등에 행운을 누리는 사람은 극히 일부일 뿐입니다.
당첨된 그들도 기대는 했지만, 어쩌면 운이 더 크게 작용했던 게 아닐까 싶습니다.
우리 모두 사람인지라 '기대' 없이 살지는 못합니다.
학생이라면 시험 100점을 기대하고,
직장인이라면 내년에 승진을 기대하고,
자영업자라면 어제보다 오늘 최고 매출을 기대할 것입니다.
이들뿐 아니라 누구라도 시작도 하기 전에 기대를 내려놓는 사람 있을까요?
어쩌면 그런 사람도 있을 수 있습니다.
자신을 완벽히 아는 이성적인 사람이라면 '기대'라는 헛꿈을 꾸지 않을 것입니다.
그런 이들은 차치하고 그보다 더 많은 사람들이 기대를 안고 매일 살아갑니다.
기대 내려놓고 살라는 말, 공자님 말씀입니다.
이 말의 의미를 모르는 사람 없습니다.
말처럼 쉬웠다면 순리대로 살 것이며 더 나은 삶이 될 것입니다.
한편으로 기대가 없는 삶이라면 얼마나 삭막할지 짐작해 봅니다.
기대한 대로 되지 않을지언정 우리는 기대를 품고 삽니다.
기대는 오늘 내가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게 해줍니다.
기대의 끝에는 지금 내가 무엇을 해야 할지 알려주기 때문입니다.
로또 1등 당첨을 기대하면 지금 로또를 사야 합니다.
로또를 사려면 그만큼의 돈이 필요합니다.
그만큼의 돈을 가지려면 대가를 치러야 합니다.
결국 나에게 어떤 식으로 돈이 있어야 로또를 살 수 있습니다.
시험 성적, 승진, 매출 어느 것도 예외 없습니다.
지금 할 일을 하지 않고 기대만 한다면 그 결말은 누구나 다 알 것입니다.
글을 잘 쓰는 작가가 되고 싶습니다.
더 많은 사람에게 알려지는 작가이고 싶습니다.
그런 기대를 갖고 7년째 매일 글을 쓰는 중입니다.
그동안 기대만 갖고 뜨문뜨문 글을 썼다면 어땠을까요?
눈만 높아져 있지 않았을까요?
더 알려지길 기대한다면 더 많이 쓰는 게 답입니다.
아마 쓰면 쓸수록 스스로 만족할 때는 오지 않을지 모릅니다.
그랬다면 우리가 잘 아는 박경리, 박완서, 김훈 작가 같은 분들이 평생 글을 쓰지 않았을 겁니다.
기대했던 만큼의 유명세를 치른 그때 글쓰기도 멈췄을지 모릅니다.
짐작 건데 그들은 '기대'라는 허상을 쫓기보다
오늘 쓸 글에 집중했기에 그들의 이름이 곧 명사가 되지 않았나 생각합니다.
저는 아직 초보 작가라 이 글이 더 많은 이들에게 읽히기를 기대합니다.
그런 기대를 담아 글을 남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