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실패와 친할수록 성공에 가까워진다

by 김형준

사람은 실패를 통해서 배운다고 합니다.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으려고 다음에는 다른 방법을 시도하죠. 어쩌면 지극히 단순한 논리입니다. 이 논리대로 실천하면 자연히 성공하는 횟수도 늘어날 것이고요. 그런데 저는 그렇지 못했습니다. 몰라서 그런 건지, 아니면 알면서도 행동으로 옮기지 못해서인지 매번 똑같은 실수를 반복해 왔던 것 같습니다. 자격증 하나 따겠다고 10여 년간의 도전이 그랬습니다.


일 년에 세 번 필기시험에 응시할 기회가 주어집니다. 평균 3개월에 한 번꼴입니다. 다섯 과목 봅니다. 기출문제 위주로 3개월 반복하면 가능하다고 수많은 합격 후기가 말해줍니다. 그 말만 믿고 달려들었습니다. 시작은 언제나 거창했죠. 의지도 굳건했습니다. 문제는 직장입니다. 솔직히 직장도 핑계입니다. 주변에 합격하는 직장인 셀 수도 없습니다. 핑계가 없어야 하는 게 솔직한 표현일 겁니다.


지금은 자격증 시험을 포기했습니다. 앞으로 인생에서 건축기사 자격증은 필요 없기 때문이죠. 그래도 그때 왜 합격하지 못했는지 분석이 필요할 것 같습니다. 그래야 나중에 다른 시험에 적절히 대처할 수 있을 테니까요. 여러 해 책을 읽으며 나름 파악해 봤습니다. 가장 큰 문제는 목표가 너무 막연하고 컸다는 겁니다. 그 당시 목표는 무조건 합격에 가 있었습니다. 당연한 말 같지만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당신이 습관적으로 운동을 하지 않는 사람이라면(아직은) 운이 좋다. 운동의 혜택이 제로인 상태에서 시작하므로 가볍게 걷는 것만으로도 운동의 혜택을 볼 수 있으니까. 패스트푸드만 먹다가 다른 어떤 식단으로 바꾸든 거의 언제나 개선 효과가 나타나듯이, 거의 모든 운동은 앉아 생활하는 것보다 낫다." <질병 해방> 중


운동을 하지 않던 사람이 걷기만 해도 운동효과를 볼 수 있다는 말입니다. 운동을 하겠다고 운동선수가 될 필요 없다는 의미입니다. 오늘부터 집 앞 공원만 걷기 시작해도 그게 운동이라는 의미입니다. 제가 자격증을 따기 위해 합격만을 목표로 정한 건 '운동선수'가 되겠다는 의미였습니다. 그때 저에게 필요한 건 제대로 걷는 것부터 시작해야 했습니다. 오늘 할 수 있는 만큼의 공부를 하는 거였죠.


어제저녁 PT를 받고 체중계에 올라가니 68킬로그램이 찍힙니다. 5년 전과 비교하면 14킬로그램 정도 빠졌습니다. 5년 전 간헐적 단식을 시작할 때 14킬로그램을 빼겠다고 목표를 정하지 않았습니다. 전날 8시 전 저녁 식사 후 다음 날 12시까지 공복을 유지하는 데에만 집중했습니다. 당연히 괴로웠습니다. 난생처음 단식에 도전했으니까요. 그래도 하루하루 지킨 덕분에 3개월 만에 10킬로그램이 빠졌습니다.


단식을 해본 적 없었으니 당연히 힘듭니다. 그렇다고 과정을 건너뛰고 원하는 몸무게가 될 수 있는 방법도 없죠. 난생처음 시도이니 제로에서 시작하는 거나 마찬가지였습니다. 그저 오늘만 잘 견뎌도 몸은 반응하기 시작했습니다. 하루를 견디는 만큼 군살이 빠지는 혜택으로 돌아오는 거죠. 이 말은 아무것도 안 하는 것보다는 훨씬 낫다는 의미입니다. 꾸준히 하면 분명한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말이죠.


이 글을 읽는 여러분은 목표를 어렵지 않게 달성하는 편인가요? 아니면 그 반대인가요? 아마 많은 사람이 목표는 쉽게 정해도 실패할 때가 더 많을 거로 짐작됩니다. 이유가 무엇일까요? 앞에서 말했듯 운동하기 위해 운동선수가 되겠다고 목표를 정하는 게 아닐까요? 목표를 크고 높게 정하는 건 필요합니다. 대신 목표를 이루는 과정은 아주 작게 쪼개야 할 것입니다. 오늘 할 수 있는 것에만 집중하는 거죠.


과거 실패를 거울삼아 체중 조절은 꾸준히 이어오는 중입니다. 여전히 공복 시간과 음식에 신경을 쓰는 중이죠. 지금은 16시간 대신 평균 12시간 이상 공복을 유지합니다. 음식도 초가공 식품, 패스트푸드 대신 집밥, 야채, 과일 등 영양소를 고르게 섭취하려고 노력합니다. 공복 시간도 음식도 하루 동안 지키고 실천하는 겁니다. 내일 할 일은 내일 하면 됩니다. 오늘 할 일을 지키면 내일도 당연히 하게 되겠죠.


목표를 이루는 과정이 결코 순탄하지 않을 겁니다. 수시로 장애물이 나타나죠. 그럴 때마다 우리를 시험에 들게 합니다. 시험에 통과하는 방법은 오늘 할 일에만 집중하는 겁니다. 그래야 내일도 있을 테니까요. 그런 반복이 결국 목표를 이루게 하죠. 지극히 단순한 진리인데 그때는 왜 몰랐을까요? 다행입니다. 지금이라도 건강한 몸을 위해 매일 관리를 할 수 있어서요. 오늘에 집중하고 오늘 잘 살아내는 게 곧 건강한 몸을 만드는 목표를 달성하게 해 줄 것입니다. 오늘만 사는 게 얼마나 기분 좋은지 모르겠습니다.



https://naver.me/5T48G13h

하루10분글쓰기 공지.png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서평단 모집] 인생이 막막할 때 책을 만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