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인생은 '내 마음' 말고 '뇌' 뜻대로 된다

by 김형준


%ED%99%94%EB%A9%B4_%EC%BA%A1%EC%B2%98_2025-02-17_065800.png?type=w773 <마음 지구력> 윤홍균


인간의 행동을 결정하는 3대 영역

보상 중추 : 긍정적인 감정과 "한 번 더!" 신호를 만듦

편도체 : 부정적인 감정과 "멈춰!" 신호를 만듦

전전두엽 피질 : 감정적인 판단에 치우치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돕는 이성을 추구함

<마음 지구력> 윤홍균



별 볼 일 없던 직장인에서 작가와 강사로

인생이 달라지는 방법, 보상 중추 : 긍정적인 감정과 "한 번 더!" 신호를 만듦


같은 직장에 8년째 다닌 것도 어떤 면에서는 끈기입니다. 직장인이라며 당연한 덕목일 것입니다. 이처럼 당연한 게 저에게는 당연하지 않았습니다. 짧게는 2달, 평균 1년을 채우지 못한 직장인 네 곳이었습니다. 10여 년 동안 7곳을 옮겨 다녔습니다. 뽑아 주는 곳만 좇아서 근근이 직장인 수명을 이어왔던 것 같습니다. 끈기와 거리가 멀어 보였던 직장 생활을 8년 동안 한 직장에 다닐 수 있었던 건 '보상 중추' 덕분입니다.


직장에서 받는 보상은 월급, 보람, 동료애 순으로 차지합니다. 저는 여기에 하나 더 붙습니다. 직장일과 별개로 하고 싶은 일을 하면서 얻는 보람입니다. 출퇴근 전후 책을 읽고 글을 쓴 지 8년 차입니다. 읽은 책이 쌓이는 것도 보람된 일이었고, 매일 쓴 글로 사람들과 연결된 것도 의미 있었고, 무엇보다 읽고 쓰기를 통해 누군가에 도움을 줄 수 있는 건 돈으로 살 수 없는 가치였습니다.


지난 8년 동안 1,500권 이상 책을 읽을 수 있었던 건 보상이 따랐기 때문입니다. 책을 읽은 숫자를 자랑하는 건 의미 없습니다. 대신 읽은 책을 다른 사람과 나누는 건 의미 있습니다. 누군가에겐 꼭 필요한 책이 될 수도 있으니까요. 또 책을 통해 배운 내용을 내 경험과 버무려 한 편의 글로 쓰는 것도 누군가를 도울 수 있었습니다. 이런 과정이 결국 계속 읽고 쓰기를 이어가게 만든 일종의 보상이었던 것입니다.


늘 실패를 반복한 이유는 부정적 감정에 사로잡혔던 탓

인생이 달라지는 방법, 편도체 : 부정적인 감정과 "멈춰!" 신호를 만듦


이전의 저는 지금과 정반대 인생을 살았습니다. 성공 경험보다 실패가 익숙했었습니다. 실패가 실패로 끝나지 않고 같은 실수를 계속 반복했었지요. 늘 시작은 원대했습니다. 기필코, 반드시, 무슨 일이 있어도 해내겠다는 각오만큼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았습니다. 딱 거기까지였습니다. 한 달을 넘기는 건 불가능했습니다. 한 달 안에 포기하는 게 당연했고, 스스로도 인정하고 말았습니다.


굳은 각오로 시작했고 며칠 못 가 장애물을 만나면 또다시 실패의 감정이 되살아 났던 것 같습니다. "나는 여기까지인 것 같다. 끝까지 하지도 못할 거 뭐 하러 설레발 떨었는지, 한심하다 한심해." 늘 나에게 했던 말입니다. 이전까지 성공 경험이 없으니 실패가 오히려 익숙했습니다. 그저 그 순간의 나를 인정해 버리면 마음은 편했습니다. '어차피 다음에 다시 시도해 보면 되겠지'라고 말이죠.


부정적인 기억의 고리는 쉽게 끊어지지 않았습니다. 아마 학교를 다닐 때부터 시작됐던 것 같습니다. 성적이 늘 중간 어디쯤이었지만 더 잘해야겠다는 의지도 노력도 하지 않았습니다. 매번 손에 든 점수에 만족해했습니다. 인정해 버리는 게 편했으니까요. 그러고 나면 다음번에도 딱 그만큼 노력하면 현상 유지는 할 수 있었습니다. 사회에 나와서도 반복됐습니다. 어디서나 딱 그만큼만 유지하려는 노력으로 말이죠.


마흔셋, 하고 싶은 일을 찾게 된 계기

인생이 달라지는 방법, 전전두엽 피질 : 감정적인 판단에 치우치지 않고 현명한 판단을 돕는 이성을 추구함


마흔셋, 책을 읽게 되면서 나에 대해 다시 생각하는 계기를 가졌습니다. 그때 책을 읽지 않았다면 아마 지금의 저는 없습니다. 대책 없이 읽었고 무작정 나를 돌아보게 됩니다. 글로 쓰고 사색하는 시간이 쌓이면서 내가 누구인지 차츰 안개가 걷히는 것 같았습니다. 40년 넘는 세월이 빚어낸 나라는 사람에 대해 자세히 들여다보게 됩니다. 감정이 아닌 이성에 따라서 말이죠.


저는 정말 볼품없는 인생을 살았습니다. 앞에도 적었듯이 실패가 익숙했고, 노력은 흉내만 냈고, 성공과는 거리가 멀었습니다. 또 스스로 달라지기보다 남 탓만 했고, 순간의 재미를 쫓아 회피하려고만 했습니다. 그런 모습들이 쌓이고 쌓여 구제불능 인생이나 다름없었습니다.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감이 오지 않았죠. 아니 평생 그렇게 살아도 전혀 이상하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사는 게 최선이라 여겼으니까요.


과거의 내 모습을 마주하면서 많이 울었습니다. 그 시간이 너무 후회스러웠습니다. 분명 기회가 있었지만 달라지려고 하지 않았던 내가 원망스럽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과거는 과거일 뿐입니다. 중요한 건 오늘이었습니다. 이제부터라도 냉정해지기로 마음먹었죠. 적어도 오늘의 '나'가 어제의 '나'를 후회로 기억하지 말자고요. 현재를 잘 사는 것만이 후회가 남지 않는 인생임을 깨닫고 실천해 옮깁니다.


인간의 행동은 완전무결할 수 없습니다. 잘못된 판단을 내리고, 실패를 경험하고, 좌절을 맛보며, 성공을 위해 끊임없이 시도할 것입니다. 그 과정에서 우리 뇌의 3대 영역이 저마다 역할을 합니다. 중요한 건 이 영역의 기능이 고정된 게 아니라는 점입니다. 얼마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게 발전시킬 수 있다는 겁니다. 각각의 역할을 올바로 이해한다면 말이죠.


보상 중추는 지속하는 동기로 작동합니다. 잦은 성취감은 또 다른 도전으로 이어집니다. 스스로 자존감을 높여주는 역할도 하고요. 편도체는 부정적인 감정을 불러옵니다. 바꿔 말하면 중간에 멈출 수 있는 기회로 활용할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통제력이 필요하지만 이를 활용하면 똑같은 실수를 반복하지 않게 합니다. 전전두엽 피질은 스스로를 객관화합니다. 어떤 상황에서도 길을 잃지 않게 만들어 주죠.


삶은 끊임없는 도전의 연속입니다. 도전의 종류는 다양합니다. 많은 돈과 명예를 얻기 위한 도전도 가치 있지만 오늘을 잘 살아 내는 것 또한 의미 있습니다. 어떤 종류의 도전이든 뇌는 우리의 명령에 따라 움직입니다. 부정적인 감정에 사로잡히면 계속해서 실패만 맛볼 것이며, 반대로 긍정적이고 이성적으로 판단하면 더 가치 있는 오늘을 살게 될 것입니다. 우리 뇌는 내가 내리는 명령에 따라 움직이니까요.


누구나 어제보다 나은 오늘을 바랍니다. 바라는 대로 살기 위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정해져 있습니다. 내가 바라는 모습대로 뇌에게 명령하는 거죠. 매일 글 한 편 쓰면 인생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그러기 위해 뇌에게 어떤 명령을 내릴지 우리는 알고 있습니다. 책을 읽고 사색하고 글로 적어보는 과정을 거치는 거죠. 명령을 들은 뇌는 그에 맞는 행동과 사고를 하게 될 것입니다. 인생이 달라질 수 있게 말이죠.





keyword
매거진의 이전글사람이 모이는 사람이 되는 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