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로 말할 것 같으면......

by 김형준

내가 성장했다는 걸 어떻게 알 수 있을까요? 대개는 스스로 만들어내는 결과를 통해 알 수 있을 겁니다. 가령 1년 동안 20권 독서를 목표했고 이를 성취했으면 그만큼 성장했다고 할 수 있죠. 계획했던 자격증을 땄거나 원하는 직장으로 이직하고 바라는 연봉을 받게 된다면 이 또한 성장이라고 합니다. 이런 성과는 오랜만에 만난 친구에게 그동안 내가 어떻게 살았는지 굳이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겁니다.


현장답사 차 인천 도화동으로 출근했습니다. 10시에 직장동료를 만났습니다. 사전에 공유했던 장소 3 곳을 둘러보는 데 1시간 정도 걸렸습니다. 직장 동료는 근무 중인 현장으로 출발했습니다. 점심 먹고 들어갈 요량으로 부천에서 부동산 중개사무소를 운영 중인 홍 사장에게 연락했습니다. 다행히 사무실에 있었고 점심 먹을 시간이 된다고 합니다. 2여 년 만에 조우였습니다.


한낮에도 바람은 매서웠습니다. 뜨끈한 국물이 생각난다며 5분 거리에 털래기 전문점을 찾았습니다. 점심시간이 코앞이었지만 빈자리가 있었습니다. 유명한 곳이라 찰나에 만석이 된다고 귀띔해 줍니다. 홍 사장은 의자에 엉덩이를 붙이기도 전에 시래기털래기 2인분을 주문했습니다. 털래기는 수제비과 입니다. 각종 야채와 시래기, 새우에 수제비가 더해진 음식입니다. 털래기 국물은 추운 날, 해장이 필요한 날 딱입니다.


공깃밥 반 공기씩 국물에 말아먹는 걸로 식사를 마쳤습니다. 든든하게 배를 채운 탓인지 식당 밖이 덜 춥게 느껴졌습니다. 남은 30분 동안 홍 사장 단골 카페에서 녹차 라테를 사이에 두고 앉았습니다. 이야기는 자연스레 먹고사는 문제로 이어졌습니다. 월급쟁이와 자영업자의 먹고사는 고민은 크게 다르지 않았습니다. 자식 키우고 노후 준비하는 게 전부였습니다. 그러기 위해 어떤 계획이 있는지 물어봤습니다.


딱히 계획이 없다고 합니다. 요즘은 경기도 좋지 않아서 투자나 확장은 엄두가 나지 않는답니다. 다만 홍 사장도 나도 결론은 다양한 파이프라인을 만드는 겁니다. 각자 잘하는 걸 통해 안정된 수입원을 갖는 거죠. 주변에 이미 탄탄한 돈맥을 캔 지인이 여럿 있습니다. 그중 제 책에 추천사를 써준 홈쇼핑 쇼호스트로 근무하며 추가로 4개의 일을 하는 분의 사례를 들어줬습니다. 불과 3여 년 만에 월 3천 수입을 만들어 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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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시가 되면서 자연히 대화도 멈췄습니다. 다음을 기약하고 각자 자리로 돌아갔습니다. 사무실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대화 내용을 복기했습니다. 월급쟁이를 엑시트 하기 위해 지난 8년 동안 하고 싶은 일에 매달려 왔습니다. 당연히 월급보다 많은 수입을 만드는 게 목표였죠. 인세와 강의를 통해 얻는 수입은 아직은 미미합니다. 굶어 죽기 딱 좋을 정도죠. 노력이 부족한 지 운이 따르지 않는지 퇴직은 언감생심입니다.


한편으로 그동안 준비한 일을 잘해서 근사한 성과를 냈다면 굳이 지인의 사례를 들 필요 없었을 겁니다. 내가 만든 성과가 곧 홍 사장에게도 좋은 자극이 될 수 있었을 테니까요. 아직 이렇다 할 성과가 없으니 남의 이야기로 대신했습니다. 이제까지의 노력이 옳은 방향이었을지 의문이 들었습니다. 노력을 했다면 그에 맞는 성과가 나오는 게 맞을 텐데요. 포기할 마음은 없지만 원인에 대한 고민은 필요했습니다.


하루아침에 해결될 문제는 아닙니다. 무엇보다 시간이 필요합니다. 안타깝게도 직장에 다니는 동안은 직장이 우선이니 시간은 오롯이 내 것이 될 수 없습니다. 적절한 타협이 필요하죠. 굳이 핑계를 대자면 하고 싶은 일에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지 못하는 입장입니다. 월급이 생명줄이나 다름없으니까요. 언제까지 의지할 수 없다는 걸 알기에 더 답답합니다. 결단이 필요하지만 결단을 내리지 못하는 것도 속상하고요.


비록 속도는 느립니다. 대신 방향은 정했습니다. 8년 전에는 어디로 어떻게 갈지 갈피를 잡지 못했었습니다. 그에 비하면 지금은 해야 할 게 분명합니다. 할 수 있는 능력도 만들었고요. 어느 날 갑자기 직장을 잃어도 밥벌이할 자신은 있습니다. 이런 자신감이라면 당장 그만둘 수 있는 데 말이죠. 참 아이러니입니다. 뭐가 무서워서 월급을 포기하지 못할까요? 아마도 불확실이라는 놈 때문일 겁니다.


한 번 더 생각해 보면 어떤 상황에 놓여도 불확실은 따라옵니다. 떼어낼 수 없는 놈이겠죠. 어르고 달래며 함께 가야 할 겁니다. 때로는 단호해지면 불확실도 꼬리를 감추겠죠. 여전히 단호하지 못했기에 불확실에 끌려다니는 꼴입니다. 괜찮습니다. 하고 싶은 게 없었다면 더 불안했을 겁니다. 할 수 있고 하고 싶은 게 명확한 지금은 어느 정도 내 의지대로 이 시간을 버텨내는 중입니다. 올바른 방향으로 말이죠.


딱 한 마디, "월 천만 원 법니다"라고 스스로를 증명하지 못합니다. 증명도 과정이 있을 때 가능합니다. 지금은 과정입니다. 이 시간을 쌓는 건 증명을 위한 과정입니다. 과정에 충실하면 결국 월 천만 원 버는 거 지극히 당연해질 것입니다. 월 천만 원이 내 손에 들어오기까지 무얼 해야 할지는 알고 있습니다. 수입이 많은 N 잡러는 아직이지만 다양한 역할을 해내는 중입니다. 목적지와 방향을 안다면 속도도 낼 수 있습니다. 저는 저의 가능성을 믿습니다. 믿는 대로 된다고 믿습니다. 더 좋은 순간은 반드시 찾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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