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울수록 채워지는 독서법

by 김형준

다이어트에 실패하는 원인은 무엇일까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대표적으로 음식에 대한 갈증을 이기지 못해서입니다. 음식에 대한 갈증은 무엇일까요? 익숙한 맛을 끊지 못하는 겁니다. 익숙한 맛이란 가공식품, 패스트푸드, 칼로리가 높은 그런 음식을 말합니다. 맛은 있지만 영양가가 없는 음식이죠. 꽤 긴 시간 그 맛에 길들여졌기에 쉽게 포기가 안 됩니다. 익숙함이 주는 함정이지요.


반대로 다이어트에서 성공하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앞에 말한 것과 반대로 하는 겁니다. 익숙한 맛을 멀리하고 낯선 맛에 익숙해지는 거죠. 낯선 맛이란 몸에 이로운 음식 즉, 자연에서 온 식재료를 말합니다. 신선한 야채, 과일, 견과류, 잡곡, 해산물 등이죠. 자극적인 맛으로부터 멀어지고 낯선 맛에 익숙해질수록 다이어트에 성공할 확률이 높습니다.


세계 곳곳에는 장수하는 마을이 있습니다. 그들의 공통점은 자연에서 온 재료로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는 겁니다. 이 말은 가공식품 같은 인위적인 음식을 멀리하거나 애초에 그 맛을 경험해 보지 못했다는 의미입니다. 다이어트를 하는 이들도 일찍부터 자극적인 맛을 경험해 보지 않았다며 오히려 쉬웠을 겁니다. 아니 다이어트가 필요 없는 몸일 수도 있겠죠. 장수하는 이들 중 비만인 사람이 없는 것처럼요.


어쩌면 다이어트는 경험해 보지 않은 것에 도전하는 게 아닐까요? 늘 먹던 내 몸에 해로운 음식을 멀리하며 건강한 음식을 가까이하는 도전인 거죠. 차츰 건강한 음식에 익숙해지고 운동까지 더해지면 다이어트에도 성공할 수 있죠. 이때 우선할 건 낯선 것(음식)을 받아들이겠다는 마음가짐입니다. 식습관이 바뀌지 않고는 다이어트에 성공할 수 없습니다. 그 시작이 받아들임이죠. 그러기 위해 스스로 무지의 상태로 만드는 겁니다. 그래야 백지 위에 새로운 내 모습을 그려갈 수 있을 테니까요.


살을 빼고 건강한 몸을 만들기 위해 다이어트를 합니다. 마찬가지로 지식을 채우고 지혜로워지기 위해 독서를 하죠. 자극적이고 익숙한 음식만 먹을 때 살이 찌듯, 독서 편식도 생각에 군살을 찌웁니다. 대표적으로 편협한 사고를 갖는 거죠. 세상을 내 기준대로만 판단하고 내 생각과 다르면 받아들이지 않는 태도입니다. 비만이 내 몸에 치명적이라면, 편협한 사고는 정신을 병들에 할 수도 있습니다.


내 정신이 건강해지는 독서도 다이어트에 성공하는 조건과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익숙한 분야에서 벗어나 낯선 주제를 접하는 거죠. 처음에는 입에 쓰고 입맛에 맞지 않습니다. 낯선 음식에 조금씩 용기 내 시도하면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게 되죠. 이 과정을 거쳐야 입맛이 달라지고 몸에 해로운 음식에서도 멀어지게 되죠. 책도 다르지 않습니다. 거북하고 불편하고 받아들이기 어렵습니다. 바꿔 말하면 그만큼 내가 모른다는 의미입니다. 하지만 모른다는 걸 인정하는 게 불편하니 애써 외면하려고 하죠. 반발심으로 익숙한 주제에 더 몰입하기도 하고요. 더 나아질 기회를 스스로 걷어차는 꼴이랄까요. 그러고 나면 결국 아무런 변화를 기대할 수 없을 것입니다.


다이어트에 가장 효과 좋은 방법은 굶는 겁니다. 평소 식사량보다 적게 먹으면 우리 몸은 생존을 위해 그동안 쌓아놓은 지방을 태우기 시작합니다. 바꿔 말하면 비울 때 비로소 다시 채울 기회가 생긴다는 의미이죠. 독서도 마찬가지입니다. 낯선 주제를 접하기 위해 사고를 비우는 겁니다. '나는 아무것도 모른다'라고 설정하는 거죠. 그래야 눈에 들어오는 것들에 흥미를 느끼고 더 집중하게 될 테니까요. 만약에 나는 알 만큼 아니까 어디 한 번 읽어볼까라는 마음가짐이면 어떨까요? 아마 아는 걸 건너뛰면서 정작 중요한 부분도 놓칠 수 있죠. 마치 치킨도 맛있게 먹으면 '0'칼로리라고 말하는 것과 다르지 않습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고 말합니다. 이 말을 직역하면 우리가 사는 동안 새로운 걸 배울 필요가 없다는 의미이기도 하죠. 그런데도 매일 수백 권씩 책이 쏟아져 나오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뻔한 것도 다르게 보려고 노력할 때 새로움을 발견할 수 있기 때문이죠. 다르게 보려면 우선 내 안에 있는 것부터 한쪽으로 치워야 합니다. 빈 공간을 만들어야 새것이 채워지겠죠. 한 마디로 기존 지식을 무장해제 시키는 겁니다. 맨몸일 때 새 옷을 입을 수 있는 것처럼요. 뱃속을 오래 비울수록 음식 맛을 더 잘 느끼는 법입니다. 생각을 비울수록 낯선 책에서 얻을 수 있는 것도 많아지는 법이고요.


"무방비 상태로 읽기. 저자를 가상의 멘토로 삼고 읽어 나가기. 내가 이해할 수 있고, 공감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내가 모르는 것, 나의 생각과 다른 것을 마크하면서 읽기. 그리고 '왜, 어떤 근거로, 어떤 추론을 거쳐 저자가 이런 식견에 이르게 되었는지'를 물으면서 읽게 되었습니다."

<무지의 즐거움> 우치다 다쓰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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