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 많던 시간은 어디로 갔을까?

[시간] 하루 한 페이지 나를 돌아보는 글

by 김형준

지금 앉은 자리에서 밖을 내다보면 횡단보도가 보인다. 횡단보도 중간에 중앙차로 버스 승강장이 보인다. 버스를 기다리는 한 무리의 사람이 보인다. 횡단보도를 마저 건너면 신분당선 양재역 8번 출구가 보인다. 역사 안으로 들어가고, 밖으로 나오는 수많은 사람들이 입구에서 교차된다. 수시로 바뀌는 횡단보도에도 오가는 사람이 늘어나고 있다. 내가 앉아 있는 곳은 맥도날드다. 30여 분 한 자리에 앉아 안과 밖을 지켜보고 있었다. 주변에 회사가 많고 교통의 요지라 사람이 많이 모인다. 사람이 모이는 곳은 활력 넘친다. 다양한 사람을 보고 있으면 다양한 생각이 든다. 한껏 멋을 낸듯한 옷차림에서 새로움을 기대하는 설렘이 묻어나 보인다. 낯선 이와의 새로운 만남일 수도 있고, 새로운 직장을 위한 면접이 있을 수 있고, 사활이 걸린 중요한 자리를 위한 것일 수 있다. 어두운 표정과 무거운 발걸음이 어제의 고단함과 오늘도 고된 하루가 될 거라 말해주는 것 같다. 그중에도 유난히 눈이 가는 이들도 있다. 씩씩하게 팔을 휘저으며 입가엔 옅은 미소를 내비치며 성큼성큼 걷는 이들이다. 오늘도 내가 원하는 하루를 살겠다는 굳은 의지가 보인다.


하루를 시작하는 모습은 제각각이다. 하지만 각자의 모습과는 다르게 똑같이 주어지는 게 시간이다. 누구나 똑같이 24시간을 갖고 시작하게 된다. 평등하게 주어지지만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 극과 극의 삶을 살게 되기도 한다. 그래서 시간은 양면성을 갖고 있다. 시간을 주도적으로 사용하는 사람에 시간은 유용한 자원이 된다. 늘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도 뭔가 새롭고 다른 일을 찾아내고 시도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낸다. 맑은 정신과 건강관리를 위해 운동을 하고, 전문 지식과 교양을 쌓기 위해 책을 가까이 하고, 다양한 사람을 만나며 새로운 관계를 만들어 낸다. 반대로 시간에 끌려가는 사람은 반복되는 일상마저 벅차다. 일을 해도 끝이 안 나고, 건강을 챙길 겨를 없이 술자리에 끌려 다니고, 새로운 지식을 쌓는 건 학교 졸업이후 손 놓은 지 오래다. 이들의 차이는 단순하다. 지금의 삶에 목적이 있느냐 없느냐 차이일 뿐이다. 삶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가장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시간이다. 시간에 끌려가서는 절대 목적을 이룰 수 없다. 시간을 끌고 가야 달성 가능하다. 그러기 위해 우선순위에 대한 정리가 필요하다. 가족, 직장, 사회, 일, 건강, 관계 어느 것 하나 중요하지 않은 게 없다. 그렇다고 모든 관계에서 잘 할 수도 없다. 지금 내가 세운 목적에 맞는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다. 가령 직장에서 우선 되어야 할 것은 주어진 업무이다. 주어진 업무를 얼마나 효율적으로 처리할 지는 개인의 역량이다. 이를 위해 주변과의 협업도 중요하고, 선임에게 묻고 답을 찾는 과정도 필요하다. 적극적으로 임할수록 업무 능률은 오르게 되고 이로 인해 시간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된다. 물론 조직이 추구하는 업무 성격에 따라 달라질 수는 있다. 그렇다고 효율을 무시하고 매번 시간에 쫓기듯 업무를 하면 개인도 조직도 발전할 수 없을 것이다.


시간 여유를 만들었다면 이를 어떻게 사용할지는 개인의 문제이다. 앞서 말한 대로 시간을 끌고 가는 이들은 이렇게 만들어진 시간을 활용해 자기계발이나 배움을 위해 활용하게 된다.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는 환경은 비단 회사에만 있지는 않다. 가정에서 자투리 시간을 만들어내는 것도 충분히 가능하다. 시간을 잡아먹는 행동을 줄이면 얼마든 가능하다. 대표적인 게 티브이나 게임 등의 비생산적인 시간이다. 이를 통해 낭비 되는 시간만 줄일 수 있어도 가벼운 운동 정도 충분히 할 수 있을 것이다. 필립 C. 맥그로는 자신의 책에서 인생은 수리가 된다고 당당히 밝히고 있다. 지금의 삶이 만족스럽지 않다면 누구나 제2의 인생을 살 수 있는 기회가 있다는 의미이다. 다만 이를 위해 준비해야 할 몇 가지를 그의 책에서 알려주고 있다. 이중 가장 중요한 것 하나가 시간에 대한 것이다. 그는 시간과 목적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


시간은 무자비하다. 시간은 재생이 불가능한 자원이다. 당신이 지금 살고 있는 삶은, 적어도 이 세상에서만큼은, 당신에게 주어진 유일한 시간이다. 그리고 당신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시간을 쓰지 않는다면, 한번 허비한 시간은 절대 되돌릴 수 없다.

『인생은 수리가 됩니다 반품은 안 되지만』 필립 C. 맥그로


시간은 흐르고 나면 돌아오지 않는다. 흐르는 시간과 함께 우리의 삶도 흘러가 버리면 되돌아오지 않는다. 한 번 뿐이 삶을 내가 바라는 대로 살지 못한 다면 훗날 모든 후회는 자신의 몫이다. 누군가는 시간을 도저히 낼 수 없는 상황일 수도 있다. 그럼 적어도 그 상황에서 자신이 할 수 있는 최선을 다해야 또 다른 후회를 남기지 않을 수 있다. 그 순간에 하고 있는 일에 최고가 될 만큼 열의를 다 한다면 그것 자체로 의미 있다고 할 수 있다. 반대로 그렇지 않다면 의미 없이 버려지는 시간이 있는지 다시 한 번 되짚어 봐야 한다. 내가 원하는 대로 시간을 만들어낼 수 있느냐에 따라 하루의 모습이 달라질 수 있다. 하루를 내 의지대로 살 수 있는 이들의 아침을 여는 모습은 다를 수밖에 없다. 씩씩하게 팔 휘저으며 당당하게 걸어갈 것인지, 발목에 쇳덩어리를 끌고 가듯 늘어져 걸을 지는 선택과 행동에 달려있다. 이런 선택이 반복될 때 우리는 원하는 삶을 살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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