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6월 8일 두 번째 글
출발선에 서면 가끔 욕심이 납니다. '지난번에 멈춘 곳에서 다시 출발하면 어떨까?'라고요. 바꿔 말해 앞전에 7킬로미터를 뛰었으니 오늘 7킬로미터를 달리면 14킬로미터를 달린 걸로 인정받고 싶다는 의미입니다. 달리기 연습을 하는 건 더 먼 거리를 달리는 게 목표이기 때문이죠.
당연히 말도 안 된다는 거 잘 압니다. 지난번에 달린 거리는 그걸로 끝입니다. 다음 날 달리면 다시 '0'부터 시작하는 거죠. 누구도 예외 없습니다. 더 먼 거리를 달리고 싶다면 더 오래 달리면 됩니다. 영화 장면을 편집해 붙이듯 달리기 기록을 잘라 붙일 수 없죠.
달리다 보면 예외 없이 숨이 차고 멈추고 싶은 구간이 옵니다. 고비가 찾아오죠. 고비마다 참고 이겨내면 조금씩 더 먼 거리를 달리게 됩니다. 10킬로미터, 하프 코스, 풀 코스든 원하는 거리만큼 달리려면 고통을 참고 고비를 넘어야 할 것입니다.
달릴 때 고통을 피해보겠다고 중간부터 달리겠다면 정당한 경주라고 할 수 없겠죠. 남이 먼저 지적하기 전에 자기에게 당당하지 못한 자세입니다. 설령 남이 눈치채지 못했다 한들 자기는 알고 있죠. 자기를 속이고 중간부터 뛰어 성적이 좋다고 한들 그게 정말 노력으로 얻는 결과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운동은 정직합니다. 노력하고 연습하는 만큼 실력이 나아진다고 말하죠. 실력이 나아지려면 반복하는 수밖에 없습니다. 코스를 반복해 달리며 점점 속도를 높이고 기록을 단축하고 더 먼 거리를 달리게 되는 거죠. 꾸준한 연습만이 원하는 거리만큼 달릴 체력과 지구력을 갖게 합니다.
달리기 또한 정직한 운동입니다. 누가 나를 앞질러 간다고 괜히 욕심부려 쫓아가면 숨만 차고 빨리 지칩니다. 나를 앞서 가는 이들은 그만큼 실력이 좋은 겁니다. 그들도 그들만의 속도로 달리죠. 나도 마찬가지입니다. 내가 달릴 수 있는 속도로 달릴 때 끝까지 완주할 수 있습니다.
또, 달릴 때 고통을 참아내는 만큼 더 먼 거리를 달리게 됩니다. 누구도 예외 없습니다. 노력하는 만큼 정직하게 보상이 주어지죠. 그 보상으로 인해 더 먼 거리를 달리려고 노력합니다. 숨이 턱까지 차도 지난번보다 단 1미터를 더 달렸다면 자기에게 칭찬을 아끼지 않습니다. 나를 뛰어넘는 것입니다.
달리기는 승부를 위해 욕심 낼 게 아니라 만족을 위해 포기하지 않는 겁니다. 욕심부려 승부에 집착하면 자기 페이스를 잃습니다. 반대로 만족을 위해 포기하지 않으면 끝까지 달릴 힘을 갖습니다. 인생도 다르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남과 경쟁하기보다 나와 승부를 보는 게 더 내가 더 성장하는 길입니다. 욕심 말고 만족해하며 달리는 게 완주하는 가장 현명한 방법일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