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년 7월 5일 첫 번째 글
토요일 새벽 6시, 사무실에 출근했습니다. 바깥 기온은 26도입니다. 땀이 많은 체질이라 이 정도 날씨에 조금만 움직여도 덥습니다. 사방이 막힌 사무실 의자에 앉으니 온몸에 땀이 송골송골 솟습니다. 공유오피스라 에어컨 틀 시간이 되지 않았습니다. 급한 대로 비닐 파일로 부채질합니다. 땀이 들어가길 바라면서요.
한숨 돌리고 일기장을 폈습니다. 한 글자 쓸 때마다 땀이 납니다. 몇 줄 쓰다 멈추고 부채질합니다. 또 한숨 돌리고 일기를 씁니다. 몇 줄 못쓰고 또 땀이 매칩니다 손에 든 비닐 파일을 아무리 흔들어 대도 시원해지지 않습니다. 애먼 비닐 파일이 원망스럽습니다. 8시 반에 에어컨을 튼다는 규정도 못마땅합니다. 땀은 계속 납니다.
삐질삐질 일기를 다 쓰고 독서대에 꽂힌 책으로 시선을 옮겼습니다. 어제 읽다만 부분부터 다시 읽어 내려갑니다. 사이먼 사이넥의 <스타트 위드 와이>를 읽고 있습니다. 내 일을 함에 'WHY'가 얼마나 중요한 지 다루는 내용입니다. 일 뿐만 아니라 인생을 잘 살기 위해서도 '왜'라는 질문은 꼭 필요할 것입니다. 책 내용에 생각이 머무르는 동안 땀도 조금 식은 듯합니다.
7시부터 글쓰기 수업을 듣습니다. 화면에 보이는 제 손에는 여전히 비닐 파일을 흔들고 있습니다. 사무실 문을 활짝 열어도 도통 시원해지지 않네요. 덥다고 수업을 빼먹을 수도 없는 노릇, 그냥 이 상황을 받아들이고 수업을 듣습니다. 책을 읽을 때와 마찬가지로 화면에 집중하는 동안 땀도 덜 나는 것 같습니다. 부채질도 눈에 띄게 줄었네요. 덧붙여 이은대 사부님 한 마디에 자세를 바로 했습니다.
"신이 인간에게 준 유일한 선물, '생각'입니다. 생각에 따라 상황을 받아들이는 태도도 달리 할 수 있습니다."
덥다고 투덜대면 더 덥습니다. 더워도 내 할 일 하다 보면 어느 순간 땀도 식습니다. 이 둘을 결정짓는 건 생각입니다. 상황을 탓하고 투덜대고 있을지, 상황을 인정하고 내 할 일을 할지 스스로 정할 수 있습니다. 생각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말이죠.
정해진 시간보다 일찍 에어컨이 나왔습니다. 지금은 시원한 바람을 맞으며 이 글을 쓰고 있습니다. 강의 또한 뽀송뽀송한 상태도 남은 시간 들었습니다. 시작할 때 짜증은 오간데 없이요. 시원한 바람맞으니 마음도 한결 여유로워집니다. 덕분에 아침에 겪은 상황을 이렇게 글로 써볼 생각도 하게 됐지요.
쓰다 보니 또 한 편 완성해 갑니다. 더위와 땀으로 시작한 제 모습이 글감이 되었습니다. 나에게 일어난 상황을 옮겨 적었습니다. 그러고 보면 일상이 글감이라는 진리를 다시 깨닫습니다. 쓸 말이 없다고 머리를 쥐어짤 게 아니라 보고 듣고 느끼고 경험하는 모든 곳에 글감이 있습니다. 그저 그것들 중 선택해 쓰기만 하면 글이 됩니다.
날씨가 더울 때 대부분 땀이 나기 마련입니다. 땀이 안 나게 통제할 수는 없을 겁니다. 땀은 나지만 감정과 행동은 선택할 수 있습니다. 더운 날씨는 인정하면 그만이고, 해야 할 일에 집중할 수 있습니다. 그러고 나면 어느 순간 땀도 식고 에어컨에서 찬바람도 나올 겁니다. 짜증 내고 탓해 봐야 내 감정만 상하고 해야 할 일은 하지 못하고 있을 겁니다. 그로 인한 피해는 오롯이 자기 몫이겠죠. 날씨를 탓하며 매 순간 짜증 내봐야 성질만 더러워집니다. 당장은 불편해도 조금만 여유를 가져보면 어떨까요? 긴 여름을 이겨내는 지혜가 아닐까 생각해 봅니다.